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등용문 ‘X-팩터’ 1등 공신 ‘사이먼 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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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등용문 ‘X-팩터’ 1등 공신 ‘사이먼 카월’
  • 영국=배선경 통신원
  • 승인 2008.08.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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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X-팩터가 시작됐다. X-팩터는 10대부터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가수의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꿈같은 TV 프로그램이다. 2004년 처음 선보인 이래 쉐인 워드, 리오나 루이스 등 굵직굵직한 스타들을 탄생시키면서 X-팩터는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팝스타에 대한 대중의 열망과 함께 무럭무럭 성장하더니 이제는 영국 최고의 방송 브랜드로 자리잡게 됐다.

영국 전역을 돌며 진행되는 오디션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스스로 가수로서의 잠재력, 일명 X-팩터가 있다고 자신하는 참가자들이 구름 때 같이 몰려든다. 엉터리 음정으로 폭소를 자아내는 참가자들부터 ‘와우~’가 저절로 나올 만큼 실력 있는 참가자들까지 가지각색의 모습들이 TV 화면에 담겨진다. 수천, 수만 명의 참가자들 중에서 선발된 지역 예선 통과자들은 몇 개의 팀으로 나뉘어 X-팩터 심사위원들과 팀을 이루게 된다. 심사위원들이 자신의 팀원들 중에서 결선에 나갈 3~4팀을 최종적으로 고르고 나면 드디어 X-팩터 무대에 오를 파이널 팀이 만들어지게 된다.

2004년부터 매년 영국의 민영방송인 I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X-팩터는 프로그램의 구성과 포맷만 놓고 본다면 일반 탤런트 쇼와 차별성을 가질만한 특별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웨스트 라이프, 일 디보 등을 키워낸 유명 음반 제작자인 동시에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인 사이먼 카월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X-팩터’다.

사실 사이먼 카월은 X-팩터의 전신격인 팝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출현할 때부터 대단한 독설가로 유명했다. “당신은 가수로서의 가능성이 0% 이니 당장 여기서 나가라”, “내가 살면서 들어봤던 소리 중에서 당신이 지금 부른 노래가 최악이다”라는 식의 심사평은 참가자들과 시청자 모두에게 충격을 주기도 한다.

2003년 최악의 영국인 100인 중 33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사이먼 카월의 특별함은 비단 그가 대단한 독설가이거나 유명한 음반 제작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이먼 카월은 X-팩터의 기획자이고 이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X-팩터를 제작, 방영하고 있는 ITV는 사이먼 카월에게 매년 육백만 파운드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한 개인이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을 가진다는 점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주요 방송 프로그램이나 음반에 대한 저작권은 방송사, 신문사 혹은 레코드 레이블이 독점해 왔다. 하지만 사이먼 카월과 같은 프로그램 기획, 제작자들이 늘어나면서 한 개인이 창의적인 프로그램 프로덕션의 정점에 서고 있는 것이다.

▲ 영국=배선경 통신원/ LSE(런던정경대) 문화사회학 석사

영국의 미디어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 개인의 아이디어가 매체를 통해 독창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는 일이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는데, 이런 논의의 중심에 바로 사이먼 카월이라는 인물이 중요한 예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각종 탤런트 쇼를 기획, 제작하면서 동시에 그 프로그램들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는 사이먼 카월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세계 각국으로 퍼져가고 있는 일명 사이먼 카월 표 탤런트 쇼는 ‘매체가 얼마나 개인에게 영향을 주느냐’라는 질문을 ‘개인이 매체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돌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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