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땡전 뉴스’ 부활 조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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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땡전 뉴스’ 부활 조짐 우려
한·러 정상회담 방송 3사 생중계 논란…청와대 KBS 1라디오에선 정례대담 추진
  • 원성윤·백혜영·김고은 기자
  • 승인 2008.10.01 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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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횡횡했던 ‘땡전 뉴스’가 2008년 ‘땡이 뉴스’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지난달 29일 한·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을 생중계로 보도해 전파낭비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10월부터 뉴스전문 채널인 KBS 1라디오를 통해 정례대담을 추진할 방침까지 밝히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 3사는 ‘뉴스특보’ 형식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저녁 7시대에 동시 생중계로 전했다. 과거 방송사들이 정상회담을 생중계로 내보낸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방송3사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같은 시간대에 편성한 경우는 한미 정상회담 등을 제외하곤 극히 드물다는 게 방송계 안팎의 평가다.

지난달 초 〈대통령과의 대화〉 중계를 위해 KBS MBC OBS YTN MBN 등 5개사가  ‘똑같은’ 내용을 내보내 ‘전파낭비’ 논란을 빚었음에도 계속해서 문제점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에 대한 방송계에서는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특히 SBS는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을 ‘뉴스특보’로 내보내면서 〈8뉴스〉의 편성시간대를 뒤로 늦췄다. 여기에 〈8뉴스〉의 머리기사까지 한·러 정상회담으로 장식해 KBS, MBC가 뉴스에서 각각 9번째 리포트로 관련 내용을 전한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가 지난달 29일 한·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을 생중계 해 전파낭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KBS MBC SBS

하지만 방송사들은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방송3사 편성 관계자들은 “담당 부서인 보도국에서 한·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이 있으니, 그 시간대 정규 편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편성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편성에서는 전반적 편성 흐름을 봐서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면 편성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규 방송을 끊고 정상회담을 생중계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전화가 방송사에 걸려 오기도 하는 등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10월 중으로 KBS 1라디오를 통해 정례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 역시 매주 1차례씩 KBS 1라디오를 통해 라디오 주례연설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방송 방식을 둘러싼 청와대와 KBS간의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김범진 청와대 홍보기획관실 국장은 “언론에서 보도된 대로 국민과 대통령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국정운영에 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을 국민과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며 라디오 정례회담의 취지를 설명한 뒤 “방식과 시기가 결정되면 언론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S PD들의 반발은 거세질 전망이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참여정부 당시에도 라디오 정례대담을 하려고 한바탕 난리를 치룬 적이 있다”며 “국영 라디오를 만들거나 연두 기자회견으로 정책을 알리면 될 것을 공영방송에서 정례적으로 주례연설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KBS 1라디오 한 PD는 “노 대통령 당시에는 1라디오 PD들은 제작권과 편집권을 주면 할 수 있겠다고 의견을 밝혔으나 청와대 측에서는 녹음만을 맡아줄 것을 제안해와 협상이 결렬됐다”며 “라디오위원회를 통해 팀장과 제작진이 이 문제를 다뤄야 하는데 팀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이미 말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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