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정치적 편향 우려는 선입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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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직원들에게 사내 이메일 발송 … 경영계획도 제시

▲ 구본홍 YTN 신임사장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노조의 강력한 반발 속에 17일 YTN의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구본홍 씨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선거 때 방송특보 역할이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다는 우려를 이해하지만 YTN의 공정한 뉴스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우려는 선입견으로 옳지 않다”며 “어떤 편파와 불공정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고, 정권의 나팔수는 물론 야당을 비롯한 특정 집단의 주장을 대변하는 방송이 되어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구 사장은 “YTN의 경영진으로 추천 받는 과정에서 뉴스전문방송의 발전과 공익적 의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꼈다”며 “노조원들의 행동은 회사를 위한 충정으로 이해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는 “사장 선임 위한 임시주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구본홍 사장은 경영계획으로 ▲방송통신 융합과 신문방송 겸영 위기를 기회로 바꿔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 ▲공정한 방송과 창의적 콘텐츠를 선도하는 정도의 언론 위상 확립 ▲복지우선과 상생의 기업문화 조성 등을 제시하고 “YTN을 세계적 뉴스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아래는 구본홍 사장의 이메일 전문이다.

구본홍 YTN 신임 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사원 여러분 

먼저 한국 방송사상 최초로 24시간 뉴스전문채널을 세우고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여러분의 신념과 뉴스전문방송에 대한 긍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같은 방송인으로서 또 삼십년 이상 방송 뉴스분야에 종사해온 기자로서, 여러분이 걸어온 험난했던 도정을 잘 알고 있으며,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우리 사회는 물론 방송뉴스 발전에 크게 기여한 빛나는 성과도 동지로서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YTN의 경영진으로 추천 받는 과정에서, YTN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당면한 문제들을 세심히 들여다보면서 뉴스전문방송의 발전과 공익적 의무를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향후 미디어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전략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인가 하는 점도 더욱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더불어 사원여러분들이 지닌 투지와 열망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까지 확실하게 공감하고 전문 방송인으로서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총 동원해 YTN의 생존과 발전을 향해 온 몸을 던져 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최근 열린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일부 노조원들의 행동은 보다 나은 회사의 미래를 향한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보면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중에 화합해서 회사를 제대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심한 생채기를 내는 행위는 자제하고 합리적이고도 이성적인 행동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방송특보라는 선거기간 동안의 역할이 정치적 편향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일부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선입견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 이력이 향후 YTN 뉴스의 공정한 판단과 뉴스의 발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사원들의 우려는 기우가 될 것이라는 점도 아울러 밝혀둡니다. 중요한 것은 YTN 전체 구성원이 합의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정체성과 이를 발전시켜가는 경영 의지와의 조화와 같은 실질적인 내용일 것입니다. 이제 한국의 대표 뉴스전문방송으로 우뚝 선 YTN의 위상과 YTN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어떤 편파와 불공정도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권의 나팔수가 돼서도 안 되는 것은 물론 야당을 비롯한 특정 집단의 주장을 대변하는 방송이 돼서도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시대정신을 거슬러 YTN의 공익성과 불편부당함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YTN최고경영자로서의 소신과 향후 경영계획을 다음과 같이 사원 여러분에게 미리 밝혀 이해를 구하고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앞으로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른바 '빅뱅'이라고 불릴 만큼 국내외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시점에서 여러분들의 창의와 열정을 모아 어떤 미디어 상황의 변화가 있더라도 YTN을 한국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뉴스 전문채널로 더욱 우뚝 서게 만드는 것이 최고경영자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공중파방송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뉴스 채널로 거듭나게 만들고 이를 발판으로 YTN을 세계적인 뉴스 브랜드로 키워나감으로써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서 YTN의 위상을 세계 속에 굳건히 자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가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이러한 미래를 하나씩 현실화시켜 나가겠다는 점을 밝히면서 그 첫걸음으로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앞으로 기자협회, 카메라기자협회, 방송기술인협회 등의 직능단체는 물론이고 노조와 간부협의회 그리고 계열사 구성원들과도 정례적으로 만나서 회사의 비전과 현안을 논의하겠습니다.

 특히 YTN 구성원들이 회사 경영과 관련된 건의를 허심탄회하게 제시할 수 있는 직원 참여 시스템을 강화하겠습니다.

 경영계획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방통 융합과 신방 겸영 위기를 기회로 바꿔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의 도약 둘째, 공정한 방송과 창의적 콘텐츠를 선도하는 정도의 언론 위상 확립 셋째, 복지우선과 상생의 기업 문화를 조성해 존경 받는 일류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먼저,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뉴스채널을 가진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국내외의 방송사와 통신업체와 제휴하고 방통 융합 흐름을 주도하겠습니다. 특히 신방 겸영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 타 방송사는 물론 다양한 오피니언 그룹들과도 연대하겠습니다. 그래서 신방 겸영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전환시키겠습니다.

