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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리뷰] MBC ‘뉴스 후-기름 값의 비밀 2년 후’

치솟는 기름 값에 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 1년 전, 1배럴에 68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1년 만에 무려 두 배로 뛰었다. 주유소에서는 기름가격이 한때 1리터에 2000원을 넘는 등 초고유가시대가 현실화 됐다.

<뉴스 후>는 지난 2006년 8월, 생활고에 못 이겨 자신의 덤프트럭에 목매죽고,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분신자살을 계속하는 상황에 대해 보도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이후 기름 값은 유례없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고, 노동자들의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

▲ MBC <뉴스 후> '기름 값의 비밀 2년 후' ⓒMBC
서울~부산 덤프트럭 왕복 운임수익은 80만원이다. 이 가운데 유류비가 60만원, 도로이용료, 차량유지비, 식대 등 부대비용을 빼면 사실상 트럭 운전자들의 수입은 적자다. 한 노동자는 “내가 게을러서 그러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새벽밥 먹고 나와서 저녁별 보고 들어가면서 죽을 둥 살 등 모르고 일을 해도 못사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절규한다.

이처럼 기름 값이 폭등하면서 대한민국은 기름 값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월, 화물연대는 차량 운행을 중단하며 파업을 감행했고, 8월에는 어민들이 기름 값을 내려달라며 그물대신 피켓을 들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빚.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한숨과 절규가 뒤덮고 있지만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아니 국회의원들은 요일제까지 어겨가며 기름을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슷한 품질의 기름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며 기름을 쓰고 있다. 1리터당 한국은 1724원인데 반해 미국은 1218원, 중국은 1066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치게 높은 유류세 또한 여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한국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OECD 평균은 52밖에 되지 않는다.

한 덤프트럭 운전자는 “한 달에 150만원 가져가기도 힘든 열악한 노동자가 한 달에 세금을 200만원을 내고 있으니…. 대한민국 판사, 검사 중에 200만원이나 되는 세금 내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한탄하는 상황이다.

▲ MBC <뉴스 후> ⓒMBC
하지만 정유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에너지 9315억 원, GS칼텍스 9913억 원, S-oil 1조 209억 원, 현대 오일뱅크 4976억 원 등이다. 여기에는 과점체제를 구축하며 이익을 추구해온 정유사의 담합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이들 정유사는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원유의 원가조차 공개 하지 않고 있다.

휘발유 값이 오를 때는 급격하게 오르지만 내렸을 때는 가격이 내려가지 않거나 더디게 내려간다. 이는 정유사가 시장 수급상황에 맞춰 기름을 내놓기 때문에 원유가격과 제품가격이 1대 1로 대응되지 않는 것이다. 정유사와 소비자 중간에 있는 주요소만 가격 인하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세금이 덜 붙는 ‘유사 휘발유’ 제조의 유혹에까지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유류세에 대해 인하할 생각이 없다. ‘꿀단지’와 같은 안정적인 세수가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올해 세제개편안을 살펴봐도 유류세에 포함된 교통세와 교육세를 폐지했으나, 교통세가 개별소비세에 교육세가 본세에 통합되는 세율조정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 유류세 부담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은 전혀 없다고 한다.

시청자 최규표씨는 <뉴스 후> 게시판에 “국제유가하락에 느리게 반응하는 주유소 업계에 대하여 국민들의 따가운 반응이 계속되자, 뉴스 후가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아 무엇이 진짜 문제였는지 명쾌하게 밝혀줬다”며 “시원하다”고 이번 방송에 대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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