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단행된 MBC 인사와 관련, 김성수 보도국장 교체가 오히려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호식 시사교양국장 교체에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지만, “김성수 보도국장의 교체를 원했던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한 인사”라는 해석이 MBC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이번 인사가 단행된 직후 MBC 내부에서는 보도국장의 경우 통상 1년 주기로 교체돼왔던 전례에 비춰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또 6개월 만에 교체된 정호식 시사교양국장 인사가 두드러지면서 상대적으로 김성수 국장의 교체는 중심 이슈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김성수 국장의 교체 역시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장이 보도국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MBC 보도국의 한 중견 기자는 “이번 인사의 핵심은 김성수 보도국장의 교체”라며 “김성수 보도국장은 지난해 BBK 보도를 이끌었던 당사자이자 촛불정국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이끌어 왔기 때문에 청와대로서는 교체되길 원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보도국장으로 임명됐다. 그리고 올해 3월 엄기영 사장이 취임하면서 한 차례 연임됐다. 당시 사장이 바뀌었는데도 보도국장이 연임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엄 사장 취임 6개월 만에 교체됐다.
김성수 보도국장 교체와 함께 보도국 정치1팀장에 김경중 기자가 선임된 것에 대해서도 내부에서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경중 팀장은 엄기영 사장과 같은 고향의 각별한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김 팀장은 보도국 내에서 “엄기영 사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보도국 내에서는 엄기영 사장 취임 초기부터 김 팀장이 주요 보직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특히 이번에 김 팀장이 맡게 된 정치1팀은 청와대를 비롯해 외교통상부, 통일부 등을 담당한다. 정부 쪽 취재를 담당하는 핵심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엄기영 사장의 뜻을 가장 잘 안다는 평가를 받는 김 팀장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쪽 취재라인 팀장이 된 것이 앞으로 MBC 보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내부에서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