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시간 생방송…라디오로 듣고 DMB로 본다
상태바
89시간 생방송…라디오로 듣고 DMB로 본다
교통방송과 함께 떠나는 귀향길
  • 김고은 기자
  • 승인 2008.09.10 0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난히도 짧은 추석 연휴. 주말과 다를 바 없는 휴일에, 얇아진 지갑에, 치솟는 물가에 귀성길을 걱정하는 한숨이 여기저기서 새어나온다. 그래도 막상 연휴가 시작되면 고향을 찾는 사람들로 도로 위 차량들은 옴짝달싹 못하고, 각종 터미널과 역들도 붐빌 터. 고민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막히지 않고 빨리 고향까지 다녀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처럼 귀성·귀경길에 오르는 모든 이들의 고민 때문에 명절에도 쉴 수 없는 이들이 있다. 막히는 길을 뚫어주진 못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취약한 빠르고 생생한 교통정보로 답답한 속을 뚫어주는 tbs(교통방송) 사람들이다. 입사 이후 명절 한번 제대로 지내본 적 없는 이들은 이번 연휴도 고스란히 반납한 채 무려 89시간짜리 교통 특별 생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다가올 추석. 라디오 주파수를 95.1㎒에 맞추고, tbs가 안내하는 귀향길을 떠나보자.

10분 단위로 교통정보를 확인한다

tbs는 연휴를 하루 앞둔 12일 낮 12시부터 연휴 다음날인 16일 오전 5시까지 89시간 연속으로 ‘추석 교통 특별 생방송 tbs와 함께’를 방송한다. 역시 추석 특집 방송을 준비 중인 다른 방송사들과 비교해 tbs만의 강점은 교통정보를 전하는데 충실하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는 유독 짧은 탓에 차량 이동이 몰릴 것이 우려되는 상황. 따라서 tbs는 특별방송 동안 10분 단위로 교통정보를 확인해 서울시에 인접한 주요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의 교통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tbs는 고속도로 진·출입로 4곳을 포함한 11개 국도에 방송통신원을 배치하며, 추석 당일인 14일엔 망우리와 벽제, 광주 등 주요 성묫길에도 방송통신원을 현장 배치한다. 주로 일반 택시 기사들로 구성된 통신원들은 정해진 자리에 위치하면서 tbs측에 교통정보를 전달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상황을 중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12일과 15일 경부·중부·서해안 고속도로 진·출입로엔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도 배치된다. tbs 정보센터와 한국도로공사, 경기도 교통정보센터, 기상청, 고속버스상황실, 철도공사 등에도 리포터가 배치돼 매시간 권역별 기상정보와 열차 및 버스 승차표 발매 정보를 제공하며, 서울시 추석종합상황실에서도 총 5명의 리포터가 24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교통정보를 전할 예정이다. 89시간의 특별 생방송은 tbs FM(95.1㎒)으로 들을 수 있으며, DMB 를 통해 귀로 듣는 동시에 데이터 방송으로 교통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 tbs의 교통정보센터에 서 있는 정연주 아나운서(왼쪽)와 김흥국 ⓒtbs
tbs 사람들이 추석을 보내는 방법

tbs는 이번 특별 생방송에 방송통신원 30여명, 리포터 40여명 등 스태프만 총 150여명을 투입한다. 이들은 멀리 고향에 갈 꿈도 꾸지 못한다. 방송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방송을 지원하는 부서에 있는 이들 대부분이 연휴를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 tbs에 입사하거나 혹은 방송에 참여한 순간부터, 이들에게 명절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김영식 제작부장은 입사 이후 명절에 좀처럼 쉬어 본 적이 없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상휴가’가 있어 연휴 때 일한만큼 쉴 수 있었지만, 요즘은 연휴가 끝나면 다시 평상시로 돌아간다. 김 부장은 “처음 2~3년은 짜증도 났지만, 오래 되다 보니 만성이 생겼는지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차현나 PD도 2004년 입사한 이후 명절 때마다 꼬박꼬박 일했다. 편성팀에 있을 때에도 명절엔 어김없이 회사에 나와야 했다. 그나마 “고향이 서울이어서 좋다”는 차 PD다. 또 다행인 것은 외부에서 밤을 지새울 일이 없다는 것. “내가 입사할 때만 해도 선배들은 만남의 광장 같은 곳에서 먹고 자고 해야 했다. 요즘은 그런 일이 별로 없다.”

역시 2004년에 입사한 양승창 PD에게도 명절이 휴일이었던 적은 없었다. 그런 양 PD에게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바로 지난 설 연휴 끝자락에 일어난 남대문 화재 사건. 당시 설 특집 방송을 하고 있던 양 PD는 청취자들의 제보 문자가 쇄도하는 것을 보고 사태를 파악했다. 집에서 쉬고 있던 tbs 기자는 현장으로 불려나갔고, 양 PD는 현장을 수시로 연결하며 청취자들에게 상황을 전했다.

남대문 전소만큼은 아니라도 연휴 때 사건·사고가 많은 만큼 생방송을 하는 동안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양 PD는 이번에도 “교통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걱정”이라며 “청취자들이 필요로 할 때 어떻게 효율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줄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14일 남산 한옥마을을 찾아 시민들을 만날 tbs 라디오 진행자 홍서범 ⓒtbs
개그맨 김학도와 개그우먼 박희진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탤런트 최재원과 가수 김혜림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자칫 나른해 질 수 있는 시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가수 홍서범이,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은 가수 김흥국과 정연주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잡는다. 특히 연휴를 하루 앞둔 12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진 강남고속터미널과 서울역에 중계차를 배치해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표정을 전할 계획이다.

14일 추석 당일엔 홍서범이 남산 한옥마을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같은 날 오전 6시부터는 tbs와 국악방송이 공동 제작하고 가수 이안이 진행하는 〈흥겨운 우리가락, 즐거운 추석〉이 특집으로 방송된다. 신영희 명창과 소리꾼 김용우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여느 특집방송이 그렇듯 tbs의 추석 특별방송도 대부분 음악과 퀴즈, 청취자가 참여하는 코너 등으로 꾸며진다. 무엇보다 이번 특별방송에서 중요한 것이 교통정보. tbs는 연휴가 짧은 만큼 교통정보와 기상정보를 전하는데 어느 때보다 주력할 방침이다. 추석종합상황실을 시간당 2번 이상 연결하는 등 토크와 음악 사이에 교통정보를 내보내기보다는 교통정보를 중심으로 토크와 음악을 배치하는 식의 구성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