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0|최근 일본에서는 소년에 의한 흉악범죄가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어느 성적이 우수한 고등학생이 전혀 알지도 못 |contsmark1|하는 노파를 난도질하여 살해했다. 동기는 "사람이 어느 정도면 죽는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contsmark2| |contsmark3| |contsmark4|17살 소녀 둘이 자기들 욕을 했다고 해서 20대 여성을 감금하고 칼로 귓볼을 잘라내는 등 린치를 한 혐의로 붙잡 |contsmark5|혔다. 여러 명의 중학생들이 급우를 이지메, 총 5천만엔을 강탈하여 풍속영업소를 돌며 탕진. 17살소년이 버스를 |contsmark6|납치하여 승객 한 명을 살해했다. 십대 소녀가 낳은 아이를 역시 십대인 아이 아빠가 기르기 힘들다는 이유로 산 |contsmark7|속에 버려 죽게 했다. 이 외에도 일본의 십대에 의한 범죄는 정말이지 끝이 없을 정도다. |contsmark8| |contsmark9| |contsmark10|그래서, 요즘 일본의 텔레비전와 신문에서는 매일 소년법 개정문제가 초점이다. 20살 미만이라도 범죄자의 이름을 |contsmark11|공표해야 한다거나, 형사처벌 연령을 내려야 한다는 식이다. |contsmark12| |contsmark13| |contsmark14|벌을 무겁게 하는 것보다도 근본적인 해결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학교교육 문제를 들고 나온다. |contsmark15|그러나, 십대 소년범죄에 미치는 저속한 텔레비전 프로의 영향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텔레비전이야 그렇 |contsmark16|다 치고 신문에서도 거의 보이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하긴 일본의 텔레비전은 거의 대부분 신문이 소유하고 있으 |contsmark17|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contsmark18| |contsmark19| |contsmark20|일본에 와서 하루종일 텔레비전을 보면 알것으로 생각하는데, 일본의 텔레비전 프로에는 외국인의 눈에는 도저히 |contsmark21|비정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드라마의 살인장면에서는 칼이나 핏자국이 선명하게 비쳐지 |contsmark22|고,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에서도 사람 목을 잘라내는 장면이 처절한 효과음과 더불어 생생하게 그려진다. |contsmark23| |contsmark24| |contsmark25|어른들도 눈을 가리고 싶어질 만큼 심한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범죄와 텔레비전의 영향과의 관계가 분명하게 입 |contsmark26|증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텔레비전 프로를 매일 시청하고 있는 일본 청소년들의 생명에 대한 감각이 마비될 |contsmark27|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contsmark28| |contsmark29| |contsmark30|심야 프로 또한 대단하다. 어느 방송국 아나운서가 알몸의 풍속업소 여종업원한테 마이크를 들이대고 인터뷰한다. |contsmark31|"한 시간에 얼마?" "뭘 어떻게 해주는데?" 여종업원은 생글생글 웃으며 손님한테 해주는 서비스를 그대로 보여준 |contsmark32|다. 아나운서가 맞받는다. "대단하네요. 이 여자분의 특기는 ××××라고 합니다. 꼭 한 번 받아보세요!" 언젠가는 |contsmark33|신인 풍속업소 여종업원 연수라는 것을 방송하고 있었다. 어느 풍속영업소에서 남성 종업원을 상대로 몸을 밀착시 |contsmark34|킨 채로 음악에 맞춰 옷을 벗어 가는 연습이다. 부끄러워서 도저히 알몸이 되지 못하는 십대소녀가 야단을 맞고 |contsmark35|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사람들은 "감바레! 감바레!(힘내! 힘내!)"하면서 응원한다. 여자 리포터가 그 모습을 보고 감 |contsmark36|동해서 눈물을 찍어낸다. |contsmark37| |contsmark38| |contsmark39|시청자들은, 특히 십대 소년 시청자들이 이런 장면을 본다면 부끄러움보다는 철저한 프로 근성이 더욱 귀한 것이 |contsmark40|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contsmark41| |contsmark42| |contsmark43|일본에서는 여자가 몸을 팔아도 직접성교가 아닌 한 위법이 아니다. 그래서 화제가 되는 풍속영업소의 서비스가 |contsmark44|당당히 텔레비전 화면을 타고 전국에 방영된다. 얼마전 몸을 만지게 해주면 천엔을 준다면서 많은 여중고생들을 |contsmark45|오랜 기간에 걸쳐 희롱해오던 한 노인이 음행법(淫行法) 위반으로 체포되었다. |contsmark46| |contsmark47| |contsmark48|그런데, 피해자인 여학생들은 대부분 범인을 "천엔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부르면서 "천엔 받았으니까 조금 만지게 |contsmark49|해줘도 되는 거 아니예요?"라면서 체포된 데 대해 동정적이다. 천엔 벌 기회가 없어져서 아깝다고 말하는 소녀도 |contsmark50|있었다. |contsmark51| |contsmark52| |contsmark53|아무리 매체환경이 급변하고는 있어도 매일 보는 텔레비전의 영향력을 뛰어넘는 미디어는 아직은 없다. 텔레비전 |contsmark54|제작자들이 양심을 가지고 프로를 제작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너무도 끔찍한 소년범죄가 빈발한다고 한탄 |contsmark55|하면서, 한편에서는 한층 더 잔혹한 장면을 연출한다. |contsmark56| |contsmark57| |contsmark58|청소년들의 문란한 성을 비판하면서 위법 직전의 섹스산업을 당당하게 소개한다. 일본의 텔레비전이 빠져있는 이 |contsmark59|런 모순에 어느 사이 우리 한국의 방송인들이 빠져버릴지도 모른다. 일본문화 개방시대, 우리나라 텔레비전 pd들 |contsmark60|의 심기일전이 필요하다.|contsmark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