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낙하산 인사, 언론기관 수장에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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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낙하산 인사, 언론기관 수장에 포진
고대·경남고 인맥들 입성…아리랑TV 사장 정국록 전 방송특보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6.0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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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낙하산 인사로 언론유관기관 수장으로 거론되거나 임명된 대표적인 인사들. 최시중, 구본홍, 양휘부, 김인규, 최규철, 정국록, 이몽룡, 이재웅 씨.(위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명박 낙하산 인사로 언론유관기관 수장으로 거론되거나 임명된 대표적인 인사들. 최시중, 구본홍, 양휘부, 김인규, 최규철, 정국록, 이몽룡, 이재웅 씨.(위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근 언론유관기관의 수장에 ‘낙하산 인사’가 잇따라 선임되고 있어 논란이다. 특히 지난해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캠프에서 ‘언론특보’로 활동한 언론인들이 대거 수장으로 임명되는 양산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일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TV) 사장에 정국록 전 진주MBC 사장을 임명했다. 정 사장은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0년 MBC 보도국 기자로 입사해 런던과 파리특파원, MBC 보도국장, 진주MBC 사장, EBS 이사 등을 역임했다. 정 씨는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언론 특보를 지냈다.

이에 앞선 지난달 29일에는 보도전문채널인 YTN 사장으로 이명박 대통령 캠프 특보 출신인 구본홍 고려대 교수가 선임됐다.

▲ 이명박 낙하산 인사로 언론유관기관 수장으로 거론되거나 임명된 대표적인 인사들. 최시중, 구본홍, 양휘부, 김인규, 최규철, 정국록, 이몽룡, 이재웅 씨.(위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코바코) 사장에는 양휘부 전 방송위원이 유력시되고 있다. 양 전 위원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단장을 맡았다. 현재 코바코는 양 씨를 비롯해 2명의 사장 후보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한 상태다. 빠르면 오는 12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코바코 사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이명박 낙하산 인사는 한국언론재단도 예외는 아니다. 취임한 지 4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은 박래부 이사장은 벌써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최규철 전 이명박 캠프 언론특보가 후임 이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 전 언론특보는 동아일보 논설주간 출신으로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함께 ‘동아일보 인맥’의 좌장으로 평가된다.

더 큰 문제는 ‘언론의 독립성’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공영방송에 대해서도 ‘이명박 낙하산 인사’ 임명설이 나돌고 있다는 점이다. KBS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KBS 이사 출신인 김인규 씨가 사장으로 거론돼 왔다. 김 씨 역시 이명박 캠프에서 방송전략실장을 맡아 방송 연설 등을 직접 챙기는 등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씨는 2006년 정연주 KBS 사장이 재임용될 때 사장 후보로 응모한 바 있다. 언론계에서는 KBS이사회가 친여 성향의 이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 정연주 사장 퇴진론과 맞물려 ‘김인규 사장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EBS도 최근 사장 퇴진설에 휩싸였다. 아리랑국제방송 TV 사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던 이재웅 전 한나라당 의원이 이번에는 EBS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 구관서 EBS 사장과 이재웅 의원 측은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대선 당시 선대위 정책기획위원회 제2본부장을 맡았다. 

특히 최근 언론계 수장으로 거론되는 ‘낙하산 인사’들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학연과 지연으로도 얽혀 있다. 이몽룡, 구본홍, 양휘부 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출신이며, 구본홍, 양휘부, 정국록 씨는 모두 부산 경남고 출신이다. 부산 경남고는 이명박 정부의 ‘PK(부산, 경남)’ 핵심 인맥으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활동해왔다. 제18대 대통령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의원을 비롯해 박형준 의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모두 경남고 출신이다. 또 조선일보 기자출신인 진성호 의원도 부산 경남고를 졸업했다.

이 같은 이명박 정부의 움직임에 언론계를 비롯해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도 “새 기관장으로 내정되거나 거론되는 인물들이 모두 대선시기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이란 점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며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언론사 사장을 갈아치워 정책선전 도구로 삼겠다는 의도를 확연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최근 낙하산 사장이 확정된 아리랑국제방송 노조와 YTN노조도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사장 선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아리랑국제방송 노조는 9일 성명을 내고 “권력창출에 기여한 언론특보가 방송사 사장이 됐을 때 방송은 정권 홍보의 도구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YTN노조도 9일부터 노조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리본·배지 패용 등을 통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힌다는 계획이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촛불 저항의 의미를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며 “이번 촛불 문화제는 공적 영역의 사영화 등 전반적인 정책에 대해 국민적 저항이 일어난 만큼 언론 수장에 대해서도 정권 입맛에 맞는 ‘나눠먹기’식으로 내려 보낸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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