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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시사프로그램위기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단조로움 벗고 청취자 껴안기 나서야
  • 승인 200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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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토론·정보·다큐·고발 등 여러 형식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 각 사마다 하루적게는 1개에서 많게는 4개 까지 방송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그때그때 국내외에서 일어난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현재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매체의 특성과 TV시사 프로의 증가 그리고 포맷의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송의 정보전달과 여론형성기능을 동시에 하고 있는 라디오 시사프로의 현황과 발전전망을 모색해 보는 자리로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는 라디오 시사프로 PD 간담회를 마련했다 <편집자>△일시 : 2000년 3월13일(월) 오전 12시△장소 : 여의도 "열빈"△사회 : KBS 라디오 1국 차장 윤석훈△참석자 : KBS <안녕하십니까 김종찬입니다> 이종만 차장MBC <라디오 집중토론 의견을 받습니다> 배준 PDSBS <봉두완의 SBS전망대> 김영우 PD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지웅 PDPBC 오동선 PDBBS <박종돈의 아침저널> 이영준 PDPD에게 외면(?)받는 라디오 시사프로윤석훈 : 라디오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동종프로그램PD 간담회를 통해 문제점을 탐색해 보고 공통점을 찾고 라디오 매체의 대안을 짚어보는 자리이다. 우선 각 사의 현황과 편성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부터 얘기해야 할 것 같다.지웅 : 몇 년 전 채널을 특성화하면서 CBS는 시사채널이 강화됐다. 교계전문 시사프로를 제외하고도 오전과 오후, 저녁에 세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며 전체 다섯 시간 방송된다. 최근 청취자와 채널의 연성화와 TV 시사프로의 활성화로 인해 라디오 시사는 가벼운 시사정보나 가요를 편성한 종합프로로 변해 가는 듯 하다. 점차 라디오 시사의 영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사가 3D프로라는 인식이 팽배해 지는 가운데 비교적 타사에 비해 시사의 비중이 높고 PD들도 많은 CBS지만 어려움은 커지는 것 같다.이종만 : KBS는 1라디오에 시사프로가 몰려 있고 시사정보센터가 있어 전체 시사프로를 전담하고 있다. 아침 시간대는 각종 핫 뉴스를 다루고 낮 시간대는 아침 프로 성격과 함께 찬반토론을 벌여 결론을 유도해 내는 <라디오 정보센터>가 있고 저녁 시사프로는 주로 경제문제를 많이 다룬다.라디오의 장르별 청취율을 보면 가요프로가 가장 높고 시사는 17%대이다. 이렇게 낮은 청취율로 이 정도의 많은 편성으로 계속 간다는 게 고민이다. 유지냐 아니면 다양한 장르를 넣어 종합편성으로 가느냐가 개편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다. 결론은 당분간 1라디오 채널의 성격을 시사로 잡고 있어 지금 성격을 바꾸면 기존의 청취자까지 잃으므로 기존 성격은 유지하면서 변화를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배준 : 3개의 시사프로 <아침을 달린다>, <손에 잡히는 경제>, <라디오 집중토론>을 합하면 모두 2시간반이 편성돼 있다. 과거 MBC는 라디오 시사고발프로가 상당히 활성화돼 있었다. TV에서 시사고발이 활발하지 못한 이유가 큰데 5∼6년 전부터 오락프로에 밀려 사라지기 시작했다. 다시 살려야 하지 않느냐는 인식이 있었지만 누가 나서서 하겠다는 PD는 없었다. 그만큼 라디오 시사가 어렵다는 반증이다. MBC의 경우 라디오 시사를 제작1부에서 모두 맡고 있다.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정도 PD들이 프로그램을 순환·제작하고 있다. 따라서 3D프로라는 인식은 덜하지만 문제는 PD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데 있다. 작가와 MC 의존도가 높다.김영우 : 타사와 시사프로 비율은 비슷하다. 대신 인력이 아주 열악하다. AM에 PD가 12명밖에 없다. PD 한 명이 4개 프로그램에 관련돼 있는 경우도 있어 PD가 직접 취재와 제작을 모두 책임지지는 못한다. 따라서 시사프로 PD로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디오에 오려는 PD중 대부분이 음악프로를 하기 원하는 실정에서 라디오 프로는 전문화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시사프로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 한 이유로 피드백 문제가 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음악프로는 바로 오지만 시사는 "이런 건 하지 말라"는 통제식 피드백이 대부분이다. 자연히 의욕을 상실케 한다. <봉두완의…>은 방송위로부터 수 차례 선거와 관련해 경고를 받았는데 한번 더 받으면 PD를 교체시키겠다고 한다. 만약 이렇게 되면 교체시킬 PD가 없어 자연히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꼴이 된다.오동선 : 라디오 시사PD가 TV에 비해 화려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차량이동시간의 증가와 라디오의 정보전달 신속성과 용이성으로 라디오 매체의 영향은 늘어난다. <현장르포>는 PBC내 거의 유일한 시사프로이다. 처음 출발할 때는 환경전문 프로그램이었는데 IMF후 현재와 같이 시사와 결합하게 됐다. 올 봄부터는 일요일인 시간대가 토요일 오전시간대로 옮겨지고 1회 재방송이 될 예정이다.