 이제는 지상파 TV와 IPTV 진출을 통해서 YTN의 창의적 콘텐츠를 멀티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 확실히 도약해야 합니다. 글로벌 미디어그룹은 YTN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 전략의 핵심입니다. YTN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보자는 결심과 추진력이 다른 사람이 아닌 여러분 개개인의 선택과 집중이 되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상암동 사옥 이전과 디지털 뉴스 룸 시스템에 대비해, 안정된 경영 기반을 구축하면서 획기적인 경영 성과를 거두겠습니다. 최고경영자인 제가 솔선수범하면서 몸을 던지겠습니다. 특히 32년간의 방송 경험과 경영 노하우를 경영 기반 확대에 모두 쏟아 붓겠습니다. 글로벌 미디어그룹의 위상 확립과 지속 성장을 위한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CI 혁신과 Brand 강화도 추진하고자 합니다. 물론, CI 혁신과 Brand 강화 프로젝트는 YTN의 역사와 자존심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계승 발전시킨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사내외의 의견 수렴과 사내 공모 등을 거쳐 신중하고도 효율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정방송과 창의적 콘텐츠는 모든 언론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 공정방송은 30여 년의 기자 생활에서 결코 잊은 적이 없는 기본 명제였습니다. 국내 최초의 100분토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메인 뉴스 아이템을 각종 외압에서 지켜냈던 경험이 있습니다. 공정방송 수호와 창의적 콘텐츠 개발을 위해 최고경영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어떤 외압에서도 공정방송의 기본이 흔들리지 않도록 바람막이 역할을 하겠습니다.

 1인 미디어시대가 되면서, 우리 모두는 기존 언론의 역할이 실체적 진실에 입각한 정론 보도에 있음을 매일 확인하고 있습니다. 공정한 보도와 품격 높은 저널리즘을 통해 시청자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겠습니다. YTN 방송 강령과 윤리강령을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자 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할 수 있는 웹 2.0시대에, YTN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창의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YTN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메인 뉴스 프로그램 정착, 스타 앵커 시스템 강화, 현장 생중계 활성화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YTN 고유의 창의적 콘텐츠와 제휴 업체의 콘텐츠를 다각도로 활용하고, 지역 SO를 통한 전국 뉴스도 확대해야 하겠습니다. 통합 뉴스 룸 형태의 편성운영실을 신설해 본사와 계열사, 제휴사, 지역 SO의 다양한 콘텐츠를 역동적으로 연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고화질 영상과 기술의 개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복지우선의 상생하는 기업 문화는 말보다 실천이 어려운 개념입니다. 경영진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일부 간부사원에게만 맡길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구성원과 시청자들이 신뢰하고 존경하는 조직과 문화를 다함께 만들 수 있고 또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YTN 구성원 각자의 성장과 발전이 회사의 지속 성장을 이루는 초석이라는 관점에서 조직과 문화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지연과 학연이 아닌 능력 위주의 공정한 탕평 인사를 통해 모든 구성원들이 누구나, 다함께, 웃으면서 일하는 신바람 나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인사평가 제도를 처음부터 다시 그린다는 자세로 미디어그룹의 특성과 업무에 적합한 인사평가 방식으로 신속하게 개선하고자 합니다. 경쟁업체에 비해 지나치게 열악한 급여와 복지 수준도 획기적인 경영 성과와 공정한 실적 평가를 토대로 단계적으로 그리고 확실히 높이겠습니다. 인사와 복지와 관련된 모든 조치는 경영의 투명성을 바탕으로 노사협의를 통해 모든 조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시켜 나가겠습니다.

 본사와 계열사의 인사뿐 아니라 특파원과 해외 연수자 선발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것입니다. 영상과 기술 인재들의 특파원과 연수 제도도 신중히 검토하겠습니다. 구성원들의 대학원 수강과 국내외 연수 등의 재충전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회사가 경영 혁신을 일방적으로 제안하지 않고, 구성원들이 경영진에게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마련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글로벌 미디어그룹의 비전과 경영 전략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개인과 회사의 발전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경영계획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사와 계열사 간, 다양한 직군간의 상생 협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본사와 계열사의 구성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한 콘텐츠 교류와 통합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논의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특히 자회사의 경영을 본사가 일일이 지시하고 간섭하는 비효율적인 체제가 아니라 독립경영체제를 보장함으로써 자회사의 발전은 물론 YTN 전체발전에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습니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돌발영상'과 '별별뉴스'에서 보듯이, 직원 만족과 고객 감동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실현할 수 있고 또 실천해야 합니다.

 글로벌 경쟁과 다매체 경쟁이 급속도로 심화되는 시대에 한국을 세계로 연결하고, 세계를 한국으로 잇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책임과 역할을 다시 한 번 더 다짐하고자 합니다.

 YTN 구성원 여러분들도, 한국은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당당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로 분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이제 모두가 이 시점부터 화합과 도약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힘을 합치기를 제의합니다. 여러분의 생산적인 의견이 새로운 YTN을 만들어낼 것으로 확신하며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을 기대합니다.

 대표이사 사장 구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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