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미디어렙 도입 막아야 지역방송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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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미디어렙 도입 막아야 지역방송 산다”
11일 한국방송학회 주최 ‘지역방송, 미래를 묻다’ 토론회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7.1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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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방송학회, 방송균형발전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열린 ‘지역방송, 미래를 묻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정책에는 ‘지역’은 없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은 지역방송의 고사(枯死)를 뜻한다.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막아야 한다.”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에서 한국방송학회, 방송균형발전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 주최로 열린 ‘지역방송, 미래를 묻다’ 토론회는 지역방송사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는 자리였다. 특히 현 정부가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코바코)를 해체하고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방송의 주요 재원을 없앤다”는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정책 당국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코바코 독점 체제’ 문제 있고 전체 방송시장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서 ‘지역방송’의 재원 구조를 둘러싼 양 측 입장이 팽팽하게 전개됐다.

“대안 없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해서는 안 된다”

▲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발제를 한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코바코가 해체되면 첫해에 전체 지역 방송 광고의 35%가 감소하고 2~3년 지나면 95%까지 떨어진다”며 “실제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광고수익은 5~10%밖에 안 되는 것이다. 그나마도 서울을 기반으로 둔 방송사와의 연계판매를 통해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 사무총장은 이명박 정부의 민영 미디어렙 도입 계획을 질타하며 “정부가 정쟁의 영역에서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문화관광체육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부의 정책을 철학없이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최문순 통합민주당 의원도 이명박 정부의 철학없는 정책이 문제라는 점에 공감했다.

최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친시장주의 정책으로 지상파 방송사 KBS, MBC, SBS의 재원이 줄어들고 상황이 더 어려운 지역방송의 재원 위기가 도래한 것”이라며 “근원적인 콘텐츠에 대한 경쟁력 확보 없이 시장 만능주의에 입각해 ‘민영미디어렙 도입’ 하려고 한다. 대책없이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의원은 “지상파 방송사 중간광고 허용, 수신료 등을 올려 지역방송의 고품질화, 지역 방송사 지원 등을 늘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민 전북민언련 정책실장은 “현재로선 코바코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지역방송사의 대안”이라며 “상식적으로 광고 시장이 자율화되면 어떤 광고주가 시청률이 안 나온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를 할 것인가. 그런 변화 속에서 지역방송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민영 미디어렙’ 도입이 지역방송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양 사무총장의 지적에 ‘코바코 독점’ 체제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민영 미디어렙’을 통해 전체 방송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성천 문화체육관광부 방송영상광고과장은 “코바코 독점 체제 문제 있다. 광고 판매 제도 바뀌면 무조건 광고가 줄어든다고 보지 말고 다른 쪽으로 보전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지역 방송의 전체적인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혀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과장은 “광고판매 제도와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코바코의 자회사를 설립을 통해 경쟁 체제를 도입할 수 있다”며 “코바코가 자회사의 51%를 출자하고 나머지는 지역방송이 출자해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자체적으로 검토한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민영 미디어렙’ 도입하면 2007년 전체 지역 지상파 방송사 광고수익 1995억 원에서 1877억 원으로 떨어진다. 140억 원 정도 줄어든 금액에 대한 보전은 지상파 방송 3사의 늘어나는 광고수익을 통해 메울 수 있다고 본다. 프랑스 공영방송도 현재 광고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가려고 간다. 공영방송의 광고가 줄어든 만큼 민영방송의 광고수익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늘어난 광고수익은 프랑스 공영방송에게 다시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방송사 관계자들은 윤 과장의 발언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동철 대구MBC 사장은 “지역 MBC계열사 거의 대부분 2년 이상 영업적자가 나고 있다”며 “제작비 줄면 악순환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역 방송사는 투자여력도 없다. 결국 구체적인 정책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 사장은 “코바코가 설립되기 전 모든 광고는 지역MBC 스스로 해왔다”며 “정부가 마음대로 정책을 바꿔서 오다가 다시 민영 미디어렙 도입할 생각이라면 그에 대한 지원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지역방송사 스스로 현 상황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역방송’의 생존을 위해 지역방송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지금은 아날로그 시대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라며 “변화하는 시대에 지역 방송사는 촛불집회 등을 인터넷으로 중계해 본 적이 있나”고 지적했다. 양 사무총장은 “디지털 시대에 맞게 지역포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 민방의 홈페이지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러한 실천과 최소한의 투자도 하기 전에 지역방송만을 살려야 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문순 통합민주당 의원은 MBC사장 시절 지역MBC계열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광역화를 추진했던 경험을 되살려 “지역 방송사들도 광역화 추진해서 적극적으로 방송 시설 투자 및 자본, 인력 집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훈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은 지역 방송사들의 단결을 통해 당면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공동의장은 “민영방송사 9개사, 지역MBC 19개사가 공동으로 코바코 해체를 막기 위해 스스로 나서야 한다”며 “방송사 사장들이 서울 MBC 사장, SBS 사장 등을 직접 만나 ‘민영 미디어렙’ 도입 하지 말자고 설득하면 더 이상 진전될 일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토론자로 참석한 김명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 지역방송팀장은 “방통위는 ‘지역방송발전위원회’를 통해 지역방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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