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닮은 거야?" 이명박 VS 사르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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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광고폐지˙낙하산 사장 시도 논란 … 반발 확산

프랑스 방송에 언론통제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언론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는 프랑스 텔레비지옹(France Television)을 둘러싸고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텔레비지옹은 공중파로 France 2, 3, 4, 5 번과 해외영토에 방영하는 ‘France O’를 운영하고 있는 공영방송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월 프랑스 텔레비지옹에서의 광고폐지 결정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이 발표는 실현 가능성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를 검토하기 위해 ‘광고 없는 공영방송의 미래’ 위원회가 발족되었고 4개월간의 조사 끝에 지난 달 25일 광고폐지 방안이 발표되었다.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2009년 1월부터 우선적으로 저녁 8시 이후 광고방송이 금지되며 2011년 12월 1일에는 전면적으로 광고가 금지된다. 8천만 유로에 달하는 광고수익을 대체할 재원은 전화와 인터넷 사용에 대한 세금과 상업방송의 광고에 추가 부담금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프랑스 텔레비지옹의 사장을 정부가 임명하는 방안이 함께 발표되면서 언론통제의 우려가 표면화되었다. 광고가 폐지되면 수입원이 제한되기 때문에 공영방송이 재정적으로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임명방법에 따르면 기존에 사장을 임명하던 방송위원회는 정부가 임명한 인물에 대한 동의 여부만을 표명하게 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방송위원회의 동의는 물론, 의회의 동의까지 받아야 하므로 민주적인 절차”라고 덧붙이며 언론통제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그러나 이 발표안은 당장 현 프랑스 텔레비지옹 사장의 반발을 가져왔다. 프랑스 텔레비지옹 사장인 패트릭 드 카롤리(Patrick de Carolis)는 7월 2일 라디오 방송 RTL의 아침방송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 텔레비지옹에 대해 잘못되고 멍청한 의견을 지니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같은 날 프랑스 노총 산하 기자조합 역시 방송개혁안에 대한 카롤리 사장의 반대의견에 동의한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아래 광고를 폐지하고 나아가 언론의 자율성을 침해하려고 한다”며 광고폐지와 사장임명에 나타난 사르코지 대통령의 언론통제 의도를 비판했다.

프랑스 텔레비지옹 사장과 함께 또 다른 당사자인 프랑스 2와 프랑스 3의 기자협회 역시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언론통제의 기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들은 7월 1일자 리베라시옹(Liberation)지에 발표된 성명에서 정부의 언론정책이 “경제적인 시장주의와 정치적인 권위주의개혁”이라고 규정하며 “정부에 의한 프랑스 텔레비지옹의 사장 임명은 우리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고폐지 자체에 대한 반대의견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기자협회를 포함한 공공방송부문노조는 6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광고폐지가 프랑스 텔레비지옹의 재정구조를 악화시켜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해 광고폐지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몇몇 언론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태도 자체에서 문제를 발견하기도 한다. 특히 7월 3일자 르몽드 지에서는 방송개혁안에 대해 ‘권위주의’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정치 경제 각 분야에서 나타난 사르코지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기사는 사회당 대표인 프랑스와 올랑드(Francois Hollande)의 “그동안 보호되었던 영역을 권력으로 침해하려고 한다”는 지적을 전하기도 했다.

▲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정치학 석사과정, ppiokm@hotmail.com

권력이 언론을 통제하기를 바라는 모습은 프랑스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방송위원회와 의회의 동의와 같은,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언론통제를 합리화시키려는 모습 역시 프랑스에서도 다를 바 없다. 선거를 통해 형식적으로 보장되는 민주주의의 제도적인 틀에 시민들이 안심할 때, 권력은 항상 과거로 돌아가 언론을 장악할 꿈을 꾼다. 그 꿈을 막기에 법적으로 보장된 형식적인 언론의 자유가 부족할 지도 모른다. 그것이 시민들이 형식적인 언론의 자유에 만족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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