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100단’도 무장해제시키는 ‘평상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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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정한용의 명불허전' … 정치인에 한정된 출연진은 개선해야

▲ OBS 경인TV <정한용의 명불허전> ⓒOBS

‘이회창, 정한용과 알까기 대결’, ‘이인제 팔씨름 한판승’

정치인 뉴스치곤 조금 낯선(?) 가십기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OBS 경인TV에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되는 <정한용의 명불허전>이다. ‘명성이나 명예가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라는 원래 뜻대로 <명불허전>은 “‘내공 100단’의 저명인사를 초대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 사람의 속내, 그 사람의 내공을 발견하는 토크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그러나 잘 차려진 세트에서 격 있게 대화를 나누는 일반적인 대담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초대 손님은 동네 슈퍼마켓 평상 위에서 주인장과 한바탕 수다를 벌이며 무장 해제된다. 그 위에서 ‘대쪽’ 이미지를 고수하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알까기를 하고, ‘강성 운동권’ 이미지의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손수 국수를 만든다.

‘내공 100단’의 유명 정치인들을 무장 해제시키며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누는 슈퍼마켓 주인은 바로 배우 정한용 씨다. 29년의 연기 경력을 지닌 배우이며 15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현재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정 씨는 과연 ‘명불허전’이다. 그는 수더분한 슈퍼마켓 주인을 무난히 소화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눈다.

특히 ‘슈퍼마켓 주인’ 정한용 씨가 정말 모르겠다는 듯 민감한 질문을 툭 내던지는 장면은 참신하다. 이회장 자유선진당 총재에게 “김영삼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거리낌 없이 묻고,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는 “당이 분열된 이유가 문 대표가 독단적이기 때문이라는데”라고 질문하는 식이다. 

하지만 출연진 대부분이 정치인이다 보니 방송 시간 상당부분이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를 밝히는데 치중해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키곤 한다. 첫 회 출연한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촛불집회의 핵심은 친북좌익세력”이라는 등 그동안 본인의 글에서 해왔던 주장을 반복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시청자들이 궁금한 조 씨의 기자생활이나 강경한 이미지 뒤의 인간적인 모습 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 진행자 정한용 씨가 가끔 초대손님의 말을 자르고 자신의 주장을 펴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흐름을 깨뜨렸고 , 이회창 총재가 출연했을 때 “고등학교 대선배님”이라며 학연을 강조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불편한 인상을 줬다.

출연자 대부분이 정치인에 머문 것 역시 프로그램을 정형화 시키는 효과를 주고 있다. 지금까지 조갑제, 노회찬, 이회창, 문국현, 이인제 등이 출연했고, 31일 출연자 역시 정치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다.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내공 100단’의 인물이면 누구나 출연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인물들의 섭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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