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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시민단체 “언론 장악를 위한 시도” 규탄 성명 발표

동의대 이사회가 KBS 이사인 신태섭  동의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를 해임하자 언론유관단체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제히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PD연합회(회장 양승동)는 “동의대는 신태섭KBS 이사에 대한 ‘해임’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PD연합회는 23일 신 교수의 해임에 대한 비판 성명에서 “우리는 신 이사의 KBS 이사 사퇴 압박을 위한 이번 ‘해임’ 소동이 총장을 비롯한 동의대 측과 교육부에 의해 벌어졌지만 그 배후에 최시중 씨를 정점으로 한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의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치적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공영방송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은 이 정부의 헛된 야심이 학계와 학생들로부터 신망 받는 학자의 학문의 길마저 꺾어버릴 수 있다는 현실이 참으로 암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PD연합회는 “물러나야 할 사람은 정연주 사장과 신태섭 이사가 아니라 최시중 씨를 비롯해 이동관, 유인촌, 신재민 등 ‘언론통제 4인방’”이라며 “‘공영방송 장악, 낙하산 인사’ 등 대 언론관계를 지금처럼 계속 파탄으로 몰고 가는 한 그 어떤 국정쇄신책이 나오더라도 ‘백약이 무효’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밝혔다.

언론시민단체도 동의대의 신태섭 교수 해임 결정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개혁시민연대(공동 대표 김영호)는 “이번 해임은 누가 봐도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동의대는 즉각 징계를 철회하고 대학 자율권 및 교권 수호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문순 통합민주당 의원도 신태섭 KBS이사의 교수직 해임 결정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최 의원은 “신 교수에 대한 해임통보는 이 정권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KBS 문제를 보혁갈등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하려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장악’이고 ‘통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정권은 동의대를 앞세워 보복인사를 하고, 방송자율성과 독립성을 마음대로 훼손하고, 거기다가 교권침해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동의대는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이번 징계처분을 즉각 거둬들여야 하며 KBS이사회는 정치적인 이유로 이사회 업무를 심각히 방해한 동의대 쪽에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래는 한국PD연합회 성명 전문이다.

동의대는 신태섭 KBS 이사에 대한 ‘해임’을 즉각 철회하라
- 5공 시절보다 더한 이명박 정부의 언론통제 공작, 목불인견이다 -
동의대학교가 결국 KBS 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신태섭 동의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에 대한 해임을 결정하고 말았다. 동의대 측은 5월 30일 징계위원회에서 이미 ‘해임’을 결정해놓고도 ‘촛불민심’을 살피며 통보를 늦추더니 결국 6월 20일 신태섭 이사에게 해임을 통지했다고 한다.

동의대 측이 밝힌 해임 이유는 이미 알려졌던 내용과 다르지 않다. 총장의 허가 없이 KBS 이사를 하고 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점, 이사회 참석으로 인해 학교 수업에 지장을 끼친 점 등이 대학의 관련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 이사 자신도 누차 반박했다시피 1년 6개월 전에 이뤄진 KBS 이사 임명을 정권이 바뀐 다음에 갑작스레 문제 삼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 신 이사에 따르면 동의대 측은 매년 신 이사의 KBS 이사직 수행실적을 제출받아 사회봉사점수를 주는 등 신 이사의 KBS 이사 활동은 인사고과에도 반영됐다고 한다. 지금 와서 징계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이는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한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신 이사를 끝내 해임시켜야 했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명박 정부가 정권의 명운을 건 듯 전방위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에 신 이사가 걸림돌이 되었고, 바로 그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공작 차원에서 이번 해임이 이뤄진 것이다.

신 이사는 동의대 측이 자신을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했을 때 이미 동의대 강창석 총장이 자신에게 ‘학교에 대한 (교육부) 감사가 실시 될 수 있다’며 ‘학교를 위해 KBS 이사직에서 물러나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KBS 이사직만 사퇴하면 학교도 안전하고, 신 이사에 대한 징계도 없던 일이 될 것이라는 회유도 있었다고 한다.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 교육부까지 동원해 사립학교의 약점을 쥐고 흔든 것이다.

동의대는 이번 일로 인해 스스로 ‘학문의 전당’임을 포기했음을 알아야 한다. 학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지역사회와 학내 여론이 신 이사에 대한 징계를 반대했음에도 끝내 동의대는 ‘해임’을 선택했다. 신 이사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것은 누가 봐도 뻔했지만 동의대 측은 정부의 압박에 굴복하고 말았다. 학문의 자유를 수호하고, 교원의 교권을 지켜줘야 할 대학 당국이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부정한 것과 다름없다. 이번 일은 동의대 역사에 길이 남을 오점이 될 것이다.

신 이사가 학문을 가르친 제자들은 “평소 그 분의 인품과 학식을 존경해왔던 제자로서 일련의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신태섭 교수가 학교를 떠난다면 훌륭한 인재를 동의대학교는 잃는 것이고 이는 장래의 학교 발전에 엄청난 손실이라고 생각한다”고까지 징계에 반대했지만 끝내 동의대 측은 해임을 결정했다.

부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언론단체, 그리고 학생들은 “동의대는 신 교수에 대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고 교권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며 “만약 동의대가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여 지역 사회의 여론을 외면하고, 징계를 강행한다면 지역사회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동의대는 지역여론과 학내여론을 외면했다. 동의대는 교육부 감사를 피하게 됐다며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지역에 소재한 대학이 지역여론을 등지게 됐을 때 어떤 위기를 초래하는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다.

우리는 신 이사의 KBS 이사 사퇴 압박을 위한 이번 ‘해임’ 소동이 총장을 비롯한 동의대 측과 교육부에 의해 벌어졌지만 그 배후에 최시중 씨를 정점으로 한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의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치적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공영방송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은 이 정부의 헛된 야심이 학계와 학생들로부터 신망 받는 학자의 학문의 길마저 꺾어버릴 수 있다는 현실이 참으로 암담하다.

하지만 이 정부가 공영방송을 끝내 장악할 수 없다는 점 또한 자명하다. 교수직을 쥐고 신 이사를 흔들었지만 신 이사는 ‘해임’될지언정 정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았다. 그뿐인가. 신 이사의 일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를 규탄하는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매일같이 KBS 앞에 모여드는 촛불은 신 이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면 둘수록 민심은 등을 돌리게 되고, 정부의 위기는 가속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정연주 사장을 사퇴시키고 KBS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물러나야 할 사람은 정연주 사장과 신태섭 이사가 아니라 최시중 씨를 비롯해 이동관․유인촌․신재민 등 ‘언론통제 4인방’이다. ‘공영방송 장악․낙하산 인사’ 등 대 언론관계를 지금처럼 계속 파탄으로 몰고 가는 한 그 어떤 국정쇄신책이 나오더라도 ‘백약이 무효’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

아울러 동의대 측은 지금이라도 신 이사에 대한 해임을 철회하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 편이 동의대의 장래를 위해 백배 낫다는 것을 어서 깨닫길 촉구한다.


                                        2008년 6월 23일
                                       한 국 P D 연 합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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