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이제는 KBS 특감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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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네티즌 1천여명 여의도서 인간띠 잇기…서명운동 2만명 돌파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된 ‘KBS특감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1000여명의 시위참가자들은 KBS본관 앞에 일렬로 인간띠를 형성해 촛불을 들었다. ⓒ이정환 KBS PD

매일 새로운 역사가 다시 쓰여지고 있다. 11일 서울 KBS본관 앞에서 100여 명의 아고리언(다음 아고라에서 토론을 하는 네티즌을 통칭하는 말)으로 시작된 ‘KBS특별감사 반대’ 촛불집회는 하루만에 1000여 명(오후 10시 30분현재)이 참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됐다.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된 ‘KBS특감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1000여명의 시위참가자들은 KBS본관 앞에 일렬로 인간띠를 형성해 촛불을 들었다.

오후 8시부터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함께 모여있던 시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걷어 우의를 사 입기도 하고 우산을 함께 쓰며 촛불로 KBS를  밝혔다. 몇몇 시민들은 자비를 털어 저녁을 거르고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해 간식거리를 사오기도 했다.

오후 8시부터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이정환 KBS PD

이들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분명해지고 간결해졌다.  “최시중은 물러나라”, “유인촌을 양촌리로”, “공영방송 KBS를 지켜내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윤 씨는 “쇠고기 재협상 이슈에 매몰돼 있는 사이 정부는 언론장악을 하려고 하고 있다”며 “수십 년동안 싸워서 민주화를 이뤘는데 다시 언론이 정권에 장악되어서는 안 되며 공영방송은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씨는 “오늘 감사원에 직접 전화도 걸어 항의했다”며 “KBS에 대한 감사는 ‘표적감사’”라고 비판했다.  

유혜란(34)씨는 “지금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공영방송 KBS를 지켜낼 때까지 집회에 계속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미란(29)씨는 “지금 무엇보다 KBS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공정한 보도를 통해 시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KBS노조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전날 KBS노조가 KBS 본관 앞에 ‘정연주는 퇴진하라’는 만장을 걸어놓은 것에 대해 박승규 위원장이 촛불집회 시간 동안 철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노조가 약속 이행을 하지 않자 선전물을 묶어버리거나 쓰러뜨렸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KBS구성원인 KBS노조가 정연주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50대 시민이라고 밝힌 한 촛불집회 참석자는 “KBS노조는 노동자를 위한 집단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을 편드는 집단같다. 정권과 같이 정 사장 퇴진을 부르짓고 있지 않느냐”며 “우리가 공영방송을 지켜주겠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 사장을 쫓아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적자경영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KBS의 공영성을 지키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연주 사장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몰랐다”며 “하지만 정 사장이 물러나게 되면 정권 마음대로 사장을 앉힐 것이고 언론은 정권의 손에 휘둘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촛불집회에 자발적으로 참석한 시민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KBS 한 기자는 “KBS 구성원으로서 부끄럽다”며 “내일은 ‘공영방송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고맙습니다’라는 문구를 들고 촛불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인원은 밤 10시간 지난 시각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편 1만 명을 목표로 시작했던 다음 아고라 ‘KBS 특감반대’ 서명은 3만 명을 목표로 현재(10시 30분) 2만 5000명 정도가 서명한 상태다.

시민들은 박승규 노조위원장이 정연주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선전물을 치우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선전물을 묶어버리거나 쓰러뜨렸다.  ⓒ이정환 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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