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가 되면 TV 광고 목적과 기법 이해
상태바
10세가 되면 TV 광고 목적과 기법 이해
[고승우의 미디어 리터러시](19)
  • 고승우 박사 (전 한성대 겸임교수)
  • 승인 2008.08.04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고승우 박사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TV 광고에서 나온 장난감, 과자 등을 사달라고 조를 때 난감해 한다. 그러면서 TV 광고의 위력을 실감한다. 어린이는 필요한 물건을 살만큼 돈을 버는 경제력은 없지만 부모의 돈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존재이다. 특히 오늘날처럼 핵가족화가 가속화되고 어린이 과잉보호 현상이 보편화되면서 어린이용 상품이나 그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10세 전후 어린이 상품의 광고효과는 어린이들을 자극해 자기 부모를 졸라 광고된 상품을 사달라고 조르도록 하는데 있다. 즉 부모가 어린이를 위해 지출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TV 상품광고는 업자가 돈을 벌기 위해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 그 목적이다. 상품 광고가 어린이들에게 관련 상품을 사달라고 부모에게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광고를 접하는 어린이들은 그런 요구를 부모에게 하는 쪽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특히 장난감이나 과자 같은 식품의 경우 그것이 심하다.

아동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대부분 광고의 목적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 광고와 다른 프로를 분간치 못한다. 광고가 다른 프로에 비해 방영시간이 짧다는 정도를 인식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아동에 대해 광고 규제를 많은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동 프로 한 시간 당 광고의 분량을 얼마로 제한하는 식이다.

광고는 어린이와 가족 양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학자들의 흥미를 끌어왔다. 즉 많은 연구들은 어린이들이 나이에 따라 TV프로와 광고를 분간하는 능력이나 광고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 또는 어린이와 부모의 구매행위 등에 대한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

어린이들이 TV광고와 거기에 담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이는 어린이들의 판단력이 성숙해지면서 광고를 접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그에 대 이해력이 높아진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어린이들의 광고내용에 대한 기억력도 증가한다. 7~8살보다 어릴 경우 광고가 무엇인지 그리고 내용이 무엇을 주장하는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10살 정도의 연령대로 성장하면서 광고에 대해 비판적인 안목을 갖게 된다. 이런 능력은 광고의 목적이나 광고의 기법에 대해 이해할 때 더 쉽게 익히게 된다.

어린이들은 성장하면서 광고가 무엇인지를 차차 알게 되지만 그들의 구매행동에 광고가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광고의 기법은 다양해서 아이들에게 상품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거나 상품 이름을 기억하게 헤서 궁극적으로 상품 구입을 하게 만든다. 어린이들은 상점에서 광고를 통해 인식한 상품을 보고 그것을 구매할 때 어떤 과정을 통해 그 상품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는가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나이가 어린 어린이의 경우 대부분의 광고가 지니는 특성에 취약하며 그것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 이들은 또한 나이가 든 어린이보다 광고와 프로를 분간키 어렵고 광고를 선택적으로 시청하지 못한다. 더욱이 광고주들이 각종 판촉행사를 벌임에 따라 어린이들은 상품의 속성을 분간하거나 비판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게 된다.

어린이들에게 시달리는 부모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자녀들이 걸어 다니기를 배우기 전에 TV상업광고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TV 광고에서 목격한 상품을 상점에서 볼 경우 그것을 사달라고 조른 일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아주 어린 나이에 TV광고의 영향을 받아 고객이 된다는 것과 그들이 광고를 잘 이해하 것은 다르다. 어린이들이 광고를 잘 이해한다는 것은 TV를 잘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이들이 지적으로 성숙해야 TV나 그 광고의 의미를 꽤뚫어 보게 된다.

어린이들은 만화, 애니메이션, 동물이 등장하는 내용의 TV프로를 시청하기를 더 좋아한다. 광고업자들도 이같은 기법을 응용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많은 광고들이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만화영화의 주인공이나 인기 연예인을 동원해 상품을 선전할 경우 이를 시청하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다른 프로와 광고를 잘 분간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서로 달라 적잖은 논란이 있어왔다.

일부 연구자들은 3~4살보다 어린 경우 TV에서 일반 프로와 광고의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해 어디서 프로가 끝나고 광고가 시작되는지 분간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다른 결론을 제시한다. 즉 이들 어린이들은 TV에서 광고가 다른 프로에 비해 짧고 때로는 재미있다는 차이가 있으며 그 광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광고는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성장기 아동에게 더욱 그러하다. 아이들은 TV 등의 광고를 통해 무엇이 멋있고 매력적이며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것인지를 익히게 된다. 아이들은 광고를 구별한다 해도 그 영향력을 거부할 능력은 아직 갖춰져 있지 않다. 부모는 자녀에게 광고의 메시지와 그 노림수 등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상품이 아동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아동이 광고를 보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단지 자녀에게 사달라고 조르기 전에 먼저 자신이 본 광고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부모의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9살 전후 자녀를 둔 부모는 아래의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 자녀가 광고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즉 자녀가 광고에서 느낀 바를 말하게 하고 부모가 그에 대해 옳고 그른 것, 부족한 것을 말해준다.

❤ 자녀가 무엇을 사달라고 하면 그 이유를 차분히 묻고 사는 대신 집에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인지,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있는 것인지를 같이 대화해 본다. 아이가 막무가내로 조를 때 왜 그것을 사려고 하는지 물어본 뒤 물건을 사서 실제 아이가 생각했던 만큼 만족스런 것인지를 확인케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가 광고를 보고 즉시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줄어들 수 있다.

❤ 아이가 졸라 산 물건의 안내문을 아이에게 읽도록 한다. 그래서 아이가 정확하게 그 물건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혹시 과대 선전된 것이 있으면 시간을 두고 자녀가 확인해 인식토록 한다.

❤ 아이가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생일선물 등 특정한 의미가 있는 날에 사는 것이 어떠냐는 식으로 아이를 달랜다. 그 품목을 달력 등에 써놓으면서 아이가 얼마나 자주 부모를 조르는지 알게 한다.

❤ TV 광고를 자녀와 같이 보면서 자연스럽게 광고의 특성에 대해 대화한다. 어떤 상품의 광고가 끝나면 자녀에게 광고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묻는다. 그리고 광고에서 주장하는 것이 무엇이고 광고가 혹시 어색하거나 이상한 부분이 없었는지 묻는다. 예를 들어 맥주광고 속의 젊은이들이 맥주를 중심으로 환호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실제 그럴 것인가를 묻는다. 광고 속의 매력적이고 멋진 모델들이 상품 광고를 위해 하는 행동에 대해 자녀의 소감을 묻는다.

❤ 자녀에게 부모가 어떤 기준으로 물건을 사는지, 광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준다. 물건을 사는 것은 필요에 의한 것이지 광고 때문이 아니라는 것도 말해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