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를 할 때가 바로 나, 타블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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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MBC FM4U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DJ 타블로

“허리케인 블루 시절 개그맨 이윤석, 김진수 씨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재연했을 때 대박이었어요!”(타블로)
“아, 이따 녹음할 때 그 얘기도 해야겠네.”(임진모)


27일 오후 8시. MBC 라디오국 7층 7번 스튜디오에 ‘온에어’ 불이 켜졌다. 스튜디오 안에는 DJ 타블로와 음악 평론가 임진모 씨가 나란히 앉았다. MBC FM4U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연출 최우용, 이하 꿈꾸라)의 주말 코너 ‘더 뮤지션’ 녹음을 위해서다.

‘더 뮤지션’은 임진모 씨와 함께 매주 한 명의 뮤지션을 깊이 있게 파헤치는 코너. 뮤지션 타블로가 음악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꿈꾸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너 가운데 하나다. 이날은 영국 록밴드 ‘퀸’을 소개하는 날. 대본도 거의 보지 않고, 두 사람은 퀸에 대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갔다.

얘기는 음악이 나오는 쉬는 시간에도 계속됐고, 타블로는 퀸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며 녹음 내내 즐거운 모습이었다. 이날 타블로는 ‘더 뮤지션’ 등 두 개 코너의 녹음과 오후 10시 〈꿈꾸라〉 생방송까지 모두 4시간의 방송을 소화했다.

▲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DJ 타블로

“라디오는 제일 편하고, 즐겁고, 외롭지 않은 곳”

지난 4월 7일 첫 방송을 시작했으니 타블로가 〈꿈꾸라〉 DJ를 맡은 지 7개월째 접어들었다. 타블로는 방송인 조정린과 함께 약 2년 간 진행했던 〈타블로 조정린의 친한친구〉 이후 1년 만에 다시 라디오 DJ로 돌아왔다. 그리고 〈꿈꾸라〉를 통해 처음으로 단독 진행을 맡고 있다.

타블로는 “처음엔 혼자 DJ를 하는 것도 그렇고 1년 동안의 공백도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동안 경험한 것도 많고, 인간적으로도 성숙해져서 지금은 오히려 혼자 마이크 앞에 앉아 있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두 명에서 혼자가 되니 라디오를 진행하는 데서 오는 느낌도 달라졌다. 그는 “두 명이 진행할 땐 청취자와 함께 커피숍에서 수다 떠는 기분이었다면, 혼자 하는 경우는 청취자와 단 둘이 만난다는 가까움, 은밀함이 좀 더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혼자가 더 편하고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혼자 진행하다 보니 자신이 한 말에 대해 더 책임감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동시에 들려주는 것 역시 좋아한다”는 타블로에게 라디오 DJ를 하는 동안은 어쩌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인지도 모른다. “DJ를 할 때는 에픽하이를 할 때의 타블로가 아니라 진짜 나, 타블로인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내가 제일 편하고, 즐겁고, 외롭지 않은 곳에서 일하는 것이 좋다”며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라디오라는 매체가 저에게 참 잘 맞아요. 라디오 DJ를 하면서 하루에 두 시간씩 개인적으로 음악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거고, 그것이 직업으로 된다는 것이 고맙고 축복인 거죠. 저는 라디오를 듣고 자란 세대고, 어렸을 때 라디오를 통해 거의 모든 음악을 소개받았어요. 이제 선배들에 이어서 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라디오에 대한 타블로의 애정은 〈꿈꾸라〉 진행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5월 갑작스럽게 교통사고가 났을 때 타블로는 병실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꿈꾸라〉 오프닝을 진행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람들에게 무한한 꿈을 자극시켜주는 DJ 되고 싶어요”

▲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 DJ 타블로

타블로는 〈꿈꾸라〉 코너 구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타블로는 매주 월요일 ‘블로 마음대로’를 통해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구성한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블로 마음대로’ 코너에서 타블로는 청취자들과 함께 즉석에서 작곡을 하기도 하고, 직접 선곡한 곡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믹스 CD를 제작하기도 했다. 또 혼자 게스트와 DJ를 모두 소화하는 일명 ‘타블로 쇼’를 선보이며 재기발랄함을 보여줬다.

프로그램 끝머리에 선보이는 ‘블로노트’ 역시 타블로만이 할 수 있는 코너. 미국 스탠포드대 영문학 석사 출신으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타블로는 ‘블로노트’란 이름으로 자신이 쓴 짧은 글을 청취자들에게 들려준다.

이를테면 “그래도…내 오른손을 잡아줄 왼손이 있어서 다행이야” “제자리와 제 자리는 다르죠” “눈을 뗄 수가 없는 사람이 아닌 마음을 뗄 수 없는 사람을 찾고 싶다” 등 짧지만 울림을 주는 말들이다.

또 그날그날 ‘블로노트’ 내용과 어울릴 만한 곡 역시 직접 선곡해 청취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일기장이 없어서 ‘블로노트’가 제 일기의 역할을 하기도 해요. 밤 12시 〈꿈꾸라〉가 끝날 때 청취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블로노트’를 선보이게 됐죠.”

이처럼 타블로가 〈꿈꾸라〉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제작진의 ‘배려’ 덕분이기도 하다. 타블로는 “내가 편하게 능력을 발휘하고, 좋은 DJ가 될 수 있도록 제작진들이 나 혼자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준다”며 “그래서 항상 〈꿈꾸라〉를 할 때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내는 방송이라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최우용 PD 역시 “타블로가 워낙 자신만의 색깔이 강한 DJ이고, 청취자들도 타블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에 타블로만의 색깔을 많이 띠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외로움을 많이 타서 밤 10시대 라디오 DJ를 하는 것이 굉장히 즐겁다”는 타블로는 마지막으로 “청취자들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처럼 편안한 DJ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것을 감추며 살아가야 하잖아요. 아무에게도 할 수 없는 얘기들을 저에게는 할 수 있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또 꿈이 없는 사람들이나 꿈을 이룬 사람들 혹은 꿈 앞에서 작아진 사람들, 겁먹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꿈을 자극시켜주는 그런 DJ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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