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2신 : 오후 4시 30분]
오후 3시경. 서울 시내는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광장으로 모여드는 시민들의 발길을 묶어 두지는 못했다.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가족 단위들이 행렬이 눈에 띄었다.
이제 촛불집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외치기 위한 자리만은 아니다. 시민들은 ‘물 사유화 반대’, ‘대운하 반대’, ‘의료 민영화 반대’ 등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었다.
8일 오후 2시 청와대 근처 서울 종로구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쇠고기 고시 협상 무효·의료 민영화 반대·민주쟁취를 위한 보건 의료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연 의료인(의대, 한의대, 약학대생)들이 모인 ‘건강보험지키기공동행동’측 50여 명은 서울광장 중앙에서 ‘쇠고기협상무효, 의료민영화반대, 민주쟁취’ 등을 주장했다. 숙명여대 약대 08학번이라고 밝힌 새내기는 “시민들을 위한 의료 민영화 반대,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 처음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이경숙 씨(이삿짐 센터 운영)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민영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에 가족들이 함께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씨는 자신의 막내딸이 구순구개열이라고 설명하며 “의료가 민영화가 된다면 지금보다도 더 서민들은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최인호(조종사)씨도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인 정국 운영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씨는 “이명박 대통령은 일부 기업들이 살 수 있는 정책만 마련할 뿐 서민을 위한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며 “시민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싶어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예정대로 오후 7시 촛불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