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방송] EBS <다큐프라임> '그린란드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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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방송] EBS <다큐프라임> '그린란드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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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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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다큐프라임> '그린란드의 여름이야기' / 6일 오후 11시 10분

방송사상 최초 그린란드 전역 취재

사람들은 대부분 북극이 텅 비어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린란드의 여름을 들여다보면 북극 또한 아름다운 곳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개썰매가 눈밭을 달리는 세계 최북단의 섬, 그린란드. 10월 6일부터 8일까지 방송되는 EBS <다큐프라임> ‘그린란드의 여름 이야기’는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독특한 북극문화를 창조하며 살아 온 그린란드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 우리에겐 아직 낯선 얼음의 땅 그린란드의 자연과 야생,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그린란드 사람들의 여름 한 철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작진은 방송사상 최초로 이 넓은 미지의 땅, 그린란드 전역을 취재했다.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땅

사철 내내 얼음과 매서운 추위로 나무 한 그루 자랄 수 없는 땅이라 알려져 있는 그린란드로 떠난 제작진은 그린란드에 도착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대섭 PD는 “빙하가 녹으면서 생태계가 파괴돼 자연은 황폐해지고 그곳의 사람들은 삶의 위협마저 느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린란드도 비록 여름 한 철이긴 하지만 나무가 자라고 꿀벌과 모기가 있으며, 사람들은 농장을 운영하기도 하며 지내고 있더군요”라고 말했다. 

그린란드의 면적은 우리나라의 10배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그린란드 남북의 길이가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까지의 길이와 같다. 그러나 그린란드의 85퍼센트 이상은 1년 내내 내륙얼음으로 덮여 있어 인간의 거주가 불가능하다. 현재 5만 6,000명의 그린란드 사람들이 주로 남서부 해안가를 따라 분산돼 살고 있다. 따라서 그린란드는 지구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곳이기도 하다.

이름처럼 푸른 그린란드

푸른 풀과 무성한 초지로 둘러싸여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곳, 그린란드의 역사가 시작된 까시우수크(Qassiarsuk) 목장이다. 그린란드가 유럽에 알려진 것은 10세기 무렵 전설적인 노르웨이 출신 바이킹 에이릭 토르발드손에 의해서였다. 그는 살인죄를 저질러 아이슬란드에서 추방되자 985년 700명의 추종자를 이끌고 이곳으로 이주했다. 그는 이곳을 푸른 땅, 즉 ‘그린란드’라고 이름 붙였다. 일부 학자들은 에릭이 사람들을 현혹하려고 일부러 얼음 땅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무성한 풀이 가득 찬 까시아수크의 아름다운 목장을 본다면 그린란드란 이름이 결코 과장은 아니다.

그린란드의 여름, 모기가 극성스럽게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린란드 모기들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의 2~3주 동안 갑자기 등장해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많아졌다가 기온이 낮아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뒷산에는 사람 키 높이만 한 자작나무와 버드나무, 소나무와 낙엽송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그뿐 아니라 소규모이긴 하지만 양봉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나르사수아끄에서는 현재 다섯 곳에서 약 6만 마리의 꿀벌들이 연간 300킬로그램의 꿀을 생산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극지방엔 추운 겨울만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여름이 되면 그린란드의 식물들은 긴 잠에서 깨어나고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피며 양들도 답답한 우리에서 벗어나 푸른 초지에서 느긋하게 풀을 뜯는다. <그린란드의 여름이야기> 1부는 북극에 존재하는 짧은 여름 동안의 다채로운 생태계를 보여 주는 자연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곳

그린란드 남부 반도 끝에 자리 잡은 까꼬토끄(Qaqortoq)는 3,500명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그린란드 남부에서 가장 큰 마을이며, 그린란드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곳이다. 이 마을에는 그린란드에서 유일하고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바다표범 가죽공장 ‘그레잇 그린란드’가 자리 잡고 있다. 항구 바로 옆에 있는 까꼬토끄의 공동어시장 역시 그린란드에선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다. 그린란드 남부 해역에서 잡히는 대구와 북극 곤들매기, 바다표범, 밍크고래 고기 등이 당일 이 어시장으로 운송돼 손님들을 기다린다. 어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검게 변한 삶은 바다표범 고기. 바다표범 고기는 그린란드 사람들에겐 간식 같은 음식이다. 삶지 않고 날 것 그대로 진열된 바다표범 고기도 인기 메뉴 가운데 하나다.

