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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KBS 스페셜>(연출 조정훈)/ 19일 오후 8시

안마사, 그녀의 이야기

지금 당신 주변에 시각장애인이 있으십니까?


대한민국의 시각장애인은 다 어디에 있을까요.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의 시각장애인들은 안마사라는 다른 이름으로 살아왔습니다. 안마사는 국가가 시각장애인에게 부여한 유일한 유보직종입니다. 취업의지가 있는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은 안마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습니다.

▲ KBS 〈KBS 스페셜〉 ⓒKBS

어쩌면 시각장애인들은 이제 안마업을 계속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2006년 헌법재판소는 안마업에 대한 시각장애인 독점권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의 격렬한 저항에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안을 통해 ‘앞을 보지 못하는 자’에 대한 안마업 독점을 유지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의료법 개정안 역시 다시 한 번 위헌 소송에 휩싸였고 시각장애인들은 안마를 더 이상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가슴 졸이고 있습니다.

2008년 여름,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지난 10월 5일, 피부미용 국가자격증 필기시험이 시행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가장 위협적인 제도로 여기는 이 시험에는 무려 7만 2천명이 응시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이 시험의 시행으로 사실상 안마업이 비시각장애인들에게 합법화되는 포문이 열린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생존권이나 다름없는 안마업을 유지시켜 달라고 시각장애인들은 헌법재판소 앞과 거리로 몰려나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2년 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한 비시각장애인 마사지업, 피부미용업 종사자들도 자신들의 일을 합법화 시켜달라며 거리로 몰려나왔습니다. 국가가 맹인들에게 안마업의 길만 열어두고 방치한 사이, 시각장애인도, 비시각장애인도 모두 품위 없게도 거리에 나앉는 처지가 되고 만 것입니다.

KBS스페셜은 밥을 벌어먹을 정당한 권리를 위해 뛰쳐나와 눈물과 열기로 뜨거웠던 2008년 여름의 거리로 카메라를 향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소수자 보호라는 사회적 합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 KBS 〈KBS 스페셜〉 ⓒKBS
우리 사회의 자화상 그리기

KBS스페셜은 2008년 여름부터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정직하게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 안마시술소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삶과 애환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그려보려 합니다.

시력을 잃은 우리들의 아들, 딸들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지, 성산업과 무관심 사이에서 살아가는 시각장애인 삶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그리고 얽힐 대로 얽힌 대한민국 맹인복지제도가 만들어낸 일그러진 풍경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중증시각장애인의 대부분은 안마사가 됩니다. 안마사의 대부분은 안마시술소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런데, 안마시술소는 어느새 성을 은유하는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밤에 일하고, 그것도 쾌락을 좇아 몰려든 남성을 대하는 삶을 사는 안마사 ‘그녀’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어떤 자화상을 찾을 수 있을까요.

<주요내용>

강진희. 당신의 딸, 당신의 아내, 당신의 누이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그녀의 이야기. 한국의 안마시술소를 터전으로 삶을 꾸려가는 여리고 정직한 한 시각장애인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안마피리 시대의 추억. 사대문 안을 피리를 불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안마는 성산업과 밀착된 묘한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안을 살아가는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각종 오인과 오해, 그리고 점점 고립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되짚어 봅니다.

서울맹학교. 전국의 12개 맹학교와 13개 수련원을 통해 매년 안마사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과연 어떤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을까요.

성산업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어버린 안마, 안마시술소. 그 업소 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정치경제학. 누가 돈을 쓰고 누가 돈을 벌고 그리하여 안마사들은 어떻게 안마시술소라는 제도에 기대게 되었을까요. 시각장애인 안마업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당사자들의 생각은 무엇인가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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