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기관 낙하산 인사에 공영방송 사장 퇴진 압력까지

이명박 정부가 강조해온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 정책의 실체가 새 정부 출범 87일(5월21일 기준)만에 드러났다는 평가가 언론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언론(Press)과의 친화(Friendly)가 아니라 비판 언론을 압박(Pressure)하는 일에 우호적인(Friendly)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평가는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언론사 간부에 대한 성향 조사를 하더니, 정부 구성 단계에선 이른바 ‘고소영’, ‘강부자’ 내각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 검증 보도에 “우리랑 같은 편인 줄 알았는데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항의하며 기사 삭제·누락 압력을 넣는 등 언론자유 훼손 행태를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것에서 비롯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지적한 MBC <PD수첩>에 대해 소송 방침을 밝혔으며, 이와 관련한 비판 여론이 활발히 게재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엔 댓글 삭제 요청을 하는 등 직접적인 통제도 서슴지 않고 있다.

KBS와 아리랑국제방송(아리랑TV), YTN 등 공영방송을 포함한 언론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코바코), 한국언론재단 등 언론 유관단체 사장에 지난해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인사들을 ‘낙하산’ 배치하려는 시도가 하나 둘 감지되고 있다.

실례로 현재 코바코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5일 사장 공모 결과 지난해 대선에서 이명박 캠프 방송특보단장으로 일했던 양휘부 전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을 포함한 3명을 사장 후보로 최종 결정했으며, 대선기간 동안 이 대통령의 상임특보로 활동했던 구본홍 전 MBC 보도본부장이 차기 YTN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대통령 측근 인사의 대표격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3월27일과 이달 12일 김금수 KBS 이사장을 만나 정연주 사장 퇴진 압력을 넣었으며, 김기홍 문화부 미디어정책관도 지난 15일 박래부 언론재단 이사장에게 직접 “용퇴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언론 자유 훼손과 관련한 정부의 일련의 행태와 관련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20일 “언론통제 시도→진실 폭로→여론 악화→더 강력한 언론통제 시도로 이어지는 ‘프레스 프렌들리’ 정부의 언론통제 악순환이 계속될 경우 결과는 파국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언론 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도 “이 정부의 언론시계는 5공 시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며 정부의 공영방송 사장 퇴진을 위한 이사회 압박 등에 대해 강한 비판을 던졌다.

통합민주당도 지난 18일 김현 부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이명박 대통령이 ‘형님’인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신재민 문화부 제2차관을 통해 언론을 회유하고 협박하는 것을 용인한다면,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권 시대에서 이류, 삼류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프레스 프렌들리라는 말에 일말의 진정성이라도 있다면 초중고생과의 싸움과 언론탄압, 언론 길들이기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권은 5공 독재정권의 2기 정부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