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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시국미사 참여…사제단 없이 비폭력 거리행진 벌여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김인국 신부가 비상 시국미사에 할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다. ⓒPD저널

촛불의 힘은 여전히 건재했다. 그리고 평화로웠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오늘 오후 9시부터 시작된 촛불집회 행진을 이끌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촛불집회 행진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서울시청으로 돌아왔다.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시국미사와 거리행진에 참여한 민주노총 조합원 5000여명(주최측 추산, 3500여명 경찰 추산)도 사제단의 비폭력 원칙을 따랐다. 언론노조 조합원 100여 명도 언론노조 깃발을 흔들며 거리행진에 참여했다.

김인국 사제단 신부는 촛불집회 행진에 앞서 시민들을 향해 “오늘은 여러분들이 시험을 받는 날”이라며 “사제들은 동참하지 않을 테니 침묵으로 우리의 뜻을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시민은 3만(주최측 추산)여 명으로 시청광장을 시작으로 남대문, 을지로 입구를 지나 다시 시청광장으로 돌아왔다.

시민들이 약 1시간에 걸쳐 오후 10시께 행진을 마치고 시청광장으로 돌아오자, 사제단은 일일이 시민들에게 꽃을 나눠주며 경찰과 대치 없이 마무리한 점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 한 신부가 ‘흘린 피에 보답하자. 독재정권 타도’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 ⓒPD저널

이날 시국미사를 이끈 김인국 사제단 신부는 “사람들은 우리더러 불을 끄라고 한다. 그리고 사제를 원망한다. 야구에서 구회말 투 스트라이크 상태였는데 홈런 한방을 얻어맞은 격이기 때문”이라며 “한방 먹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딴 짓하는 사람이라며 야행성 동물은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독려했다.

김 신부는 쇠고기 광우병의 위험을 알린 MBC 〈PD수첩〉, KBS 〈시사투나잇〉을 비롯해 한겨레, 경향신문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정론으로서 역할을 다한 언론들이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날은 집회가 열리는 내내 비가 내렸다. 하지만 무대에 설치된 ‘폭압도 폭우도 촛불을 끄지 못한다’는 말처럼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우의와 우산으로 비를 피하며 이명박 정부를 향해 ‘미국산 쇠고기 고시 철회, 재협상’ 등을 요구했다.  

또 시민들은 5일 계획된 ‘100만 촛불 대행진’에 참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거리행진에 참여한 권철 언론노조 사무국장은 “현재 사제단의 역할이 중요했고 광장은 다시 열렸다”며 “오는 5일 100만 촛불대행진에 다시 시민의 힘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이제 정부도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노래에 맞춰 촛불을 흔들고 있다. ⓒPD저널
▲ 언론노조 조합원들의 거리 행진모습 ⓒPD저널
▲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민중가요 ‘처음처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오른쪽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의 모습도 보인다. ⓒPD저널

한편 이날 광우병대책회의 측 관계자는 56차례 촛불집회를 열면서 경찰에 연행된 시민이 968명, 부상자 1500여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광우병대책회의 측은 “지난달 29일 촛불집회에서는 경찰과의 대치 속에서 300여명이 다쳐 치료비만 1000여 만원에 이른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인 병원비 모금이 필요하다고 호소, 현장에서 모금운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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