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표적감사’에 ‘표적수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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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표적감사’에 ‘표적수사’까지
감사원․국세청․검찰 ‘싹쓸이’ 조사로 전방위 압박
  • 이기수 · 원성윤 기자
  • 승인 2008.06.17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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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 대한 정권의 전방위 압박이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이사회의 사퇴 압박이 가속화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최근 2~3주 사이 KBS를 겨냥한 권력기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 검찰의 정연주 사장 배임의혹 수사, 국세청의 외주제작사 세무조사 등이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소환 통보까지 이뤄지면서 최근 권력기관의 움직임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시기적․ 내용적인 면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KBS 특별감사는 일찌감치 표적 감사 의혹을 받아 왔다. 보수단체의 국민감사청구로 진행된 이번 특감을 위해 감사원은 모두 29명의 직원을 KBS 파견해 수감을 진행하고 있다. 이 인원은 지난 2004년 국회의 요구로 진행된 특감 당시 투입된 인원보다 5명이 많은 숫자로 KBS 역사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경영 전반에 대한 자료는 물론 드라마팀과 외주제작팀에 자료 요청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BS 특감 시기와 맞물려 KBS에 방송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외주제작사 세무조사까지 동시 다발로 진행되면서 의혹은 짙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지방국세청은 시사교양프로그램과 드라마를 제작하는 외주제작사 5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KBS에 방송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제작사 가운데 매출액이 1, 2위를 차지하는 회사들이다. 특히 이들 업체 중에는 지난 3월 ‘성실 세무 납세’로 상을 받은 곳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연주 사장 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정연주 사장을 검찰에 형사고발한 KBS 전 법무팀 직원은 정연주 사장 사퇴를 요구한 공정방송노동조합 회원인데가 수사 역시 전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KBS는 일단 17일 검찰 소환에 불응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백승헌 변호사(민변 회장) 비롯해 5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해 소환 일정 등을 조정할 예정이다.

최근 KBS를 둘러싼 압박이 가시화되자 촛불시위가 여의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제기돼 70여 명의 인원으로 시작된 KBS 촛불집회에는 매일 수 천 명의 시민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지난 13일에는 3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통합민주당과 창조한국당 등도 KBS의 전방위 압박에 대해 ‘KBS 특별감사’, ‘KBS 세금 소송과 관련해 배임 혐의로 고발된 정연주 사장에 대한 퇴진 압력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언론장악음모저지본부를 구성해 지난 11일 감사원을 항의 방문했으며 오는 19일에는 외주제작사의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세청 등을 항의 방문 할 계획이다.

통합민주당은 지난 13일 비판 성명에서 “최시중 위원장 주연에 권력기관이 조연을 맡아 짜고 치는 방송 장악극”이라고 꼬집은 뒤, “정권의 뜻을 대변할 사람을 KBS 사장에 앉히고 말겠다는 정권의 노골적인 방송장악 의도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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