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방통위, 대기업에게 방송 진출 길 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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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방통위, 대기업에게 방송 진출 길 트다
자산 10조 미만 대기업 방송진출 가능…언론단체 비판 잇따라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6.2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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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TV ⓒ KT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가 27일 대기업의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진출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시행령 제정안’(이하 IPTV법 시행령) 을 의결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언론노조를 비롯한 언론시민단체 등은 이번 방통위 결정을 비판하며 “방송 철학이 없는 방통위원들의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자산총액 3조 이상 대기업에게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이 금지돼 있는 현행 방송법을 완화하는데 의견을 모으고 자산총액 10조 이상 대기업에게 방송진출을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IPTV법 시행령을 확정했다. 따라서 10조 미만인 대기업은 IPTV를 비롯해 종합편성, 보도채널 등 진출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방통위는 그 동안 현행법을 준용해 IPTV법 시행령 제정을 주장해온 지상파방송사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등의 의견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대기업의 방송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인 자산총액 3조 이상 대기업에게 방송진출을 금지하도록 하는 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이경자 위원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완화할 것을 주장한 반면 이병기 위원은 자산총액 8조원 이상을 그리고 형태근 위원은 50조원 이상을 주장해 위원들간 의견차가 컸다. 그러나 오후 회의에 외국 출장 중인 송도균 부위원장이 전화로 회의에 참석, 입법예고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금지를 주장, 조정안이 제출됐다.

이 과정에서 최 위원장도 “장기적으로 IT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규제 장벽이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대기업 참여 기준 제한을 원안대로 ‘10조원 이상’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송 부위원장, 이병기 위원, 형태근 위원이 10조원 이상에 동의했으며 이경자 위원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 제한’을 주장, 소수의견으로 남았다.

방통위는 이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7월 중 시행령을 공포·시행할 방침이다. 또 IPTV 사업자를 8월 하순쯤 신청을 받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언론시민단체 “족벌언론인 조중동에게 방송진출 기회 줘”

방통위의 IPTV법 시행령 결정에 대해 언론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방송계는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재벌에게 방송진출 기회를 주는 것은 상업적 이윤도구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제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은 소멸되는 것뿐 아니라 시청자주권도 증발했다”고 성토했다.

김 대표는 보도종합편성 채널에 대한 대기업의 진입 규제를 낮춘 것은 “족벌언론인 조선, 중앙, 동아 등에게 방송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민주당의 최문순 의원도 잠재적으로 조중동의 방송진출을 돕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최문순 의원의 김용철 보좌관은 “조중동에게 보도를 포함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을 내주려고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며 “‘3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미디어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설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원에 대한 비전문적 태도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보도, 종합편성 진출이 가능한 기업을 10조원 이상으로 제한한다는 것은 대기업이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뻔이 보이는 것”이라며 “방통위원들이 방송의 산업의 잣대에 놓고 대기업의 진출의 길을 내줬다는 방송정책의 기본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방통위원 퇴진 운동 전개하겠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은 이번 IPTV법 시행령 의결에 대해 “이명박의 주구들이 방송을 재벌기업에 팔아넘긴 꼴”이라며 “방송정책에 비전문가들인 방통위원들에 대한 퇴진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27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원들은 오늘 정치권력에 종속적인 대기업의 방송 소유를 허용함으로써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게 국민을 기만할 선전도구를 쥐어 줬다”며 “2002년 3조원 이상의 대기업을 2008년 기준으로 단순 변화시켜 자산규모를 정하고 DMB 등 뉴미디어의 실패를 대기업의 자본 투자 부재로 파악해 IPTV에 대기업 자본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현상에 대한 진단조차 어설펐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방통위원들이 끝장토론 요구조차도 묵살했다며 “언론노조는 약속한 대로 방송을 거대 자본에 팔아넘겨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도발에 부역한 방통위원들을 부정하며 퇴진투쟁에 들어간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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