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 발언 주요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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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 발언 주요 요지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7.09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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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방송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가 명예훼손을 제기, 검사 5명이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8일 한국언론학회, 한국PD연합회, 문화연대가 공동 주최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의 토론자로 참석한 학자, 법조인,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등의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연구원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연구원
〈PD수첩〉에 대해 사법 처리는 부당하다.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안전문제를 시의 적절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자막오역과 진행자 실수는 취재윤리상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진정성이 있더라도 허위과장, 단언, 은폐 등이 있다면 윤리상 옳지 않았다. 다우너 소를 보면서 광우병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광우병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실수 일 수 있다. 건강과 먹을거리에 대한 보도는 지나칠 만큼 신중성이 요구된다. 결과적으로 〈PD수첩〉은 신중성이 결여됐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독자에게 설득하려고 하면 안 된다. 내가 옳다고 믿는 다양한 사실을 제시하고 내가 옳다고 믿지 않는 사실에 대해서도 보도하고 시민들에게 판단하게 해야 한다.

▲ 김혁조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혁조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검찰 권력이 부당하게 〈PD수첩〉을 수사하고 있다. 나는 2년 전까지 현업 PD로 일했다. 그 때의 경험을 되살려〈PD수첩〉의 진정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진정성은 진실과 맞닿아 있다. PD가 아이템 정하고 제작할 때는 자식을 낳고 기르는 기분이다. 밤낮 회의를 하고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며 취재한다.
그런 측면에서 PD가 프로그램 만드는 내용 가운데 번역, 영상의 문제가 왜곡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방송 내용이 진실 추구에서 방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그 문제들은 사소한 것들이다. 〈PD수첩〉은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점, 국민의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
2개월 전 〈PD수첩〉이 처음 광우병에 대해 다뤘을 때와 지금 광우병이 공론화 된 뒤의 상황은 다르다. 지금의 잣대로 〈PD수첩〉의 방송 내용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분명 지금 광우병에 대해 〈PD수첩〉이 다뤘다면 좀 더 정밀하게 잘 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언론이 추구하는 진실은 완벽해야 한다는 것은 없다. 한국사회에서 첫 폭로가 완벽했던 적은 없었다. 2개월 동안 광우병 공론화를 통해서 진실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허위 과장에 대한 부분을 〈PD수첩〉만의 것으로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저널리즘이 정착되지 않은 점을 지적해야 한다. 방통심의위가 심의 원칙 없이 정파적으로 6대 3으로 나오는 것도 문제다.

▲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교수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교수

〈PD수첩〉의 목적은 순수했다. 그러나 방송에서 소가 쓰러지는 장면이 나왔고 인간광우병으로 의심스러운 아레사 빈슨이 나왔다. 이 문제 사소하지 않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문제 푸는 방법이 없으니까 검찰수사 의뢰하는 실수를 하고 있지만 〈PD수첩〉이 방송 프로그램 내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과장 왜곡이 있었던 것 사실이다. 취재 내용에 대해 진위여부를 분명하게 확인해야 한다.
방송은 신문보다 공정성이 더 요구된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검찰수사가 언론탄압이라고 하더라도 PD수첩 보도가 모두 올바르다고 하는 것은 어렵다.
그 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 프로그램을 심의하는 것이 절차상 맞다. 단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저널리스트라면 타인의 공적 가치를 위해서 타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저널리스트들이 해야 한다. 명예훼손을 개별 언론인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엄격함을 가져야 한다. 현재 논란이 되는 광우병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기다려야 하나. 아니다. 저널리즘 원칙은 의심스러운 상황은 의심스러운 상황대로 전달하면 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저널리즘의 가이드라인이 ‘적절한 불편부당성’이다.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공영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심의규정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 이동협 SBS PD
이동협 SBS PD

PD들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제작 의도를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다. 제작진이 프로그램 초기에 어떤 점을 고민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PD수첩〉 방송에서 어떤 사실을 얘기하고 문제를 제기했을 때 제작진이 이 문제를 제기한 의도가 무엇인지, 그것이 사실에 부합되는 것인지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PD수첩〉에서 오역 자막처리, 진행자의 실수 등 취재 과정상 취재윤리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는 것이다.


▲ 이영주 한예종예술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영주 한예종예술연구소 책임연구원
이번 〈PD수첩〉 사태는 언론 영역에 있어서 어느 정도 합의된 정신이 몰상식 차원에서 후퇴됐다. 이런 세미나를 여는 것 자체가 문제다. 몰상식에 대한 고급스러운 담론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언론의 지적 수준을 떨어뜨린다.
언론의 영역을 정치권에 맡겨 버리는 것은 심각하다. 여당이나 우리 사회 사고의 수준, 담론의 수준을 질적으로 하락시키고 있다. 조중동과 문화일보 등 보수언론이 언론 수사에 대해 동조하는 칼럼, 기사 등을 쓴다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언론 자율성을 언론인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순간적인 이득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방통심의위도 마찬가지다. 방통심의위 위원들은 전문성과 자율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 이희용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이희용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기자가 하지 못한 영역을 〈PD수첩〉이 해냈기 때문에 기자협회에서 〈PD수첩〉에게 특별상을 수여한 것이다.
검찰이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5명의 검사가 투입돼 수사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다. 또 원본 테이프를 다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요구다. 이것은 취재현장에서 수백장 찍은 사진 가운데 1장을 사용할 때도 많은데 나머지 사진까지 다 내놓으라는 논리나 마찬가지다.
〈PD수첩〉의 문제점을 부각하려는 것 이해한다. 〈PD수첩〉이 마음에 안 든다고 검찰을 부추기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이라도 검찰이 〈PD수첩〉에 대한 수사를 접는 것이 차라리 체면이 선다. 무기한 수사를 밀어붙이다가 비난 여론에 부딪혀 임명권자의 얼굴을 더 불편하게 할 수 있다.

▲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변호사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변호사
검찰수사는 범죄 사실을 인지해야 시작할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수사의뢰를 한 것인데 검찰이 이미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은 〈PD수첩〉을 제재를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측의 주장은 〈PD수첩〉이 왜곡보도를 해서 사회적으로 촛불집회를 선동했다는 것인데. 그럼 〈PD수첩〉이 집시법의 주동자인가. 그렇게 처벌이 가능한가. 대법원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익을 위한 보도 내용에 대해 범위를 넓히고 있다. 언론사건을 진행하면서 공익성이 문제가 되어서 언론사의 책임이 인정된 것은 한 번도 없었다. 미국소의 위험성을 알리려는 공익적인 측면 있었다. 사안이 사회적으로 영향이 대단하지만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보도관행에 비춰서 비난받을 내용인가 좀 의문이 든다. 검찰의 수사는 자칫 저널리즘의 위축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 한학수 MBC PD
한학수 MBC PD

〈PD수첩〉 방송 내용 완벽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PD수첩〉 제작진의 제작경위를 볼 필요 있다. 쇠고기 협상이 다시 시작된다는 측면에서 점검할 부분은 없나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CJD(야곱병)과 vCJD(인간광우병)을 비교해 방송한 것은 옳았다고 본다. 맥락상에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맞다. 실제로는 “본 맥락에서는 이런 내용입니다”라고 말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맥락 속에서 의역한 것이기 때문에 완성도에서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또 한 가지, 방송에 대한 공정성 심의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대해서는 〈PD수첩〉을 떠나서 논의했으면 좋겠다. 저널리즘의 공정성, 객관성에 대해 언론학자들이 좀 더 진지하게 논의해보고 <PD수첩>이 객관성과 그런 것에 부합했는지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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