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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사랑에 빠진 여자랍니다”

[라디오스타 시즌2]③ MBC 표준FM 〈이은하의 아이러브스포츠〉 이은하 김고은 기자l승인2008.06.18 03: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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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표준FM 〈이은하의 아이러브스포츠〉(연출 김승월, 월~금 오후 9시 35분, 토~일 오후 9식 30분)를 진행하는 이은하 씨는 ‘스포츠 전문 방송인’이다. 요즘 들어 부쩍 여성 스포츠 방송인이 많아졌지만, 이 씨처럼 무려 10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그녀는 10년 동안 스포츠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인정받아온 거의 유일무이한 여성 방송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은하 씨는 1995년 MBC 라디오 공채 리포터로 입사했다. 스포츠와의 인연은 98년 시작됐다. 스포츠를 담당하던 리포터 선배가 출산으로 그만 두면서 공석이 생겼던 것. “3년 동안 스포츠만 빼고 날씨, 현장중계 등 웬만한 건 모두 경험”했던 그녀에게 제안이 들어왔다. 이 씨는 “스포츠가 너무 힘들다는 걸 아니까, 처음엔 하기 싫었다”고 회상한다.

   
▲ 스포츠 전문 방송인, 이은하
하지만 ‘운명’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연히 책장을 보다가 중학교 때 일기장을 보게 됐어요. 그런데 스포츠 기자가 되고 싶다고 쓰여 있는 거예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스포츠를 하라는 뜻인가 싶었죠. 그래서 아무 계산도 하지 않고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처음 2년 동안은 너무 힘들었다”는 이 씨. 운전도, 취재도, 섭외도, 원고작성도 모두 혼자 하면서 힘들고 서러워 눈물도 많이 흘렸단다. “그런데 2년이 지나고 보니, 저녁 9시에 경기가 끝나도 9시 30분에 방송을 할 수 있게 되더군요. 등번호를 보지 않고도 선수를 알아볼 수 있었죠.”

처음 2년은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쌓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씨는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을 접하면서 애정을 갖게 됐다. 이제는 “스포츠를 안 했다면 지금쯤 뭘 해야 하나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라고 하니, 그녀의 말대로 스포츠와의 만남은 운명일지도 모른다.

〈이은하의 아이러브스포츠〉는 2002년 4월 첫 전파를 탔다. 하지만 3년 뒤, 프로그램이 1년간 폐지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대신 〈이은하의 스포츠플러스〉가 주말 저녁에 편성됐다. “매일 출퇴근하던 방송국인데, 이제 평일엔 뭘 해야 하나” 싶던 차에 그녀는 평일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리포터까지 맡으며 결국 하루도 빠짐없이 출퇴근했다.

전에 비해 여유가 생긴 덕에 이 씨는 연애를 시작했고, 결혼을 앞둔 2006년 4월 다시 〈아이러브스포츠〉의 마이크를 잡게 됐다. 그리고 그해 9월, 스포츠 해설가로 유명한 정지원 씨와 결혼에 골인했다. ‘국내1호 스포츠방송인 커플’이 탄생한 것이다. 이 씨는 남편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윈윈효과를 내고 있다”고 자랑한다. 최근 단독으로 실시한 김연아 선수 인터뷰에도 남편 정 씨의 도움이 적잖이 작용했다.

매일 생방송을 앞두고 이 씨는 그날그날 쏟아져 나오는 모든 스포츠 뉴스를 직접 확인한다. 집에서도 컴퓨터를 끼고 산다. 기타 종목까지 모두 검색한 뒤, 오후 6시 30분쯤 황은철 작가와 통화하며 방송 아이템을 논의한다. 이 씨는 “우리 프로그램은 진행자가 직접 아이템과 섭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스포츠 전문 방송인, 이은하. 그녀는 스포츠를 자신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다고 한다.

이 씨는 스튜디오에 나오지 못하는 선수나 감독을 위해 현장을 직접 찾기도 한다. 만일을 위해 매일 차에 녹음기와 마이크를 가지고 다닌다.

그녀는 선수나 감독을 인터뷰할 때 전문적인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하기보다, 선수의 주변과 인간적인 부분에 대해 파악하려고 애쓴다. “스포츠라는 종목보다 스포츠를 하는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다”는 이 씨다. 많은 선수들이 그녀를 찾고, 호감을 갖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지 모른다.

“예전에 선수들을 인터뷰할 때 라커룸과 공항까지 쫓아다녔다”는 이 씨는 선수들의 땀 냄새까지 기억한다고 했다. 스포츠는 매일 새롭고, 취재할수록 이야깃거리가 많아진다고도 했다. 스포츠는 곧 인생이며, 과거·현재·미래를 모두 얘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시드니, 아테네에 이어 세 번째로 가게 될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하며 10분 동안 신나게 들뜬 기분을 털어놓기도 했다. 남편은 스포츠 캐스터에, 15개월짜리 딸아이는 돌잡이로 골프공을 잡은 데다 힘이 장사여서 운동선수가 될지도 모른다고 하니, “이제 스포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분명해 보였다.

스포츠 선수와 감독, 그리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냐고 물으니, 그녀는 “스포츠와 사랑에 빠진 여자”로 기억해달라고 한다. 〈아이러브스포츠〉는 스포츠가 이기고 지는 것만 있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단다.

“선수들에겐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 청취자에겐 스포츠가 남성들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여성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스포츠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끼며 대리만족을 얻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며 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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