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를 권력 예속화하려는 시도를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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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KBS PD협회 등 KBS 직능단체 성명…“유재천 교수 이사 자격 없다”

지난달 30일 김금수 KBS이시장 후임으로 유재천 한림대 한림과학원 교수를 보궐 이사로 선임한 것에 대해 KBS 직능단체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KBS PD협회, 기자협회, 경영협회, 기술인협회 등 KBS 직능단체들은 ‘유재천 교수, KBS 이사 자격 있는가’라는 비판 성명을 통해 유 교수가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의 공동 대표로 활동해 온 점 등을 들어 공영방송 KBS의 이사로서 부적절한 자격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성명에서 이들 단체는 “공발연은 지난해 ‘수신료 인상’ 반대와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불리해 보이는 방송보도를 무조건 성토하는 무슨 전위대처럼 활동해왔다”며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유 교수와 공발연은 KBS의 불공정 보도와 정치적 편파성, 방만한 경영 등을 지적하며 사사건건 KBS의 발목을 붙잡았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유 교수가 2TV의 민영화를 통해 KBS의 역량을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유교수는 겉으로는 공영방송의 독립을 내걸었지만 속으로는 2TV 분리를 통해 KBS의 역량을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 2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BS와 EBS 통합을 통해 2TV 채널의 민영화를 주장하고,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등 자본과 상업의 논리를 충실하게 반영해왔다”고 성토했다.

이들 단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로 방석호 교수에 이어 유재천 교수 등 친한나라당 성향의 인물을 추천한데 대해서도 이사 추천 과정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방통위의 중립성을 스스로 내팽개진 처사”라며 “유 교수를 KBS이사로 추천하기로 결정한 회의내용을 즉각 공개하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 “방송을 권력에 예속화시키려는 의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공영방송의 정신을 훼손하고 공공성의 영역을 축소하려는 정권의 어떠한 시도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재천 교수, KBS 이사 자격 있는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김금수 KBS 이사장의 후임에 유재천 교수를 추천하기로 했다. KBS로서는 매우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유교수는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공발연)’의 공동대표로 활동해왔다. 공발연은 공영방송이 정파적 이해관계나 사회집단들의 영향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독립성을 견지해 국민을 위한, 국민의 방송이 되도록 감시한다는 취지를 내걸고 지난 2005년 11월 발족한 단체이다. 그러나 공발연은 그러한 취지와는 다르게 지난 해 ‘수신료 인상’ 반대와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불리해 보이는 방송보도를 무조건 성토하는 무슨 전위대처럼 활동해왔다.

특히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유교수와 공발연은 KBS의 불공정 보도와 정치적 편파성, 방만한 경영 등을 지적하며 사사건건 KBS의 발목을 붙잡았다. 또한 그동안 KBS가 보여온 개혁의 성과나 수신료 관련 여론조사마저도 ‘편법’ 과 속임수’로 몰아붙이며 KBS의 방만한 경영과 정파적 불공정 보도에 대해 사과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초록은 동색이다. 유교수는 겉으로는 공영방송의 독립을 내걸었지만 속으로는 2TV 분리를 통해 KBS의 역량을 위축시키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는 교묘하게 방송의 상업화를 조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BS와 EBS 통합을 통해 2TV 채널의 민영화를 주장하고,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등 자본과 상업의 논리를 충실하게 반영해왔다. 그런 그에게 KBS이사로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견지하고 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달라는 부탁이 얼마나 민망한 것인가? “10년간 KBS와 MBC가 편파 방송을 일삼으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유교수가 과연 KBS 이사로서의 자격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번 궐석이 된 이사에 방석호 교수를 추천한데 이어 이번에도 친한나라당 성향의 유 교수를 KBS이사로 추천했다. 방통위의 중립성을 스스로 내팽개친 처사이다. 방통위는 유교수를 KBS이사로 추천하기로 결정한 회의내용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 유 교수 또한 공영방송 KBS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보다 정확하게 내보여야한다.

만일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은 채 유재천 교수가 끝내 KBS 이사로 임명된다면 우리는 그를 KBS 이사로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실용을 모토로 무한경쟁과 상업화의 논리를 앞세우는 대통령. 그의 멘토임을 자청하는 최시중씨를 수장으로 한 방통위원회, 공영방송을 때림으로써 상대적 이익을 챙기기에 바쁜 조·중·동을 위시한 수구언론. 언론시장을 통신자본과 족벌언론의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이명박 정부의 등장 이후 KBS를 둘러싼 환경은 마치 잘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경고한다. 방송을 권력에 예속화시키려는 의도를 즉각 중단하라. 공영방송의 정신을 훼손하고 공공성의 영역을 축소하려는 정권의 어떠한 시도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공영방송을 지켜내려는 KBS인의 열망과 의지는 2008년 6월,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민주시민들의 촛불처럼 독선의 어둠을 걷어내고 방송자유의 희망으로 우뚝 솟아오를 것이다. 공영방송 KBS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다. <끝> 


                                                                   2008. 6. 2 
                                             KBS 경영협회, 기술인협회, 기자협회, PD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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