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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위원장 “정 사장 퇴진 투쟁, 변함없다”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지난 11일 오후 2시 광화문 프레스센터 7층에서 개최한 ‘공개간담회 - KBS노조에게 듣는다’는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KBS 노조의 운동방향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와 KBS노조와의 입장차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에 그쳤다.

3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토론 자리에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KBS노조가 추진하고 있는 ‘정 사장 퇴진 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를 막기 위한 제 시민사회단체들의 투쟁에 적극 동참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박승규 KBS노조위원장은 “큰 싸움을 앞두고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정 사장 퇴진 운동을 포기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 11일 오후2시 한국프레스센터 7층에서 공개간담회 'KBS노조에게 듣는다'를 개최했다.


“대의를 위해 ‘정 사장 퇴진 운동 포기해야 한다”

박승규 KBS노조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정연주 사장 퇴진 운동’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에 대응하기 위해, 정연주 사장이 갖는 상징성은 인정하지만 KBS 구성원 입장에서 KBS의 미래를 볼 때 불행한 일”이라며 “지난 4년 동안 유지해온 KBS노조의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갑자기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정 사장 문제만 빼면 언론시민단체, 언론인현업단체 등과 KBS노조는 기본적으로 권력의 방송장악 기도에 맞서 싸워야한다는 게 명약관하한 과제”라며 “그 동안 KBS노조와 시민단체가 연대하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언론시민·언론현업단체 관계자들은 "정연주 사장 퇴진 운동과 현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따로 뗄 수 없다"며 “‘정 사장 퇴진 운동’ 의 부적절성을 주장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본부 소장은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여권이 임명하는 새로운 사장, 혹은 KBS노조가 원하는 중립적 인사가 사장으로 온다하더라도 정연주 사장 만큼 외압을 이겨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그 동안 정권과 KBS사장이 세트로 바뀌었던 점을 고려하면 정권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장이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공영방송으로서 충분히 의미있고 진일보한 일”이라고 말했다.

▲ 박승규 KBS노조 위원장

그러나 박승규 KBS노조 위원장은 “정연주 사장이 KBS구성원들에게 중간 정도의 점수를 받았으면 퇴진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KBS 정치 특감은 정연주 사장을 잡으러 오기 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국 KBS구성원만 피해를 보게 될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자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집행위원장은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이제까지 해왔던 정연주 사장 퇴진 투쟁을 비롯한 모든 주장을 버려야 한다”며 KBS노조가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이같은 요구에도 박 위원장은 정 사장 퇴진 이후 상황에 대해 자신했다. 그는 "정연주 사장 퇴진 이후 낙하산 사장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내부적인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의지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인사를 받기 위해 제도적인 부분을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했다”며 "일반 시민 100명 정도가 사장 추천 과정에 참여하는 ‘국민참여형 사장 추진제도’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영란 시청자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차후에 올 KBS사장은 독립성 저해할 사람이 올 수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방송을 둘러싼 제 관계자들은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서 그런 근거를 찾은 건지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며 “최시중 위원장이 중립적인 위치를 지키지 못한 사례처럼 차기 사장도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 “정 사장 정치적 편향성, 몇몇 KBS프로그램도 위험”

정 사장이 취임한 다음 보수 단체 등이 꾸준히 문제를 지적한 ‘KBS 프로그램 편향성’에 대해서도 노조는 언론현업단체와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정 사장을 내치는 이유는 KBS프로그램과 뉴스에 불만이 있는 것”이라며 “만약 이런 이유라면 정 사장 퇴진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정 사장이 취임하고 나서 진보적 프로그램을 통해 자유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KBS프로그램이 진일보한 것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몇몇 프로그램에서 진보적이고 좌파적인 목소리만 다룰 뿐 반대 목소리는 담지 않았다. 오히려 정 사장은 편파 논란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2003년 KBS 탄핵방송에 대해서도 "편향적이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당시 방송에서 탄핵에 대한 인터뷰 중 12건 모두 ‘탄핵에 반대한다’는 사람만 방송됐다”며 “하지만 당시 여론으로 봤을 때 탄핵을 찬성하는 인터뷰도 넣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 회장은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의 PD나 기자는 도전적이고 진보적인 성향에 가깝다”며 “탄핵방송때도 탄핵 반대 목소리 일색으로 방송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양 회장은 정 사장 취임 이후 제작자율성이 확보된 측면을 강조했다. 양 회장은“당시 탄핵방송에 참여했던 PD들이 정 사장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확신한다”며 “KBS가 제작 자율성이 확보되면서 개혁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날 공개간담회는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의 사회로 박승규 KBS노조위원장, 최재성 KBS노조 공정방송실장,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본부 소장, 이희용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 등이 발언자로 참여해 3시간 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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