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MB 정례연설’ 편성에 내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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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방송하기로 내부 방침 세워…라디오 PD들 ‘반발’

청와대가 13일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정례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가칭) 를 방송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MBC가 이를 편성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각 방송사에 정례연설 녹음 테이프를 전달하고, 방송 여부는 방송사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MBC는 10일 보도국 내부 회의를 거쳐 대통령 정례연설을 방송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MBC는 13일 오전 7시 15분부터 약 10분간 정례연설을 방송할 예정이다.

김경중 MBC 보도국 정치1팀장은 “경제위기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13일 정례연설은 당면 현황에 대한 대통령의 특별담화라는 의미로 이해해 방송하기로 했다”며 “국민들이 경제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에 관한 대통령의 말씀은 청취자들에게 들려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MBC는 일단 13일 방송에 한해서만 방송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이후 방송 여부에 대해 김 팀장은 “정례적으로 방송하겠다는 차원은 아니”라며 “이는 추후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 PD저널
그러나 대통령 정례연설을 방송하는 것에 라디오본부 PD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라디오 PD들은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정례연설과 관련해 PD들의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PD들은 정례연설이 방송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디오본부의 한 PD는 “단 1분이라도 대통령 연설이 정례화되고 매주 나가게 된다면 그것은 방송 사영화나 마찬가지”라며 “이는 정권의 나팔수가 되라고 먼저 얘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라디오PD들은 대통령의 정례방송이 한번이라도 나가게 될 경우 그것이 정례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또 다른 PD 역시 “라디오본부 차원에서는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은 것이 전혀 없다”며 “청와대가 대통령 연설 한다고 하면 방송사는 알아서 방송하라는 얘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는 정례연설 방송과 관련해 방송사 측에 정식으로 요청하지 않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구두로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 라디오PD들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정례연설과 관련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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