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수사 '정치 검찰' 오명 붙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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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수사 '정치 검찰' 오명 붙을 것”
미디어행동, 30일 검찰 규탄 기자회견…대검찰청에 항의서한 전달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8.06.30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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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행동이 26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PD수첩 수사와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등 미디어행동 대표단이 검찰총장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대검찰청 대변인실에 전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48개 언론·사회 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약칭 미디어행동)’은 30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PD수첩> 과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한 검찰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미디어행동이 26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PD수첩과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일부 번역 상 이견이 있지만 <PD수첩>이 미 쇠고기 안전문제를 지적한 프로그램의 메시지는 공익적”이라며 “검찰이 농식품부의 수사 의뢰에 곧바로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선 것은 정부 정책에 반대한 언론을 손보겠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행동은 또 “저작권법 수사는 관행적으로 불구속 수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무원칙하게 구속을 강행했다”며 아프리카 문용식 대표의 구속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미디어행동은 보수언론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해 “불매 운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과 기업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공공적 사회 행동”이라며 “조·중·동의 잘못된 보도 행태에 항의하면서 광고주를 압박하는 시민들을 수사하겠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 보수언론의 시녀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을 향해 “오히려 본사와 지국 간 불공정 계약을 강요해 신문시장을 교란한 조·중·동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미디어행동은 “MBC <PD수첩> 수사는 언론중재와 민사소송 건에 불과하고,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은 거대 권력에 맞선 소비자 운동”이라며 두 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양승동 PD연합회장은 “검찰은 그동안 정치적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것을 헛되이 하지 말고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으라”고 규탄했고, 박성제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권과 보수언론이 손을 잡고 <PD수첩>을 희생양 삼아 위기를 타개하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취재 중인 기자들을 향해 “지금 정권의 언론탄압이 MBC를 향해있지만 언제 KBS나 SBS로 번질지 모른다”며 “양비론·양시론을 지양하고 국민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확히 보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미디어행동 대표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대검찰청 대변인실에 전달했다.

▲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등 미디어행동 대표단이 검찰총장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대검찰청 대변인실에 전달했다.

* 이하는 미디어행동 기자회견문 전문.


검찰은 언론과 소비자 운동 탄압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보호하라

 - 정권비호와 수구족벌신문 엄호에 나선 검찰 행태를 국민은 낱낱이 기억할 것이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과정의 문제점을 파헤친 <MBC PD수첩>의 보도를 문제 삼아 농림수산식품부가 수사 의뢰를 하자 검찰은 아예 ‘PD수첩 전담팀’을 꾸려 강도 높고 신속한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MBC PD수첩>의 보도는 이명박 정부가 전면 수입을 결정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서 안전한지를 추적 조사한 프로그램이다.

보도를 통해 정부 협상이 지난 정부에 비해 엄청나게 후퇴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명박 정부는 국민적 여론에 밀려 추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일부 번역 상 이견이 있다고 해도 프로그램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협상의 문제점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문제를 지적한 대단히 공익적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검찰이 농림식품수산부의 수사 의뢰가 있길 기다렸다는 듯이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선 것은 정부 정책에 반대한 언론을 손보겠다는 것 말고 다른 무엇으로 해석할 수 있는가?

지난 대선시기 이명박 후보의 비리를 추적한 언론을 향해 한나라당이 협박을 일삼았던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 검찰은 오히려 미국 정부의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부 협상 관계자와 책임자의 직무유기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만이 검찰이 정권이 아닌 국민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촛불집회 현장을 생중계해 국민에게 생생한 시위 현장을 전달한 아프리카 문용식 대표를 구속한 것도 검찰이 편파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지점이다. 검찰은 문대표가 저작권법을 위반한 혐의를 문제 삼았지만 통상 저작권법 위반은 불구속 수사가 관행이었다. 검찰이 이른바 빽있고 힘있는 피의자는 불구속 수사하면서 관행적으로 불구속해오던 사안에 구속을 강행한 것은 검찰 스스로 무원칙하게 수사하고 있음을 드러내 줄 뿐 아니라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한국방송 정연주 사장에 대해 검찰이 소환을 시도한 것도 검찰이 언론에 대해 정치적 탄압을 대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몇 차례 소환 통보에도 정사장이 불응하자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고 밝힌 것은 과연 검찰이 정사장의 혐의에 대해 얼마나 객관적인 수사원칙을 견지하고 있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 특히 과거 언론사 대표 소환의 경우 검찰이 언론자유 침해 논란을 의식해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음을 떠올릴 때 이번 한국방송 사장 건은 매우 이례적일 수밖에 없다.

촛불 문화제를 왜곡하고 쇠고기 협상의 진실을 덮으려 한 조선, 중앙, 동아일보를 향한 소비자 운동을 검찰이 기업 활동 저해 사범으로 규정해 수사하는 것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조선, 중앙, 동아의 잘못된 보도 행태에 항의하면서 이들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기업에게 광고를 게재하지 말 것을 요구한 시민들을 수사하겠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 조중동의 시녀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꼴이다. 알다시피 미국에서도 소비자들이 언론사를 압박하기 위해 광고를 게재하는 기업의 물품 구매와 이용을 금지하는 운동을 전개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소상한 연락처와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불매 운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방적으로 비대해진 언론과 기업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매우 공공적인 사회 행동이다.

오히려 검찰은 본사와 지국간 불공정 계약을 강요해 신문시장을 교란하고 불탈법 경품 살포를 조장하는 조중동을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 조선, 중앙, 동아야 말로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며 공정한 시장 질서를 저해해온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 중앙, 동아를 겨냥한 소비자 운동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검찰의 편향성은 극에 달한다. 알다시피 지난 황우석 보도 시 발생한 MBC 광고주 압박 운동과 비정규직 문제가 불거진 이랜드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해서는 검찰이 단 한마디도 한 적이 없지 않았던가? 정권이 바뀌자 검찰이 소비자 운동에 대한 새로운 수사 원칙을 정립했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국민들은 정, 관계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수구족벌신문을 비호하기 위해 검찰이 이중대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검찰의 이같은 행태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자유 탄압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방어해야 할 검찰이 오히려 국민의 기본권을 탄압하는 것이다.

검찰은 당장 <MBC PD 수첩>을 겨냥한 수사를 중단하라. 이는 아무리 양보해도 언론중재와 민사소송 건에 불과하다. 거대 권력에 맞서 소비자 운동이 자유롭게 전개될 수 있도록 반소비자적 준동을 차단하는데 힘써라.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약칭 미디어행동)은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제 역할을 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역사는 검찰의 행태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록해 남길 것이다. 아울러 국민들은 번번이 무너진 사법개혁 깃발을 다시 세우고 검찰 개혁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끝)


2008. 6. 30(월)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
(약칭 미디어행동)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녹색연합,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동아언론자유수호투쟁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바른지역언론연대, 부산민언련, 불교언론대책위원회, 새언론포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사)언론인권센터,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지키기천주교모임,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민언련, 전국언론노동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학술단체협의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방송기술인총연합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한국언론정보학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청년연합회, 환경운동연합, YMCA전국연맹, 미디어기독연대, 인터넷기자협회, 전국신문판매연대, 참언론을위한모임,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인터넷언론네트워크, 경기미디어시민연대, 민주개혁을위한인천시민연대, 미디어연대, 경기민언련, 방송기자협회 (이상 48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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