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칼럼]정상회담과 방송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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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칼럼]정상회담과 방송의 역할
  • 승인 2000.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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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통일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졌다. 그간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던 남북교류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고, 경제협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방송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남북방송교류에 대한 논의와 계획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언론사 대표들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남북간 언론교류가 한층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남과 북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화해와 협력의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냉전적 대결 의식을 버리고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자리잡고 있으며, 무력이 아니라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통일을 향한 방송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다.독일통일 과정에서 보여준 방송의 주도적 역할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 방송계에서도 무수히 논의되었고, 민족동질감을 회복하고 문화적·정서적 통합을 추구하며 통일에 대한 건강한 비전을 제시하자는 결의도 숱하게 나온 바 있다. 지금까지의 남북관계 개선논의와 교류의 성과 위에 또 하나의 전기를 마련한 이번 정상회담은 어찌보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그렇다면 이제 시작에 불과한 남북문제 해결의 문턱에서 우리 방송이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보다도 민족의 화해와 단결이라는 일관된 태도를 견지하는 일이다.지난 정상회담 기간 동안 우리 방송은 당초 예정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정상회담 방송에 할애했고, 회담을 전후로 조선(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집중방송했다. 이는 정상회담이 갖는 중요성과 그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조선(북한) 관련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는 점에서 나무랄 일이 아니다.그러나 방송매체가 보여준 이런 관심이 유행이나 열병처럼 한 차례 쓸고 지나가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정상회담 전후로 방송매체가 보여준 조선(북한) 관련 정보 전달노력이나 민족의 화해와 협력에 대한 국민적 여망이 지속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앞으로 교류확대 과정에서 일어나게 될 크고작은 갈등이나 성과를 과장하지도 말되, 화해와 단결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는 안목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한건주의와 남북교류에서의 남한내 추진주체간 경쟁심,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른 카멜레온식 태도를 버리고 거시적 안목에서 일관된 철학을 가져야 한다.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는 이미 1989년 1월 "우리의 작품을 북한동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남북간 방송프로그램 교환을 주장한 바 있다. 또 1995년 8월엔 언론노련, 기자협회와 함께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준칙"을 제정해 "상대방의 국명과 호칭을 있는 그대로 사용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결정했다. 도 그후 이 원칙에 따라 "북한"을 "조선"으로 표기하되, 독자의 편의를 위해 "(북한)"을 뒤에 붙여쓰고 있다. 또 PD연합회와 언론노련, 기자협회 3단체는 "통일언론상"을 매년 시상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1996년의 "통일과 방송" 심포지엄 개최, 1997년 "통일·북한핸드북" 발간, 1998년의 "남북한 방송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심포지엄 개최, 1999년 조선(북한)영화 <달매와 범다리> 시사·토론회 개최 등 크고작은 통일 관련 활동을 끊임없이 펴오고 있다. 우리 방송도 최근 몇 년간 남북교류에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성과를 이룬 바 있다.멀리는 7·4 남북공동성명으로부터 1992년의 남북합의서와 가깝게는 이번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남과 북 동포가 공통으로 지지하는 민족의 화해와 단결, 평화공존 정신을 바탕으로 방송이 통일을 향해 일관된 자세를 지킬 때, 통일은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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