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단행된 KBS 인사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입사 15년차 이상인 공채 15, 16, 17기 PD 52명이 18일 성명을 낸 데 이어 22일에는 18, 19기 37명과 26~34기 186명이 집단으로 성명을 냈다. 조만간 20~24기 PD들도 인사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낼 예정이어서 사실상 KBS 현직 PD 모든 기수들이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26기 이하 PD 186명은 이날 성명에서 “땡전뉴스를 되새기며 쓴웃음 짓던 선배들의 착잡함을. 경찰의 군홧발에 치를 떨던 선배들의 분노를. 공영방송 사수를 목 놓아 부르짖던 선배들의 절박함을 우리는 알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처음엔 사장 한명 바뀌는 것인 줄 알았다. 먼 얘기로 치부했다”며 “하지만 채 두 달도 걸리지 않았다. 올림픽의 환호를 업고 사복경찰과 청경을 동원한 그 칼끝이 이렇게 빨리 우리에게 겨눠질지 정말 몰랐다”고 한탄했다.
또한 “야만을 보았다. 늦은 밤 10시의 기습적 발표.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라 보기에는 너무도 치졸한 보복이었다”며 “느닷없이 지방으로 타부서로 가야하는 선배들. 본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업무를 배치 받는 이 희극적 상황은 절차적 정당성을 논하기 이전에 분명 반대와 다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야만”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병순 사장과 이사회에 대해 “소통을 거부하며 취임하고 경찰력에 빌붙어 KBS를 욕보인 당신들이 진정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으며 “무엇을 생각하든 하지 마라”고 충고했다.
또한 이들은 KBS 노조에 대해서는 “코드박살 복지대박의 노조에 묻는다”며 “박살난 코드에 만족하냐. 복지대박으로 살림살이는 좀 나아져 행복하냐. 당신들이 일부라 치부하는 조합원들이 야밤에 쫓겨 가던 그때 노조의 깃발은 도대체 어디에 있었냐”고 물었다. 이어 “낙하산이 아니라며 파업을 접더니 이번에도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며 방관했다”며 “사측의 대변인이 돼 버린 노조. 투쟁의 현장에서 찾기 어려운 노조. 조중동의 충실한 기사공급처로 전락해버린 노조. 우리는 그렇게 노조의 이름을 팔아 얻을 대가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꾸짖었다.
18, 19기 PD 37명 역시 “지난 9월 17일 한밤에 이루어진 인사는 원칙도 양심도 없는 최악의 ‘보복인사, 편 가르기 인사, 길들이기 인사’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며 “제작실무자의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제작현장에서 몰아내는 것이 이병순 사장이 취임사에서 말한 공정방송을 위한 것”이라며 인사철회를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본지의 <시사투나잇> 폐지 확정 보도에 대해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된 개편과 관련된 내용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다”며 “뚜렷한 명분과 원칙 없이 ‘특정 프로그램들에 대한 손보기’가 이루어진다면, 그래서 공영방송이 흔들리는 그런 우려가 현실화 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하는 성명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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