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통령 연설 ‘반론권’을 여당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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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박래부 이사장 사퇴…“언론재단 독립성 보장돼야”

KBS가 3일부터 1라디오(97.3㎒)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격주 월요일 오전에 방송한 뒤, 다음날인 화요일 오전 같은 시간에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 대표들에게 연설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런데 KBS의 이 같은 방침은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방송을 둘러싼 논란 외에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겨레〉는 “애초 야당 쪽이 요구한 ‘반론 방송’ 편성에, 여당이 엉뚱하게 편승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3일 오전 7시43분부터 약 7분간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라는 독립 프로그램에서 이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을 방송한 데 이어 4일 오전 같은 시간에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첫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을 내보낸다”고 2일 밝혔다.

이 경우 17일 이 대통령 연설에 이어 다음날인 18일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또는 선진창조모임 대표가 연설하게 된다. KBS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가지도자로서 얘기하는 것과 정당대표가 얘기하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 한겨레 11월 3일 6면
그러나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부와 여당은 한 몸으로, 같은 주장을 펼칠 텐데 반론권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KBS 한 라디오 PD도 “국민들이 똑같은 얘기를 월요일에 듣고 다음날 또 들으란 말이냐”며 “정상적인 반론권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 대표가 4일 라디오연설을 수락하기로 했다는 KBS 발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KBS가 협의 중인 사안과 전혀 다른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KBS 제안을 결코 수락할 수 없고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협상과정에 참여했던 KBS 관계자는 “정당 대표들이 국민들에게 직접 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KBS가 부여한 것”이라며 “3당 대표도 모두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3당 대표가 수락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수락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 라디오 PD들은 회사 쪽이 대통령 및 원내교섭단체 대표 라디오연설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면서 일선 PD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데 항의해 3일 오전 방송시각에 맞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4층 제1라디오 주조종실 앞에서 팻말시위를 벌였다.

박래부 언론재단 이사장 사퇴…독립성·자율성 보장돼야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사퇴했다.

박 이사장은 김국수 사업이사, 정운현 연구이사, 손정연 기금이사 등 임원진과 함께 이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11월 중에 새 임원진 선임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래부 이사장 등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신재민 문화부 2차관 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왔으며, 이를 거부하자 문화부는 언론재단의 주수입원인 정부광고대행사업을 중단시키겠다며 사퇴를 강권해 왔다.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는 3일 ‘언론재단의 독립성과 자율 보장돼야’란 제하의 사설을 통해 “(박 이사장의)씁쓸한 사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사설에서 이명박 정권의 박 이사장 사퇴 종용에 대해 “자기 사람들에게 자리를 주는 ‘보은’의 목적도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 한국일보 11월 3일 39면
언론재단은 1999년 1월 언론인들의 복지 증진과 건전한 언론창달, 국민문화 향상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야말로 언론의 다양성과 발전을 돕는 순수한 기구다.

한국은 “때문에 정부가 비록 재정적 도움을 준다고 해서 함부로 간섭하고 통제해서는 안 된다”며 “인사 역시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언론재단이야말로 언론을 간접 통제하기 위한 정부 기구로 전락하고 만다”고 꼬집었다.

한국은 이어 “몇 달 전 박래부 이사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언론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정부의 언론지원기관 통폐합에 따라 언론재단의 위상이 앞으로 어떻게 바뀌든 잊어서는 안될 소중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송혜교 연기력 논란·낮은 시청률…‘그사세’ 살아날까

KBS 월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하 그사세)이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톱스타 송혜교와 현빈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낮은 시청률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지금까지 단 2회가 방영됐을 뿐이지만, MBC 〈에덴의 동쪽〉과 SBS 〈타짜〉의 틈바구니에서 경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27일 첫회는 시청률 7.2%(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집계)로 출발해 2회에서 더 떨어진 5.8%를 기록했다. 전작인 〈연애결혼〉의 평균 시청률 5.2%를 간신히 웃도는 수치다.

〈경향신문〉은 “원래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 마니아 성향이 강해 과거에도 시청률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톱스타를 내세운데다가 방송가 뒷이야기라는 일반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를 택하며 노희경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던 터였다”며 저조한 시청률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 경향신문 11월 3일 23면

게다가 시청자들 사이에선 송혜교의 연기력 논란까지 불거졌다. 빠른 대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송혜교의 매끄럽지 못한 연기력과 어눌한 발음 등이 지적됐다. 해당 홈페이지엔 작품에 대한 호평도 많지만 “마치 ‘순풍 산부인과’ 때의 그 짜증 섞인 목소리의 (미달이) 이모처럼 느껴졌다”(임현숙) 등의 반응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송혜교씨의 빠른 말투 등은 PD라는 직업을 가진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은 그러나 “제작진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사세〉가 〈온에어〉와 차별화를 시키는 과정에서 다소 불안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밝혔다. 〈온에어〉가 일반인들이 궁금해 할 연예계의 판타지에 초점을 맞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그사세〉는 방송가의 생활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진 드라마 평론가는 “이 같은 리얼리티가 오히려 감점요인으로 작용해 극의 전개가 다소 늘어지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준다”며 “1·2부에 강한 인상을 줘 끝까지 밀고 가는 다른 드라마와 달리 이 작품은 초반의 힘이 약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EBS, ‘다큐멘터리 왕국’으로 우뚝

EBS가 다큐멘터리 왕국으로 우뚝 섰다. 〈세계테마기행〉부터 〈다큐프라임〉까지. 〈한겨레〉가 EBS의 ‘다큐멘터리 대공세’를 분석했다.

