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통한 ‘편법’ 송출에 노조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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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이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다”

12일 오후 5시 확대간부회의에서 <PD수첩> 광우병 보도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MBC 노조는 즉각 사과방송 저지에 나섰다.

시사교양국 PD 40여 명이 주조정실을 지키며 사과 방송 내용이 담긴 테이프 반입 자체를 막았고, 보도국 기자 40여 명 역시 뉴스센터 앞을 가로막고 안으로 들어가는 테이프 하나하나를 일일이 검사했다. MBC 노조 집행부는 MBC 일산 드림센터와 남산을 통한 송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일부 노조원을 파견해 상황을 점검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정상적으로 방송이 송출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MBC 경영진은 노조의 뒤통수를 치고 ‘편법’을 동원해 사과 방송을 강행했다. <뉴스데스크>가 끝난 직후인 오후 10시 40분께 사과 방송을 내보낸 MBC는 자회사인 MBC 플러스를 통한 우회 송출이라는 편법을 택했다. MBC 플러스와 MBC 본사로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MBC 플러스에서 동영상을 재생을 하고, MBC 본사의 주조정실에서는 이 신호만 받아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사과 방송이 나가자 MBC 노조원들은 한동안 어느 곳을 통해 방송이 나갔는지 파악하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마디로 ‘허를 찔린 것’이다.

MBC 노조 측은 경영진의 사과 방송 강행 직후 가진 노조 긴급총회에서 “MBC 플러스에 핫라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설사 알고 있었더라도 회사가 편법적으로 MBC 플러스를 동원해 이런 식으로 사과 방송을 강행할 거라는 예상은 미처 하지 못했다”고 허탈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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