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정치 관련 방송 프로그램이 시청자들로부터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선진과 창조의 모임 측 간사를 맡고 있는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내달 국정감사에 앞서 MBC와 KBS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사별로 한해 400여 개 정도의 프로그램이 방영되는데, 이 중 국회 등 정치관련 프로그램이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고 18일 밝혔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KBS와 MBC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프로그램은 모두 드라마였으며, 국회나 정치 관련 프로그램은 대다수가 최하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실례로 올해 상반기 화제 속에 종영한 MBC 드라마 <이산>의 경우 32.5%(총348개 프로그램 중 1위)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18대 국회 개원식과 촛불시위까지 촉발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국정조사 청문회 시청률은 각각 0.6%(333위), 0.5%(339위) 수준이었다. 그나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시청률도 <이산>의 4분의 1 수준인 8.3%(93위)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2007년에도 마찬가지였다. MBC 드라마 <주몽>은 전체 395개 프로그램 중 시청률 47.9%로 1위를 차지했으나,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 대선후보 정책토론회 시청률은 0.9%로 364위를 기록, 하위 10% 수준이었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 신년연설과 17대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도 각각 9.8%(60위), 9.1%(73위) 시청률에 그쳤다.
이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국회 인사청문회는 거의 매년 ‘최하위 10위 프로그램’에 드는 불명예를 기록했다”면서 “작년과 올해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18대 국회 출범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컸을 시기인데, 정치 관련 프로그램이 철저히 외면을 당해 상당히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이 절대적 가치는 아니지만, 이 통계가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환멸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여 가슴이 아프다”며 “시청률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국회와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 회보를 위해 어떻게든 노력해야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