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통신] 파리시의 "낙서"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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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파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이다. 그런데 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파리에도 몇 년 전부터 낙서가 등장해 파리시가 골치를 앓고 있다. 파리 뒷골목에서부터 시작된 낙서는 이제 파리의 중심 샹젤리제를 비롯 에펠탑과 몽마르트르 언덕에까지 등장하였다. 보다 못한 쟝 티베리 파리시장은 마침내 낙서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그는 지난 2월 낙서만을 지우는 전문청소회사인 코리건(korrigan)을 출범시켰다. 이 코리건회사는 차량 45대, 오토바이 10대에 직원이 100명이나 되며 파리시로부터 연간 우리 돈으로 100억원의 예산을 받아 낙서만을 지우고 있다. 파리에는 청소원이 많기로 유명하다. 개똥만을 치우는 사람이 있고, 도로변 티끌을 흘려보내기 위해 물꼭지만을 트는 사람이 있으며, 먼지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차만을 운전하는 사람 등 종류도 많다. 여기에 새로운 청소원이 등장했는데 푸른 옷에 푸른 오토바이를 타고 낙서가 있는 골목을 누비는 바로 낙서발견원이다. 이들이 낙서현장을 기록해 회사로 갖고가면 다음에는 낙서 지우는 부대(?)가 출동한다. 보통 차량 하나에 두 명이 한 팀이 되어 일을 한다. 낙서 지우는 방법은 건물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세 가지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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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첫째가 물을 쏘아 낙서를 지우는 방법이다. 이것은 주로 돌로 된 건물에 있는 낙서를 지우는데 사용되며, 물에 가는 모래를 섞어 쏘아대면 모래알이 돌에 스며든 글자를 파냄으로써 낙서가 없어진다. 빨간색 낙서는 지우기가 어려워 수압과 모래의 양을 높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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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두 번째는 페인트칠하기이다. 이 방법은 원래의 페인트벽에 낙서를 했을 때 그 위에 칠을 다시 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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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세 번째는 화학약품사용인데 이는 금속재료인 철대문이나 셔터 등의 낙서를 지우는데 사용된다. 파리시는 내년 1월까지 현재 낙서의 90%를 없앤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프랑스중앙정부도 호응해 낙서방지를 위한 강력한 법도 제정했는데 가벼운 낙서에는 25,000프랑(400만원), 건물을 훼손할 정도의 심한 낙서에는 벌금 20만프랑(3200만원)이나 최고 징역2년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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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그렇다면 젊은이들은 낙서를 왜하는가? 최초발생은 소외의식을 느낀 도시의 젊은이들이 자기존재를 알리기 위해 발생했다고 하나 현재는 하나의 유행이 되어 버렸다. 낙서를 자세히 보면 낙서를 한 사람의 사인이 반드시 있다. 낙서꾼들 사이에는 위험한 곳에 낙서할수록 그들 세계에서 고수소리를 듣는다. 까마득한 지붕꼭대기나 위험한 고가철도벽에 낙서가 많은 이유도 바로 고수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화물트럭에 하는 대형낙서가 급격히 늘었는데 그 이유는 밤에 몰래 짧은 시간에 서너명이 팀을 이뤄 해치워야 하므로 위험부담이 크고, 또한 낙서차량이 이동하므로 그들의 존재를 널리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의 전문낙서꾼들은 낙서도 하나의 예술인데 감옥에까지 보내는 것은 심하다고 불평이 많다. 또한 아무렇게나 지저분하게 한 낙서와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춘 제대로 된 낙서를 구분해야지 모두를 한통속으로 단속하는 것은 부당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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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낙서 없는 파리를 만들겠다는 쟝 티베리 시장의 정책에 대해 일부에서는 내년의 시장 재선거를 의식한 제스처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다. 여하튼 파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낙서와의 전쟁이 깨끗한 파리를 만들지, 아니면 예산만 낭비하고 말지 파리지엥들은 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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