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통해 실정 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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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통해 실정 호도”
언론학자 124명, 언론 공공성 수호 선언문 발표
  • 김고은 기자
  • 승인 2008.06.16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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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공공성 수호를 위해 언론학자들이 나섰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 정연우 세명대 교수 등 언론학자 124인은 16일 성명을 발표하고 “언론장악을 통해 실정을 호도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행태에 강한 경고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며 성토했다.

언론학자들은 “오늘의 국가적 혼란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주식회사 대한민국’으로 인식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국가 경영 철학과 독선에 기인한다는데 인식을 함께 한다”고 밝힌 뒤, “여기에 CEO형 리더십이 조급한 성과주의, 일만 잘하면 문제될 것 없다는 사고, 그리고 소통 없는 추진력과 결합되면서 국민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학자들은 특히 “이명박 정부의 언론통제 기도와 미디어 공공성 훼손에 대한 문제”에 주목했다. 이들은 “미디어 정책은 이윤창출이 강조되는 시장 논리로만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 정부의 잘못된 국가경영 철학과 독선이 미디어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학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은 일차적으로 측근의 언론계 포진과 비(非)이명박계 인사의 ‘잘라내기’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고위 공직자를 당파적 충성도나 이익에 의해 임명하는 엽관제에 다름 아니”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엽관제는 공직의 당파적 독점과 이에 따른 정치부패로 이어지기에 민주국가에서 거부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규탄과 최시중 방통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언론학자들은 또 미국산 쇠고기 논란에서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언론에 대한 태도는 5공 정권의 회귀로 이어지는 느낌이라며 “비판적 언론에 대한 광고탄압, 광우병을 다루는 방송과 비판적 토론이 오가는 인터넷 포털에 대한 압박, 국민의 목소리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행태에 우리는 언론자유의 위협을 감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정부의 ‘프레스 프렌들리’는 결국 ‘자본 프렌들리’이자 ‘정권 프렌들리’일 뿐이라는 게 언론학자들의 지적. 이들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은 대자본 언론의 여론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문법 개정과 신문지원기구의 통폐합은 소자본 언론 및 지역 언론의 황폐화를 초래할 수 있다. 공영방송의 민영화는 자본의 논리에 언론을 종속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이 모든 정책들은 미디어 공공성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언론자유의 근간인 여론다양성을 훼손할 우려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언론학자들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 △엽관제에 의한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및 언론계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 △공영방송 장악음모를 철회하라. △자본 편향적 언론정책을 철회하라. △여론다양성을 확대하는 언론정책을 강구하라. △국민의 평화적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 등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다음은 언론학자 124인의 성명서 전문.

언론의 공공성 수호를 위한 언론학자 124인 선언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지난 지금 국민들이 편치 않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타오르는 촛불은 이러한 국민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취임 100일 만에 정부의 지지율이 10%대로 급락한 사실은 이반된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고소영·강부자로 별칭되는 부자 내각, 경쟁 일변도를 강요하는 교육정책, 국민의 생명권을 외면한 미국과의 굴욕적 쇠고기 협상 등을 보면서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언론학자들은 오늘의 국가적 혼란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주식회사 대한민국’으로 인식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국가 경영 철학과 독선에 기인한다는데 인식을 함께한다. 이윤창출이 최대 목적인 기업의 경영은 실용주의와 효율성이 우선일 수 있다. 그러나 국가 경영은 다르다. 국가는 공적영역을 포괄한다. 각계각층의 이해가 얽혀있기에 타협과 소통의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명박 정부는 시장 프렌들리, 자본 프렌들리, 대기업 프렌들리를 표방한다. 국민의 기본적 삶을 위한 공적 영역마저 시장에 내어주고 있다. 여기에 CEO형 리더쉽이 조급한 성과주의, 일만 잘하면 문제될 것 없다는 사고, 그리고 소통 없는 추진력과 결합되면서 국민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 언론학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통제 기도와 미디어 공공성 훼손에 대한 문제이다. 미디어 영역은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공론장이다.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여론형성, 정보교환이 이루어지고 보장되어야 하는 공적영역인 것이다. 언론은 여론을 형성하고 사회적 논의를 만들어가는 가장 기초적인 공공 영역이다. 언론의 공공성이 무너지면 건강한 사회적 담론이 왜곡되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뿌리부터 흔들린다. 미디어 정책은 이윤창출이 강조되는 시장 논리로만 지배되어서는 안된다. 이 정부의 잘못된 국가경영 철학과 독선이 미디어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더욱이 언론장악을 통해 실정을 호도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행태에 강한 경고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은 일차적으로 측근의 언론계 포진과 非이명박계 인사의 잘라내기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가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되고, 후보시절 방송특보가 YTN과 아리랑방송의 사장에 임명됐다. 그리고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공영방송 사장을 내쫒기 위해 감사원과 대학을 앞세워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치졸함을 보여준다. 이는 고위 공직자를 당파적 충성도나 이익에 의해 임명하는 엽관제에 다름 아니다. 엽관제는 공직의 당파적 독점과 이에 따른 정치부패로 이어지기에 민주국가에서 거부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 과정에서 이명박의 사람들이 보여 준 언론에 대한 태도는 5공정권의 회귀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비판적 언론에 대한 광고탄압, 광우병을 다루는 방송과 비판적 토론이 오가는 인터넷 포털에 대한 압박, 국민의 목소리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행태에 우리는 언론자유의 위협을 감지한다. 그동안 피땀 흘려 일궈온 민주주의마저 후퇴시키는 양상이다.

이명박 정부가 표방한 ‘프레스 프렌들리’는 결국 ‘자본 프렌들리’이며 ‘정권 프렌들리’이다. 신문고시의 재검토(축소 혹은 폐지)는 신문시장 불공정경쟁을 초래하여 결국 부자신문만 살아남을 것이다. 신문과 방송의 겸영은 대자본 언론의 여론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문법 개정과 신문지원기구의 통폐합은 소자본 언론 및 지역언론의 황폐화를 초래할 수 있다. 공영방송의 민영화는 자본의 논리에 언론을 종속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이 모든 정책들은 미디어 공공성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언론자유의 근간인 여론다양성을 훼손할 우려를 안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한국 사회가 억압적 정권하에서 오랫동안 억눌려 왔었지만 국민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일궈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시민사회도 성장했으며 시민의식도 성숙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국민들의 입에서 되뇌어지고 있다. 이는 섬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정부의 행태에, 사회적 공공영역을 외면하고 실용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자본 편향적 정부에,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사원이 아닌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이 보내는 강력한 경고이다.

이에 우리 언론학자들은 이명박 정부에 다음의 내용을 강력히 촉구한다.
- 엽관제에 의한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및 언론계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
- 공영방송 장악음모를 철회하라.
- 자본 편향적 언론정책을 철회하라.
- 여론다양성을 확대하는 언론정책을 강구하라.
- 국민의 평화적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

                                                   2008년 6월 16일
                                             서명 언론학자 124인 일동

서명 언론학자(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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