그린란드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개썰매다. 하지만 여름철 그린란드에서는 개썰매를 볼 수 없다. 그러나 단 한 곳, 께꺼타수아끄(Qeqertarsuaq)에 있는 해발 800미터의 링마크 빙하 위에선 예외다. 푸석푸석한 눈 위에서도 개들은 열심히 썰매를 끌고 달린다. 느려 보이지만 겨울철 얼음이 단단할 때는 하루에 250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는 개썰매. 점차 문명이 발달한다고 해도 그린란드에서 개썰매를 대체할 수 있는 이동수단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야생동물이 함께 하는 그린란드

북극에 서식하는 육상 포유류는 모두 20여 종. 그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사향소는 북극곰과 더불어 그린란드의 육상 포유류를 대표한다. 온몸이 5∼7센티미터의 두꺼운 털로 덮여 있고, 다시 60센티미터나 되는 긴 털이 외투처럼 그 위를 덮어 추위를 막아준다. 심지어 코끝도 털로 덮여 있다. 번식기에는 수컷의 눈물샘에서 강한 사향 냄새가 나는데 때로는 100미터 밖까지 냄새가 퍼져 사향소로 불리게 됐다고. 사향소는 그린란드에서 주요한 사냥감이다. 늦여름이 되면 많은 사냥꾼이 오락 삼아 또는 식용으로 사용하려고 소총을 어깨에 메고 야생으로 뛰어든다. 사향소는 천적이 없는 탓에 숫자가 놀랄만한 속도로 증가해서 최근에는 사냥에 제한이 없어졌다. 사향소의 갈비와 다리 살은 그린란드에선 인기 있는 메뉴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절벽 아파르수잇(Apparsuit). 700미터 높이로 바다 위에 우뚝 서 있는 이 절벽은 그린란드 새들의 천국이다. 그린란드엔 50종의 텃새와 150종의 겨울 철새들이 드나든다. 그린란드 북부 마을 께꺼타끄(Qeqertaq)에 사는 기디언 피터센의 취미이자 생계수단은 바로 새알 줍기. 그는 매일 마을 주변에 있는 새 서식지를 돌면서 새알을 주워 생활한다. 새 서식지를 한 바퀴 돌고 나면 어느새 바구니엔 여러 종류의 새알들로 가득 찬다. 피터센이 사는 집 주변에는 수만 마리의 텃새들이 서식하고 있어 1년 내내 새알은 늘 구할 수 있는 식량거리가 된다. 새알 줍기는 그린란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생존법 가운데 하나다.

비록 에스키모는 사라지고 삶의 방식도 현대화됐지만 그린란드 사람들은 그들이 남긴 전통을 계승하며 살아가고 있다. 얼음과 눈의 나라 그린란드 하지만 여름 한철 다양하고 풍성한 야생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란드의 여름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린란드의 오해 혹은 진실

지구 온난화는 현재 그린란드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과 기회를 주는 게 사실이다. 양 목축이 늘어나고 다양한 채소재배가 가능해졌으며 나무가 자라고 있다.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그린란드에 매장됐던 막대한 양의 석유와 다이아몬드, 구리, 아연, 니켈 등 천연자원에 대한 채굴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또한 그린란드 연안은 아시아, 북아메리카,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새로운 항로로 관심을 끌고 있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의 이유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증가 때문인지, 아니면 정기적인 기후변화의 패턴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린란드에 사는 주민들은 후자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1,000년 전 그린란드에 정착했던 바이킹들은 그린란드에서 곡식을 재배하고 가축을 키웠다. 400년 후 그들은 소빙하기를 맞아 그린란드를 떠났고 다시 1850년부터 100년간 그린란드의 기후는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그 후 35년간 냉각기를 거쳐 최근 더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후변화가 오랫동안 얼음의 땅으로 버려졌던 그린란드를 황금의 땅으로 바꿀지, 아니면 인류의 재앙이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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