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MB 큰형님, 브레이크 없는 월권·위법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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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MB 큰형님, 브레이크 없는 월권·위법 행보
최시중, KBS 사장 사퇴 압력부터 후임 인선까지 개입
  • 김세옥 기자
  • 승인 2008.08.07 0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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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KBS 사장 몰아내기에 앞장서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번에는 자신의 권한 밖인 KBS 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다. 위법과 월권을 차례로 저지르며 ‘초법적’ 존재로 행세하고 있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6일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위원장 천정배) 소속 국회의원들이 방문한 자리에서 정연주 사장 퇴진 압박과 관련해 “KBS를 공정하고 정상적인 위치로 돌려놓겠다는 것이 내 소신”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공영방송 사장 자리는 정권에 관계없이 보장돼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정 사장만은 예외로 뒀다.

그는 “(지금은) 정치·문화적 상황이 다르다. 국민 여론조사를 해봐도 알겠지만 (정연주 사장이) 편향돼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못하지 않냐. KBS를 정상적인 위치로 돌려 놓겠다”고 말했다. 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공영방송 사장 진퇴가 논의돼 왔는데, 앞으로 KBS 사장이 어떤 분이 될지 모르지만 이런 현상을 단절시키자는 게 내 소신”이라고 덧붙였다.

정연주 사장은 참여정부의 코드인사로 편향적 시각의 인사인 만큼 사퇴시키고 그 후부터 정권과 관계없이 공영방송의 임기를 보장토록 하는데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 사장인 편향적이라고 하는 최 위원장의 판단 자체가 방통위원장으로서 그에게 주어진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훼손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26일과 5월 12일 두 차례 김금수 당시 KBS 이사장을 만나 정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최 위원장은 그간 “김 이사장과는 50년 지기 친구로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이날 민주당 의원들과의 만남에선 “(김 이사장과의 만남에서) 정 사장을 어떻게 하는 게 옳은 것일까 하는 문제가 많은 얘기 중 포함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김재윤 의원이 “(정 사장이) 편향됐다고 판단하는 게 바로 정치적인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더구나 최 위원장은 “김 전 이사장과의 만남에서 정권이 바뀌었으니 현직 기관장들 진퇴에 대해선 대통령에게 물어보는 것이 옳다는 말을 했다”고 스스로 밝히면서 “그 신념은 지금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위원장은 이날 KBS와 EBS 사장에 지난해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도왔던 김인규씨와 이재웅 전 한나라당 의원이 내정됐다는 소문에 대해 “전혀 결정된 바 없다. 내가 결정하지 않고 있는데 누가 결정하냐”고 발언, KBS 사장 인선에 개입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문제는 KBS 사장은 방송법 제50조 2항에 따라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는 점이다. 권한이 없는 최 위원장이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자 위법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기욱 KBS 이사는 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최 위원장의) 말을 못 들어서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내가 결정하지 않았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는 뉘앙스를 좋게 해석하지 않는다. 방통위원장이 KBS 사장에 대해 무슨 권한이 있나. 그것은 이사회의 권한이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천정배 의원도 이날 최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대통령의 형님격인 최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빅 브라더’가 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했다. 국회에서 만나기 전에 물러나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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