이영준 : BBS 시사프로는 <아침저널>과 <정보가이드>등 2개이다. IMF후 MC를 경제전문가로 바꿔 전체 아이템 중 경제문제가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 PD 한명 외에 제작진이 없어 MC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BBS내 청취율은 가장 높은 편이다. 경제 이슈를 다루고 불교 신도의 특성상 연령이 높은 편이어서 더욱 관심을 가지는 편이다. 주제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시사프로에서는 중요한 것 같다. 따라서 이번 개편 때 시사프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전문성, 포맷, MC … 애청 프로의 요건윤석훈 : 청취율이 낮고 인력투입이 많은 시사프로를 각 사가 편성해 놓은 것은 매체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서든 아니면 공영성 때문이든 현재 시사PD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라디오는 TV나 신문과는 다르다. 기자처럼 출입처가 있어 뉴스에 신속히 접근할 수 없어 PD가 정보를 재가공해야 하고 또 TV처럼 매체위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선 라디오 시사PD는 많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그리고 인력의 문제도 클 것 같다.이종만 : 우선은 시사프로 전문 제작요원이 부족하다는 것과 제작진의 자율성 확보, 다양한 포맷의 개발 그리고 유능한 사회자의 확보를 문제점으로 들 수 있다. <김종찬…>은 타사에 비해 많은 4명의 PD가 있다. PD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순환근무가 필요하다. PD가 주요이슈에 대해 이면까지 볼 줄 아는 눈과 시사감각을 가지도록 훈련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 시사 PD를 보도국 등에 순환근무를 시켜 열의를 가진 PD들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지 어떠한 이슈에 대해 인맥을 알고 취재 경험을 쌓을 수 있다.지웅 : CBS의 경우 <시사자키>를 하려고 입사했다는 PD도 있는 실정이어서 당장 대체인력이 부족한 타사에 비해 나은 편이다. 그러나 내부에선 인력의 정체성 문제가 있다. 매양 같은 사람이 제작하는 것보다 기본 인력을 유지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이영준 : 라디오방송사의 경우 보도국 기자들과 공조문제가 가장 크다. BBS는 본부장이 보도국과 제작국을 총괄하고 있어 협조가 잘 될 듯 한데도 보도국 뉴스가 끝나기 전까지는 정보공유 등 협조를 잘 안 해주려 한다.오동선 : 소재접근에 있어 PD가 기자보다 약한 건 사실이지만 시사PD는 나름대로 색깔을 가져야 한다. 뉴스에서 가볍게 짚는 것이나 아예 다루지 않는 것을 PD의 눈으로 짚어낼 줄 알아야 한다. 또 기자나 PD가 서로 집단이기주의에 빠지지 않고 영역이 교류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시사프로가 너무 지식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면도 있다. 편성의 당위성과 피드백이 안 온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청취층을 음악프로처럼 넓게 잡을 수는 없지만 시사프로이니 딱딱해도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라디오 시사프로의 인력난은 라디오를 TV에 비교해서 보는 경영자의 눈이 큰 몫을 차지하는 것 같다. 라디오를 TV와 같은 방송매체로 보고 지원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김영우 : 지금까지 라디오 시사프로의 가장 큰 장점은 속보성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위성 등을 동원한 TV를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서 라디오의 다양한 포맷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나 현재 라디오는 매체특성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언론학계에서도 라디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책적인 면이지만 라디오의 독립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라디오는 앞으로 중소기업의 광고와 결합해 홈매체로 돌아가야 하고 그래야지 다양한 포맷이 나올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인구 10만이면 채산성이 맞다. 우리도 라디오를 소규모 미니FM으로 개편해 지역단위로 운영되는 라디오사가 나와야 한다.윤석훈 : 디지털방송이 시작되면 라디오는 공중파 방송으로는 위력을 잃고 소규모 지역 방송사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문제는 방송사의 아웃소싱과 관련 TV는 앞이 보이지만 라디오는 불확실하다는데 있다. 그리고 라디오 시사프로의 MC 얘기를 하면 제대로 정착이 안되고 있다. 라디오에 있다 TV로 가고 또 정계로 진출하는 등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MC의 문제인 것 같다.지웅 : 비록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진보적인 인사를 MC로 기용하는 실험적인 MC기용이 CBS의 특징이다. 이번에도 정범구 씨가 정계로 나가는 바람에 제작자들이 토론을 거쳐 가능한 MC리스트를 만들어 두 달 정도 실험적으로 운영한 후 경제평론가 정태인 씨를 진행자로 맞이했다. 문제는 지명도인 것 같다. 프로그램이 뜨면서 지명도가 올라가야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매번 모험하는 심정이다. 소외계층을 대변하려는 CBS의 특성에 맞는 진행자를 선정하는 것이 제작자들의 가장 큰 기준이다.