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총리 사임에 재미 본 위성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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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의 정치가들로부터 지상파 방송의 출연에 대한 볼멘소리가 자주 나오고 있다. 주로 보도나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정치가들은 현 정치의 문제점이나 시국에 대해서 토론하거나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출연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문제는 충분한 발언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중간광고를 하는 일본의 지상파 방송은 협찬사의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출연자의 발언을 중단시키고 광고를 내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가끔 시청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광고로 인해 자주 중단되는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많다.

▲ 일본 테레비아사히의<선데이 프로젝트>.

지난 1일,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갑작스럽게 사임 발표를 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연일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관련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퇴임 마무리도 잘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정치의 공백 기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일본의 방송계는 차기 정권에 대한 전망과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가들을 방송에 출연시켜서 일본의 미래에 대해 점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와 정보 제공을 위한 언론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사·보도 분야에서 가장 높은 신뢰도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재경 민간방송사 테레비아사히는 정기 편성의 뉴스 시간 이외에도 다수의 대담·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현 정치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덜어주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9월 7일에는 일본의 유명 언론인인 타하라 소이치로씨가 진행하는 〈선데이 프로젝트〉(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를 통해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전격 사임 발표에 대한 진실 규명과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의향을 보이고 있는 후보자들이 출연해 기탄없는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역시 중간광고로 인한 잦은 맥의 끊김이 현안의 중요성을 무디게 하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때문인지 중간광고로 인한 발언의 끊김 현상이 없으며, 비교적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BS(방송위성)와 CS(통신위성)방송의 대담·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정치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사임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사임 후 거의 모든 방송 출연을 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말 CS방송에 출연해 북한 문제를 둘러싼 약 1시간에 걸친 뉴스·보도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했다. 

BS와 CS 방송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정치가들은 충분한 의견 발언 시간을 가질 수 없는 지상파 방송과는 달리 자신의 정치적 의견과 공약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여유를 가지고 전달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BS와 CS 방송의 시청자 수는 지상파 방송보다 훨씬 적지만 복잡한 정치와 경제, 사회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설명할 수 있다는 지상파 방송과의 차이점이 정치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발언을 충분히 할 수 없는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에는 ‘출연 절대 사절’의 입장을 확고하게 하고 있는 정치가들도 있다.

▲ 도쿄 = 백승혁 통신원 / 일본 조치대학교 신문학 전공 박사과정

최근에는 언변이 좋은 인기 정치가들이 BS와 CS 방송의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는 요사노 카오루씨도 BS방송의 정책 대담 프로그램인 〈당당한 일본〉에 월 1회 정기적으로 출연, 일본의 정계 개편 문제에서부터 사회 격차, 소비세 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 약 1시간 동안 해설·토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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