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원들, 이병순 사장 실명 비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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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이원군 부사장 등 KBS 임원 9명 일괄 사표

‘낙하산’ 논란 속에 선임된 이병순 KBS 신임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일부 시사·탐사 프로그램의 폐지와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침을 밝힌데 대해 사원들의 실명 비판이 이어지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은 28일 특보를 발행, “이 사장의 취임사는 편성 독립을 일거에 무시하고 구조조정을 협박하는 선전 포고문”이라면서 “이명박 정권과 그 대리인에 맞서 싸워 국민의 방송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또 〈경향신문〉에 따르면 입사 20년차인 KBS 수신료프로젝트팀 김영한 PD는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사원들은 신임 사장에 대해 사원들의 정당한 항의를 무력으로 짓밟고 청와대와 대책회의까지 벌인 이사회가 뽑았기 때문에 관제사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사장은 KBS의 정치적 독립성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이 사장의 취임사에 대해 “〈미디어포커스〉와 〈시사투나잇〉 등의 폐지를 암시한 것은 스스로 정권과 보수신문이 만들어낸 경영 효율화의 덫에 가두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PD의 공개 비판에 대해 “한나라당에 굴복해 대표적인 공공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은 ‘나는 낙하산이다’라고 자인하는 것”이라는 등 사원들의 지지 댓글이 쇄도했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의 이틀째 출근 저지에도 불구하고 청원경찰의 호위 속에 출근했다.

▲ 경향신문 8월 29일자 2면
한편 KBS 이원군 부사장과 이일화 보도본부장, 남성우 편성본부장 등 임원 9명이 28일 일괄 사표를 제출해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이병순 사장은 내달 1일 정기 이사회에서 새로 임명될 부사장에 대한 임명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후임 부사장으로는 기자 출신의 이동식 부산방송총국장, 남성우 편성본부장, 김성묵 전 연수팀장, 조대현 시사정보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사장은 당초 29일 정기 이사회를 통해 부사장 임명동의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48시간 전에 소집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동의 절차가 내달 1일 오후 4시로 연기됐다.

〈중앙〉은 “KBS에서는 부사장 인사에 이어 본부장 인사, 팀장 인사 등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이병순 사장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밤’ 책임 PD 구속…MBC 선임자 노조 “퇴출” 주장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고모 책임PD(CP)가 연예기획사로부터 주식·금품 로비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28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최철환 영장전담 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수사 결과 고 PD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과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김수남 3차장 검사는 “고 CP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과 상습도박을 할 정도로 유착관계에 있었다”며 “주 1회 정도 1인당 평균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 정도의 판돈을 걸고 유흥주점·호텔 등지에서 도박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고 PD에게 26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배임수재 혐의 외에 상습도박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그가 연예기획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잃어주는 ‘접대성 도박’이 아니라 진짜 도박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또 고 PD가 이스턴 테크(현 굿엔터테인먼트)의 주식 4만여 주를 추가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의 상장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 중앙일보 8월 29일자 11면
한편 MBC의 부장급 이상 간부 사원들로 구성된 MBC 선임자 노조는 28일 ‘지상파 경영 위협하는 고질적 연예비리’라는 성명서를 내고, 최근 연예계 비리에 연루된 PD 퇴출과 연예 프로그램의 제작비 공개를 요구했다.

선임자 노조는 “연예 프로그램이 몇몇 잘나가는 스타에 의존하면서 출연료가 급등하고 이것이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져 방송사는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히며 “추악한 돈 거래의 내막이 명확하게 규명되고 수사선상에 이름이 올랐던 인물들과 관리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임자 노조는 비리 근절을 위해 △비리 연루 PD 퇴출 △연예 프로그램의 제작비 공개 △문제가 된 기획사 퇴출 △관리자들의 동반책임 등을 요구했다.

광우병 다룬 ‘MBC스페셜’ 무기 연기…“정권 논리 수용”

MBC가 영국의 인간광우병(vCJD)을 다룬 〈MBC 스페셜〉 ‘잃어버린 나의 아이’(가제)편의 방송을 무기한 연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검찰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MBC쪽의 지나친 수세적 태도가 정권의 강공 드라이브를 정당화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C 시사교양국장과 소속 팀장들은 지난 25일 이례적으로 이 프로그램 시사회를 열어 방송의 무기 연기를 결정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한 PD는 “주제가 광우병이어서 정권으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해 방송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 제작 준비에 들어가 6월에는 영국 현지취재를 끝내고 지난달 18일 방송이 예정됐으나 〈PD수첩〉 광우병 편 논란이 확산되자 이달 말로 한 차례 방송을 연기한 바 있다. ‘잃어버린 나의 아이’는 방송 PD를 꿈꾸는 24살 아들을 지난해 말 인간광우병으로 잃은 영국 어머니가 광우병 관련 진실 찾기에 나서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 연출자인 장형원 PD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문제없지만 새롭게 광우병 이슈를 제기해 검찰을 자극하면 〈PD수첩〉 수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석 달간 공들인 프로그램이 민감한 주제라는 이유로 불방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한겨레 8월 29일자 2면
한편 〈한겨레〉는 “이 프로그램의 중심인물로 장 PD가 영국에서 직접 취재한 광우병 희생자의 어머니 크리스틴 로드는 지난 26일 그의 블로그(www.justice4andy.com)를 통해 장 PD가 보낸 전자우편 내용을 소개하며 방송이 두 차례 연기된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로드는 블로그에서 “한국 언론인들은 광우병 말만 꺼내도 감옥행을 두려워해야 할 만큼 엄혹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한국 정부가 내 블로그를 링크한 게시물들을 삭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상현 연세대 교수는 “MBC는 광우병 관련 방송을 내보내지 않는 것이 정권 탄압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라 생각하겠지만, 이런 수세적 태도는 모든 책임을 〈PD수첩〉에 뒤집어씌우는 정권의 논리를 수용하는 결과를 빚는다”고 지적했다.

