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보도본부장 인책’ 안건 상정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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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들 내에서도 '월권' 주장 앞서…의결정족수 미달

KBS이사회(이사장 유재천)가 지난 17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이일화 보도본부장 인책 건’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려 했으나 실패에 그쳤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 KBS신관 5층 이사회 사무국 회의실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이사회 관련 9시뉴스 인책에 관한 건’에 대해 안건 상정을 표결에 부쳤으나  5명의 이사가 ‘찬성’해 최소 의결 정족수(6명)를 채우지 못했다.

일부 이사들은 임시이사회가 소집된 것이 자동 안건 상정을 의미한다며 ‘이사회 관련 인책 건’을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보도 문제에 대한 KBS이사회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월권'이라고 주장하는 이사들의 의견이 우세해지면서 정식 안건에는 상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한 이사는 “‘보도 편집권 문제’에 대해서는 이사회에 정관에 정해진 바가 없다”며 “이사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S기자협회(협회장 김현석) 소속 기자 20여 명은 임시이사회가 열리기 전인 오후 3시쯤 KBS이사회가 ‘이일화 본부장 해임 건의안’을 상정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소집한데 대해 이사회 사무국 앞에서 이사회를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KBS기자들은 “뉴스보도 불만이면 언론중재위 찾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 동안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임시이사회가 지난 17일 ‘이일화 본부장 해임건’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KBS 내부에서는 “정연주 사장의 사퇴 권고안을 추진했던 이사들이 보도통제를 통해 내부 압박을 가속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미 지난 12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은 9시 뉴스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시민단체에서도 KBS이사회가 ‘이일화 보도본부장 해임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에 대해 “월권이나 보도 통제”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국PD연합회(회장 양승동)는 17일 이날 성명을 통해 “KBS 이사회의 이 같은 ‘월권행위’가 정치적 노선을 앞세운 일부 이사들의 정치적 행위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도본부장 인책 안건을 상정해 의결하게 된다면 우리는 KBS 이사회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부정한 것으로 판단하고 제 역할을 찾아주기 위한 대대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김영호)도 같은 날 성명에서 “KBS이사회는 최근 사장 퇴진, 표적 특별감사 논란 등으로 안팎에서 흔들리고 잇는 KBS를 보호하기는커녕 정치적 행보의 중심에서 월권을 자행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이사직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정치 이사’들은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그만두고 총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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