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바깥테나] 성 논의가 가능한 때는 우리가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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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바깥테나] 성 논의가 가능한 때는 우리가 만드는 것
  • 승인 200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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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한국사회는 이중적이다. 특히 "성"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상황에 따라 두 가지 기준을 들이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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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흔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은밀한 상황에서의 성 논리는 자유스럽다.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아서인지 솔직한 논의가 오고간다. 물론 알맹이 없이 그저 야한 얘기로 그치는 경우도 많기는 하다. 반면 자신을 공식적으로 드러내야 할 때는 엄숙주의와 도덕주의가 파고들어 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되지 않고 원론적인 얘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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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평소 우리의 성문화가 음지화 돼 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방송사와 같은 공공매체가 "성" 문제를 다루면 긍정적인 시선보다는 "민감한 문제를 선정적이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아직은 시기상조 아닐까?"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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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sbs가 "그 동안 어둡게만 그려져왔던 우리의 성문화를 밝은 곳으로 끌어내겠다"며 4월말부터 편성한 성인 토크쇼 <아름다운 성>도 "성에 대한 전통적 입장"을 고수하는 방송사 내부의 문제제기로 인해 첫 방송부터 불방되는 혹독한 시련을 겪고 나서야 가까스로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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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그러나 막상 방송이 나가자 "기존 프로에서 볼 수 없는 성 담론이 진솔한 입장에서 이루어져 좋았다", "남녀의 솔직한 속내를 나눠 부부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contsmark13|방송에서 금기시 돼 왔던 부부관계의 횟수를 주제로 다루면서도 일정한 "선"을 지키려는 노력이 돋보였고 출연자의 대화도 겉돌지 않고 현실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는 방송전문가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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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이처럼 방송사의 우려와는 달리 각계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아름다운 성>에 대해 "우리사회가 아직은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성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이 방송사에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contsmark17|이들은 "이제 우리도 성을 방송과 같은 공개석상에서 논의할 자격이 있고 이에 대한 최종 평가는 시청자 몫"이라는 대다수 목소리를 거부한 채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너무나도 빈약한 논리로 성논의의 공식화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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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한 사회가 발전하는 데 그냥 주어지는 것은 별로 없다. 특히 성문제 처럼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조심스럽게만 다뤄왔던 분야에 있어서는 방송이라는 공공매체가 반보씩 앞서는 노력을 보일 때 거대하게만 보였던 "성의 벽"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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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더구나 일부 방송사가 말하는 바로 "그 때"는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고 지금이 오히려 늦은 감은 없는지 진지하게 되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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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국민들의 눈 높이와 동떨어져 있는 방송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것처럼 성을 바라보고 논하는 우리 사회의 눈 높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도 방송사의 중요한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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