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공동제작으로 유럽과 견줄 작품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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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공동제작으로 유럽과 견줄 작품 만들자”
[인터뷰] 정수웅 한중일 PD포럼 상임조직위원장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8.10.01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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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웅 한중일 PD포럼 상임조직위원장. ⓒPD저널
정수웅 한중일 PD포럼 상임조직위원장은 농담처럼 자신을 ‘외계에서 파견한 스파이’라고 말한다. 동아시아 교류의 사명을 띄고 이 땅에 왔다는 것이다. 그는 “특별히 동아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이 지역의 나라들은 가까우면서도 서로 너무 다른 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8회를 맞은 한중일 PD포럼은 정 위원장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그는 2000년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린 명물 TV PD 초청 심포지엄에서 처음으로 한일 PD포럼을 제안했고, 상임위원장을 맡아 1회부터 지금까지 포럼을 이끌어온 장본인이다. 뿐만 아니라 예순을 넘긴 지금도 정수웅 위원장은 한국, 중국, 일본을 오가며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 교류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정수웅 위원장이 제작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동아시아 격동 100년사>는 그의 ‘사명’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이다. 정 위원장은 “동아시아는 지난 100년간 많은 희생을 겪었지만, 각국은 국가주의에 종속돼 아직도 서로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격동의 세월을 겪지 않기 위해 한중일의 역사를 공유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한중일 PD들이 적극적으로 공동제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자문화권, 유교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동아시아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PD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수웅 위원장은 “동아시아는 인구도 많고 소재도 다양한데 지금까지 나온 다큐멘터리는 서양인의 시선으로 만든 작품이 대부분”이라며 “이제 우리만의 메시지로 다큐를 만들되, 각자 하는 것보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모은다면 유럽, 미국과 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8회 포럼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지만 정수웅 위원장의 머릿속은 다음 대회에 대한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정 위원장은 “한중일 PD포럼 상임사무국과 PD 연수원 등을 만들어 지리적으로 중간에 있는 한국에 유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 대만의 제작자들도 함께 하는 진정한 의미의 동아시아 PD포럼을 만드는 것도 과제”라고 밝혔다.

정수웅 위원장은 1973년 KBS에 입사해 1977년 다큐멘터리 <초분>으로 ‘다큐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골든하프상(유럽방송연맹 주최) 최우수상을 탔고, 1978년부터 4년 연속 한국방송대상을 받는 기록도 세웠다. 정 위원장은 지난 2006년 일본방송프로그램센터와 일본방송인회가 주최하는 ‘방송인의 세계 명작품ㆍ명감독’에 외국인 최초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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