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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PD 68명 “본부장 인사 즉각 철회”…KBS노조도 성명 발표

KBS의 '인사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KBS가 부사장과 본부장, 센터장과 총국장 등 인사를 실시한 이후 일선 PD들과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직 KBS 라디오 PD 68명은 라디오본부장에 정종현씨가 내정된 것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라디오 PD들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라디오 본부장을 임명했는지, 우리는 납득할 수 없다”며 “이번 인사는 원천무효이다. 무원칙 무개념 코드 인사를 넘어선, 협잡꾼들의 매관매직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조직 수장으로서 당연히 갖춰야할 ‘내부 신망’이 없는 사람으로 이번 인사명령을 접한 라디오 구성원 대다수의 반응은 허탈감과 배신감, 분노 그 자체였다”고 주장했다.

▲ 정종현 KBS 라디오본부장 ⓒKBS
이어 “평소 선후배동료와의 의사소통에 무관심하고, 라디오 조직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고민이 없었던, 지극히 고립적이고 개인적인 취향의, 독선적인 인사에게 어찌 6개 라디오 채널의 운명을 맡길 수 있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이번 본부장은 관리자로서의 경험과 경륜이 사실상 전무하다”며 “지금 라디오는 새로운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음에도 직업적 전문성, 리더로서의 비전 제시, 조직구성원에 대한 동기 부여 등 그 어디에서도 우리는 기대와 희망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KBS노동조합(위원장 박승규)은 이번 인사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라디오PD들과 다소 '뉘앙스'가 다른 성명서를 5일 발표했다. 특히 KBS노조는 후속 팀장급 인사에 대해 “대폭적 인사 쇄신을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사실상 정연주 전 사장 당시 임명 됐던 수십여명의 팀장들에 대해 전면교체를 요구한 것이다.

KBS노조는 성명에서 이병순 사장이 지난 1일 부사장과 본부장 일사를 단행한데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기 때문인지, 집행기관 인사를 발표하기까지 대다수 구성원들의 예상보다는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이번 인사를 평가했다.

노조는 “이 사장 취임 이후 지난달 조합 사무실을 방문한 이 사장과의 비공식 상견례에서 집행기관 인사와 관련해 신상필벌 원칙이 확실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능력과 자질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인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이 사장은 마음속에 내정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서 노조가 제시한 원칙에 전적인 공감을 표시했다”며 “전임 사장 체제에서 있었던 일부 편중된 나눠 먹기식 인사에 대해 불만이 팽배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서라도 후속 인사가 소폭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대대적인 인적 쇄신 조처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다수 조합원들의 민심이요 바람이다. 인적 쇄신을 미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 다음은 KBS 라디오제작본부 68명의 PD들이 낸 성명 전문이다.

라디오 본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

이번 라디오 본부장 인사는 관제사장 이병순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작게는 라디오본부의 조직 수장이자 크게는 KBS의 핵심 경영진을 임명하는 데, 이렇게까지 원칙도 없고 근거도 없는 인사를 단행할 줄이야!

아무리 방송장악 낙하산 사장이라고는 하지만, 인사에 있어서는 최소한의 상식적인 기준을 지켜야 한다.

첫째, 조직 수장으로서 당연히 갖춰야할 '내부 신망'이다. 그런데 이번 인사명령을 접한 라디오 구성원 대다수의 반응은 허탈감과 배신감, 분노 그 자체였다. 평소 선후배동료와의 의사소통에 무관심하고, 라디오 조직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고민이 없었던, 지극히 고립적이고 개인적인 취향의, 독선적인 인사에게 어찌 6개 라디오 채널의 운명을 맡길 수 있단 말인가.

둘째, 관리자로서의 리더십과 능력이다. 이번에 임명된 라디오본부장은 관리자로서의 경험과 경륜이 사실상 전무하다. 지금 라디오는 새로운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번 라디오 본부장 인사는 이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인사이다. 직업적 전문성, 리더로서의 비전 제시, 조직구성원에 대한 동기 부여 등 그 어디에서도 우리는 기대와 희망을 찾아볼 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라디오 본부장을 임명했는지, 우리는 납득할 수 없다. 이번 인사는 원천무효이다. 무원칙 무개념 코드 인사를 넘어선, 협잡꾼들의 매관매직에 다름 아니다.

우리 KBS 라디오 PD들은, 이번 라디오본부장 인사를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 이번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

2008년 9월4일 라디오 PD 68명

(가나다순: 강요한 국은주 김강훈 김경정 김민정 김세원 김연미 김영길 김영동 김영종 김영준 김영한 김용호 김우석 김원 김정하 김지연 김창회 김형주 김호상 김홍범 김홍철 민노형 민일홍 박성철 박수정 박용훈 박정연 박정유 박종성 서승표 서정협 손승현 송윤선 신원섭 안종호 오수진 유경숙 유지윤 윤병준 윤성현 이경우 이계창 이동우 이연희 이용우 이정윤 이진희 이진희 이충언 이혁휘 임병석 장윤선 장효선 전순아 정일서 정현재 조정현 조혜은 지성찬 최기석 최봉현 최승화 하석필 홍순영 홍승철 홍아람 황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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