EBS의 ‘다큐멘터리 대공세’는 지난해 여름 현업 PD 17명의 합숙 토론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발제, 자료 수집 등을 각기 분업화해 짜낸 다양한 다큐 아이템들은 잇따라 제작에 들어갔고, 바로 2008년 봄 편성 프로그램에 반영됐다. 김유열 EBS 편성기획팀장은 “우리 처지에서 무얼 가장 잘할 수 있을까부터 고민했다”고 설명한다.

〈세계테마기행〉, 〈다큐프라임〉, 〈극한직업〉, 〈리얼실험 프로젝트X〉 등이 그 결과물이다. 이 다큐멘터리들은 밤 9시를 전후한 3시간 정도의 평일 황금시간대에 공격적으로 편성됐다.

한겨레는 “먼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세계테마기행〉”이라며 “타 방송사가 메인뉴스를 보도하는 밤 9시대에 2%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식채널e〉는 한 시청자가 계속 보는 채널 충성도가 90%를 바라본다.

▲ 한겨레 11월 3일 18면
김유열 팀장은 앞으로 나올 주목작으로 공룡 다큐물 〈한반도의 공룡〉(11월 말)을 꼽았다. 영국 BBC나 일본 NHK 등 규모가 월등히 규모가 큰 공영방송도 해내지 못한 원시 자연의 모습과 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접목시켰다는 것. 김 팀장은 “100% 순수 국내 기술로 한반도에 살았던 대표적 공룡인 ‘타르보사우루스’, 한국 학명을 가진 ‘부경고사우루스’, ‘해남이크누스’ 등을 재현해 최초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빙하기 자연유산을 다룬 교육 다큐 〈피오르와 리아스〉(12월), 역사문명 다큐물인 〈한반도 문명사〉(내년 초) 등도 이어지면서 EBS의 다큐멘터리 ‘올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정보통신기금 차라리 없애겠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골이 깊어지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진흥기금 운용 주체 갈등이 계속되면 이를 폐지한 뒤 일반회계로 편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전자신문〉에 따르면 재정부는 △정보통신진흥기금 재원이 고갈되는 상황 △방통위의 재원 소요 △주파수 할당대가와 같은 미래 재원조성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폐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신문은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지원방식에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재정부가 ‘기금의 일반회계 편입’이라는 강수를 띄운 배경”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방통위와 지경부 간 이견을 좁혀 타협점을 찾겠다는 의지”로 해석했다.

재정부는 일반회계로도 ICT 분야 연구개발을 지원하면서 기금을 따로 유지해야 할 이유를 지경부에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방통위도 △통합기금(방송발전기금+정보통신진흥기금)의 구체적인 중장기 재원 소요 △방송통신서비스 분야 연구개발 필요성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기금운용 사례 등을 재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지경부는 이에 “기금 운용주체 변경을 수용할 수 없되 아날로그TV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같은 방통위 측 수요를 법률상 용도를 변경해서라도 지원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기금 조성·운용 기관 이원화로 빚어지는 불합리를 해결해야만 통신사업자로부터 조성되는 재원과 방송발전기금을 통합해 방송통신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신문은 “방통위는 이를 위해 2010년부터 2년 동안 정보통신진흥기금 재원인 통신사업자의 연구개발출연금과 주파수 할당대가를 ‘방송통신발전기금’ 재원으로 이관할 예정”이라며 “대신 내년 말 8497억원에 이를 전망인 정보통신진흥기금 여유자금은 현행대로 정보통신진흥기금에 존속시켜 운용체계 개편작업을 점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전자신문 11월 3일 1면
문화부, 공신력·윤리성 잃은 ABC협회 수술 착수

문화체육관광부가 신문·잡지 등 정기간행물에 대한 발행부수공사(ABC) 제도의 공신력과 윤리성을 높이기 위해 ABC제도와 한국ABC협회에 대한 수술 작업에 들어갔다.

문화부는 지난 2일 “국고 등 200억원이 투입된 ABC협회가 유가부수 조작과 공적자금 유용 같은 비리(경향신문 7월9일자 1·3면 보도)로 공신력을 상실했고, 신문사들의 참여 저조로 ABC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화부는 “제도를 혁신해 현행 ABC협회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말부터 새롭게 출범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문화부는 현재 비상임인 ABC협회장을 상임으로 바꿔 책임성을 강화하고, 조직 운영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부의 관리 감독 기능을 강화기로 했다. 또 ABC협회의 실사 결과를 최종 인증하는 협회 인증위원회에 외부 인사를 참여시켜 인증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화부 측은 또 디지털과 온·오프라인 통합 환경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질적 매체력을 평가하는 측정법을 마련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과학적인 매체력 평가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신문법 개정을 전제로 신문·잡지사들의 자발적 실사 참여를 높이기 위해 국고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한국언론재단이 ‘ABC제도 운영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김기원 한국광고주협회 상무는 “현행 ABC제도는 실사 1년 후에 결과가 나와 광고 집행에 반영할 수 없다”며 “열독률 등의 개념을 적용한 즉시성 있는 조사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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