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통신]문화, 프랑스 그리고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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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통신]문화, 프랑스 그리고 미국
  • 승인 2000.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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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새 천년이 시작되는 대망의 2000년 1월 1일을 기해 프랑스에서 일어난 가장 의미있는 행사를 꼽으라면 바로 퐁피두센터의 재개관이다. 퐁피두센터는 전직대통령인 퐁피두의 구상으로 지난 77년에 문을 연 종합문화센터이다. 최초 개관할 때부터 배수관과 통풍구 등이 건물 밖으로 비죽비죽 나와 있는 특이한 모습으로 파리지앵들로부터 정유공장이라고 불리며 화제를 모은 퐁피두센터는 그 동안 너무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바람에 내부수리를 위해 지난 3년간 문을 닫고 공사를 한 끝에 새 천년 첫날 다시 문을 연 것이다. 퐁피두센터는 현대미술관과 도서관, 회의장, 특별전시실 등을 갖춘 종합문화센터이지만 그 중에서도 압권은 4~5층에 있는 현대미술관이다. 이곳에는 피카소, 마티스, 칸딘스키 등 현대화가들의 주옥같은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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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퐁피두센터의 개관을 글의 첫머리에 올린 이유는 프랑스가 문화에 쏟는 정열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흔히 20세기는 미국의 세기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화분야에서도 미국이 일등이냐고 프랑스인에게 묻는다면 그들의 답변은 "천만에, 다른 건 몰라도 문화만큼은 우리가 1등이지"라고 답할 것이다. 프랑스가 문화에 쏟는 애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문화인구 넓히기" 정책이 있다. 퐁피두가 현대미술관이라면, 고대부터 프랑스대혁명까지의 유산을 모아놓은 곳이 루브르박물관이고 대혁명이후부터 1800년대 후기인상파까지의 그림을 모아놓은 곳이 오르세이 미술관이다. 세 곳의 유명 미술관을 비롯해 모든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은 18살 이하는 무료이다. 그 외에 해외특파원을 비롯한 언론인, 예술관련 대학생, 작가, 화가, 건축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도 무료이다. 그 이유는 어린 학생을 비롯한 이들을 무료 입장시켜 자주 찾게 만들어야 예술적 안목을 키우게 되고 이런 인구가 많아져야 궁극적으로 프랑스문화가 살찐다는 논리에서다. 이런 정책은 입장수입이 충분해서가 아니다. 루브르의 경우 입장수입이 전체예산의 30%밖에 안되고, 지방의 경우 5%미만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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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프랑스문화정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국문화의 침투방지이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샹제리제에 있는 맥도널드 햄버거가게이다. 이곳의 간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되어 있다. 파리시청은 맥도널드 특유의 울긋불긋한 색깔이 점잖은 회색의 파리 건물들과 어울리지 않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문화를 배척하려는 프랑스의 의지가 있다. 프랑스는 할리우드 영화의 프랑스지배를 막기위해 극장수입의 10%를 국산영화제작기금으로 징수하는 일종의 스크린쿼터제를 시행하는 나라이다. 미국은 불공정거래라하여 펄펄뛰며 폐지를 주장하지만 프랑스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또한 프랑스는 미국을 이기는 방법으로 도저히 미국이 따라올 수 없는 오랜 역사를 보존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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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그 중의 하나가 로마시대부터 있던 고대도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파리를 비롯한 유서 깊은 도시에서 건물을 신 개축하려면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도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퐁피두센터를 새 천년 첫날에 개관한 이유도 뉴욕에 뺏기는 듯한 현대예술의 중심을 되찾으려는 의지의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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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21세기가 끝나는 100년 후에 어떤 평자가 "역시 문화는 21세기에도 프랑스의 시대였다"고 기록할지 아니면 "미국이 문화마저 빼앗아 명실상부하게 세기를 주도했다"고 기록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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