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KBS 위기의 본질은 정연주 아닌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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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BS 위기의 본질은 정연주 아닌 이명박”
[현장중계] 22일 KBS노조 대토론회, 3시간 동안 설전 오고가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5.22 17: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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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박승규, 이하 KBS노조)가 22일 오전 11시 30분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KBS사장, 정치적 독립 그리고 미래’ 토론회는 ‘정연주 KBS 사장 퇴진 문제’에 대한 KBS구성원들의 의견을 솔직하게 들어볼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KBS노조와 일부 직능단체 간 ‘정연주 KBS 사장 퇴진’과 관련된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다. ‘정연주 사장 퇴진’ 여부를 두고 문제의 본질을 판단하는 기본 인식부터 달랐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박승규)는 22일 오전 11시 30분 KBS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KBS사장, 정치적 독립 그리고 미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적 체제에서 KBS 문제 바라봐야”

발제를 맡은 윤형혁 KBS노조 정책실장은 KBS노조의 차기 과제를 △정 사장 퇴진 △낙하산 사장 반대 △방송구조개편에 대한 준비 등으로 발표하며 “정 사장 퇴진이 싸움의 시작일 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KBS노조는 “정연주 사장 퇴진과 이명박 정부의 방송구조개편과 관련된 문제는 별개”라고 말했다. KBS노조의 김기현 복지국장은 “정 사장 퇴진 문제는 그 동안 지난한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안으로 KBS 구성원 다수의 뜻”이라며 “보수정권이 KBS를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는 문제와 정 사장이 공영방송 사장이기 때문에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정조인 KBS 기술인협회장은 “정연주 사장은 CEO로서 경영적자, 수신료 인상 실패 등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나선 KBS PD협회장과 KBS경영인협회장은 “현재 KBS의 위기는 자본편향적인 이명박 정부가 공공영역 부문을 축소하려는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노조가 정 사장 퇴진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양승동 KBS PD협회장은 “KBS 위기의 본질은 이명박 정부다. KBS에 대한 한나라당 쪽의 공세는 집권 전부터 있었다” 며 “이명박 정부는 산업과 시장의 논리를 앞세워 총체적으로 공공영역을 축소시키고 방송판을 바꾸려고 하고 있으며 그런 가운데 정 사장의 퇴진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도영 KBS 경영인협회장은 “경영인협회는 ‘정 사장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거나 정 사장을 비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공공영역 사유화가 예고되고 있듯이 KBS문제도 일직선상에서 봐야 하며, 노조는 정 사장 퇴진에 올인하지 말고 큰 틀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김현석 KBS기자협회장도 “정권이 정 사장을 몰아내고 자기 사람을 심겠다는 것은 따로 떼어 놓고 볼 수 없는 하나의 전략”이라며 “KBS를 둘러싼 여러 전선이 형성돼 있는데  노조가 정 사장을 사퇴시킨 뒤 낙하산 사장을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지 신뢰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 협회장은 “(현 정부는)공영방송을 위축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각 기관별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공공영역을 축소하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본질”이라며 “지금 노조는 정권의 방향으로 가느냐, 안 가느냐를 결정해야 한다”고 직언했다.

김 협회장은 “공공영역의 싸워야 하는데 지금 노조의 입장은 뉴라이트 측 단체들이 제기한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노조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밝혀라”고 말했다.

“낙하산 사장 막기위해서라도 범언론계 단체와 연대 꼭 필요하다”

양승동 KBS PD협회장은 “KBS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으로서 KBS구성원 뿐 아니라 외부 구성원들도 중요하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시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2의 수신료 거부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 KBS PD협회장은 “KBS노조가 정확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외부와의 연대를 통해 이 국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도영 KBS경영인협회장도 “노조가 정 사장 퇴진 논리에 매몰돼 언론계 큰 싸움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낙하산 사장이 왔을 때 막아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노조는 일정 정도 외부 시민단체 등과의 연대의 부족을 인정했지만, 정 사장퇴진에 대해서는 외부 시민단체와 인식을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현 KBS노조 복지국장은 “분명히 외부와의 연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진보 시민세력들은 정 사장이 공영방송 수장이기 때문에 임기를 보장하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외에 차기 사장 선임, 방송구조개편 부분에 대해서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해나갈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승규 KBS노조 위원장도 “외부 시민단체와의 연대는 아프게 느끼고 있다”며 “KBS가 정상적으로 연대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노갈등부터 해결해야 큰 싸움 이길 수 있다”

이 토론회에서는 KBS의 결속이 선행돼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이 날 토론회는 150여명의 KBS직원들이 참석해 3시간 넘게 진행됐다.

현상윤 PD는 “정연주 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사장이 된다 하더라도 결국 임명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장기적으로 KBS 이익은 구성원이 지켜야 나가야 하기 때문에 구성원간에 결속을 다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조인 KBS기술인협회장도 “노동조합이 좀더 열린 귀로 KBS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면 좋겠다”며 “여러 직종간 이견이 있을 수 잇는 노동조합이 이런 부분을 합리적으로 반영해 결정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날 토론회는 KBS 구성원 150여명이 모여 약 3시간이 넘게 진행됐으며 토론자로는 양승동 KBSPD협회장, 이도영 KBS경영인협회장, 정조인 KBS기술인협회장, 윤형혁 KBS노조 정책실장, 김기현 KBS노조 복지국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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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평PD 2008-06-09 22:16:09
작품다운 작품 만들었다는 님... 님 작품 한 번 찾아보고 싶군요. 젠장...
보아하니 동료같은데... '몇 마리' 이런 한심한 발언을 하는 당신이 도대체 이 조직에서 뭐하는 사람이요. 정말 욕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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