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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올림픽 전야

이제 베이징은 올림픽 개막을 겨우 한 달 넘게 남겨두고 그야말로 하루하루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두 번에 걸친 올림픽 유치 실패 끝에 개최하게 된 올림픽, 지난 7년 동안 모든 국가 행사가 그야말로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올림픽 기념’, ‘올림픽 성공기원’ 등의 슬로건의 기초 위에 진행되었던 상황 등을 뒤돌아보면, 지금쯤 올림픽 관련 현수막이 베이징 거리를 뒤덮고, 전국이 크고 작은 관련 기념행사로 시끌벅적 해야 마땅할 듯하다.

하지만 성화봉송과 관련되었던 티벳 독립요구, 쓰촨 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중국을 달구었던 올림픽 열기는 조금은 가라앉아 있는 모습이다. 행사의 나팔을 대신하고 있는 것은 성화봉송 지점마다 가장 처음 행해지는 1분간의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묵념이며, 비자연장 허가를 받지 못해 서둘러 귀국하고 있는 수많은 외국인의 행렬이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과 관련하여 신청을 받았던 각종 행사를 취소하도록 조치하고, 올림픽을 성대하고 화려하게 치르는 대신 안전하고 무탈하게 진행한다는 데에 주안점을 두기로 방향전환을 하였다. 37개에 이르는 올림픽 경기장은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으며, 경기장 주변마다 또한 중국의 주요 건물 주변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무장경찰이 머물기 위한 숙소가 배치되었다.

분주한 중계권 사업자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전 세계 수십만 TV 시청자들에게 고품질의 방송을 제공하기 위하여, BOB, NBC, EBO 등 베이징 올림픽의 대중 방송신호 송출을 책임지는 기구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베이징 미디어 센터 내에 임대한 작업실에서 분초를 다투며 장비의 설치와 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서 전체 콘텐츠가 최초로 HDTV 화질 및 5.1 사운드로 제작 송출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은 최초로 4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 휴대전화 등의 뉴미디어를 통해서 중계가 되는 것도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올림픽 중계 역사상 한 획을 긋게 될 전망이다.    

BOB는 베이징 올림픽 기간 17일 동안 올림픽 중계권 방송사에 5,400시간의 생방송 신호를 송출할 예정이다. NBC는 베이징 올림픽 최대의 중계권 방송사로, 고급 부총재인 요한 부루치는 “올림픽은 단순히 스포츠 경기 혹은 운동선수들의 모임의 장이 아니며, 세계인이 함께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NBC의 3600시간 중계방송은 개·폐막식과 운동 경기만을 주목하지 않을 것이며, 스포츠 이외의 다른 이야기 거리에도 눈과 귀를 기울일 것이다”고 밝혔다. 유럽 측 방송 중계를 맡고 있는 EBO는 베이징 올림픽의 2대 중계권자로서, 올림픽 기간 자체 구성원들에게 120개 채널, 2500 시간의 방송 중계를 제공할 것이며, 이를 통해 56개 국가의 75개 방송국을 커버하게 된다.

CCTV 총동원

이번 중국 내 올림픽 중계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는 CCTV 역시 그동안 준비하던 일련의 각종 관련 행사를 최근 취소했다. 대신 베이징 올림픽 중계 시스템에 대한 배치를 마치고, 공식 취재기자의 등록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는 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림픽 기간 CCTV는 5개 공중파 방송과 2개 유료방송 그리고 CCTV.COM 등의 뉴미디어를 통해 28개 종목의 302개 소종목 전체를 포함하게 된다. 

 그 중, CCTV-1은 베이징 올림픽의 전반적인 면모를 전하며, 중계 대상의 선정 기준은 일반인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경기로 한다. CCTV-2는 중국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국제 경기를 위주로 중계하며, CCTV-올림픽 채널은 중국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각종 경기를 중계한다. 기존에 과학·농업 채널을 지향하던 CCTV-7는 올림픽 기간 경기 하이라이트 방송을 위주로 하여, 제때에 경기를 시청하지 못한 시청자들의 요구치를 만족시키게 된다.

▲ 북경=이재민 통신원/ 게오나투렌 중국투자자문 이사, 북경대 박사

한편, CCTV-HD는 매일의 주요 경기 장면을 엄선하여 방영하게 되며, 특히 수영, 다이빙, 체조, 육상 등의 종목에서 자신들의 특성을 발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유료 방송 중 축구채널과 테니스 채널이 올림픽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며, CCTV.com, CCTV 휴대전화TV, 차량 탑재형 TV등도 올림픽 전개과정을 전하게 된다. 조용하고도 분주하게 물밑 마지막 점검을 진행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엄중경계의 분위기가 깔려 있는 모습, 이것이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는 베이징의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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