SBS프로덕션 보조작가 28일 투신자살

SBS 〈긴급출동 SOS 24〉의 보조작가 김모 씨가 야근 중이던 28일 새벽 2시 30분쯤 서울 양천구 목동 사옥 옥상에서 투신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김씨는 이날 자신이 담당한 프로그램의 자료 정리를 위해 밤늦게까지 남아 있다가 새벽 2시쯤 동료 스크립터를 배웅한 뒤 옥상으로 올라가 20여분 후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22세의 김씨가 업무 중압감에 시달리다 자신의 능력 부족을 자책하며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들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맡은 일을 도와주기 위해 다른 스크립터들이 업무를 분담하자 “남들은 다 혼자 해내는 일인데 내가 너무 무능한 것 같다”는 말을 동료들에게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은 “특히 이날 오후에 녹화가 예정된 출연자의 참석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김씨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의 책상 위에 놓인 수첩의 맨 마지막 장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난 왜 바보 같을까? 머리를 쓰자’라고 적혀 있었다. 유족들은 “외주 제작사에서 SBS프로덕션으로 옮긴 뒤 ‘꿈이 이뤄졌다’고 좋아하던 것이 생생한데…”라며 흐느꼈다. 김씨는 1년간 외주제작사에서 아침 프로그램의 스크립터로 일하다가 지난달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이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IPTV 10월 본방송 앞두고 4개 통신 대기업 사업자 신청

인터넷 TV, IPTV가 오는 10월 본 방송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통신 대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8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하나로텔레콤·LG데이콤·오픈IPTV(다음 주도) 등 4개 사업자가 IPTV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방통위는 내달 초 심사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며, 조건을 충족하면 4개 사업자를 모두 사업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 조선일보 8월 29일자 8면
〈조선일보〉는 ‘인터넷 날개단 TV “문제는 콘텐츠야”’란 제목의 기사에서 IPTV에서도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은 또 IPTV 사업을 MB노믹스의 첫 결실이 될 것으로 봤다. 방통위는 지난 3월 출범 이후 MB노믹스 경제 운용 철학인 ‘규제 완화와 시장 친화’를 바탕으로 디지털 융합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3월 취임 때 “디지털 융합 시장의 향후 5년간 생산유발 효과가 160조원이 넘고, 새로운 일자리도 100만개 이상 생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IP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통신업체들 간의 투자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인터넷을 통해 안정적으로 TV를 보기 위해 기존 인터넷망을 고도화하는 투자경쟁이 불붙고 있다. KT는 올해 IPTV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7000억~8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하나로텔레콤과 LG데이콤도 올해 설비투자에 각각 5000억~6000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방송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 확보다. 〈조선〉은 “현재 IPTV 관련법에 따르면, 공영방송인 KBS1과 EBS만 의무적으로 IPTV측에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MBC·SBS 같은 다른 지상파는 물론이고 현재 케이블TV에서 볼 수 있는 영화·음악 등 각종 프로그램은 IPTV 사업자들이 사용료를 지불하고 사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IPTV 사업자들이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은 “KT는 MBC 등 지상파 방송사와 채널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방송사들이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콘텐츠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심주교 KT 상무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지불할 의사가 있지만, 지금은 가격차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채널뿐만 아니라 국내 인기 케이블 TV 채널도 IPTV에서 상당기간 동안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영화 등 인기 채널을 보유한 CJ미디어와 온미디어는 강력한 경쟁자인 IP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방송-통신 관련법 통합…방송발전기금은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방송과 통신으로 구분된 법체계가 하나로 통합된다. 또 연간 1조원과 3000억원 규모로 각각 운영된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발전기금이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재편된다.

〈한국일보〉는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방송통신 융합 추세에 맞춰 기존 방송법, 전기통신기본법, 정보화촉진기본법 등으로 분산된 방송통신 관련법을 통합한 ‘방송통신발전에 관한 기본법’ 제정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기본법은 법에 없는 신규 방송통신서비스가 등장할 경우 방통위가 적용 법률을 30일 내 결정해 신속한 서비스가 가능토록 했다. 또 방송과 통신으로 이원화된 재난관리를 하나로 묶은 방송통신재난관리 시스템을 구축토록 해 국가 비상사태 때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게끔 했다.

아울러 지식경제부가 운용 중인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발전기금, 일반 회계로 편입된 전파 사용료를 통합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설치한다. 기금은 방송통신 연구개발, 표준 제정 및 보급, 콘텐츠 제작 유통, 시청자 권익 증진 등에 사용된다.

현재 방송발전기금은 3000억원, 정보통신진흥기금은 연간 8000억~1조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통합기금 마련안은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돼 논란이 예상된다.

기본법 제정안은 각 부처 협의 후 입법예고할 예정이며 각계 의견수렴과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11월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법 시행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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