배준 : MC는 시사프로 청취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그래서 MC선정에서 지명도를 가장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공영방송의 특성상 CBS처럼 실험적이고 새로운 인물을 MC로 기용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이종만 : 시사프로에서 MC는 상당한 공평성과 설득성이 요구된다. 일반적인 대담이기 때문에 편파적인 논리는 청취자의 항의를 받기 쉽고 방송사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준다. MC의 선정기준은 지명도, 성향, 화술 등 어떤 점을 중요시하는 가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세 가지를 모두 겸비하면 금상첨화이다. 화술이 좋은 MC는 설득력이 강한 인물이고 설득력 있는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이 논리적이고 시의적인 진실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라디오에 맞는 방송환경의 변화 필요윤석훈 : 미래 방송환경은 디지털 환경과 무관하게 소규모 지역 라디오사의 탄생이나 쌍방향통신의 저변확대등 라디오에게는 많은 가능성이 있다. 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는 라디오의 특징을 살리면 딱딱하지 않은 시사프로, 24시간 시사채널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배준 : 변화될 방송환경을 예측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특히 라디오는 더욱 심한 것 같다. 게다가 새로운 포맷 개발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라디오 시사프로의 문제점을 짚어보면 청취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다가간 경향이 있다. 일반 청취자보다는 지식인층을 대상으로 한 경향이 크다. 이제는 일반 청취자들을 겨냥해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토론프로라고 의견을 듣는다고 하나 막상 많이 못 듣고 있다. 청취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사토론 주제를 확대하는 것도 있겠지만 새로운 매체인 인터넷 등을 활용한 열린 방송이 돼야 한다.김영우 : 무엇보다 포맷개발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시사토론프로가 라디오에서 가장 인기라고 한다. 시사프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청취자들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느냐가 관건이고 이를 위해서는 주제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방송법을 보면 라디오를 TV와 동일하게 다루고 있다. 라디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출연자와 주제에 대해 규제를 낮춰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을 다룰 때 얼굴이 안 보이는 라디오의 특징상 가해자를 출연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 너무 균형잡고 공평하려는 것보다 라디오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의제설정 기능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지웅 : 요즘 선거철이라 시사프로가 활발히 다룰 수 있다. 그러나 형평성을 지켜야 한다는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 지난번에는 우리나라 여성 정치 참여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민주당 김희선 위원장과 한나라당 임진출 의원을 섭외해 토론을 했었는데 방송위에서 출마할 인사가 출연했다고 경고를 먹었다. TV와 다른 라디오의 차별성은 일정 정도 인정해 줘 TV에서 다루지 못하는 것을 다룰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리고 라디오 시사PD에 대한 연수라든지 지원이 고려돼야 한다. 스스로 3D프로라고 자조하면서 소모적인 상태에 있다. 이런 상황에선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기 어렵다.이종만 : 단조로움은 시사프로 자체가 갖고 있는 독성이므로 포맷을 개발하는 것은 시사프로 성공의 열쇠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떤 주제에 대해 전문가 한 사람에게 몇 분 동안 의견을 듣는다면 만약 아주 좋은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그 전문가가 공평성이 떨어지면 아이템 자체가 망하는 꼴이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여러 의견을 들어보지만 나열식으로 그치고 같은 얘기일 수도 있어 제작자로서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오동선 : 시사PD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아이템과 포맷인 것 같다. 주로 정치와 경제에 많이 치중해 그 외의 부분은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PD의 의지가 편성에 반영됨으로 많은 부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방송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여러 매체가 등장해 다양한 목소리를 낼 것인데 시사프로는 자기 위치를 지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포맷은 다양하게 가져가되 본령은 잃지 않아야 하겠다.이영준 : 청취자를 접할 창구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우리가 토론의 개념을 깨야 할 것 같다. 외국에선 정부의 새 법령이 나왔을 때 정부 당국자를 불러 청취자들과 함께 2∼3시간 동안 토론을 진행한다고 한다. 토론에 대한 고정된 개념을 깨고 주제와 포맷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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