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 보도본부 보도총괄팀장이 최근 보도본부 기자들을 향해 인사 보복성 발언들을 쏟아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미디어 포커스〉 제작진은 지난 7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띄우고, 고대영 팀장이 이날 아침 팀장회의에서 한 발언을 공개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고 팀장은 개편에 반발하는 제작진에 대해 “다음 주 발령받게 될 부서에 2년 동안 유배 생활을 시키겠다”는 등 인사 보복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KBS 기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고대영 팀장은 지난 12일 새벽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징계성 인사 시사 발언과 〈미디어포커스〉 폐지 등과 관련해 논의를 하던 중 이를 항의하는 김 모 기자의 멱살을 잡고 머리채를 흔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를 항의하던 박 모 기자의 머리도 잡고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고 팀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9시경 보도본부 사회팀 사무실을 찾아가 “선배 대접 똑바로 해라. 기자도 아닌 것이 기자인척 하냐”며 사건팀 데스크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지켜본 한 사회팀 기자는 “술에 취한 상태인 것 같았는데 듣기 거북한 수준을 넘어 육두문자까지 거침없이 내뱉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기보다는 부끄럽고 슬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처럼 고대영 팀장의 발언 수위가 심해지자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는 지난 14일 ‘11월 임시 보도위원회’를 열고 인사보복성 발언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민필규 기자협회장은 “인사가 징계의 수단이 된다면 보도본부에서 비판적 발언이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된다. 인사 자체도 부당한 면이 있었다. 폐지도 부당하지 않았냐”고 물었다.이에 고대영 팀장은 “그 발언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협회는 고 팀장의 인사 보복성 발언 유감 표명을 비롯해 △보도본부의 제작자율성 보장 △내년 봄 개편 때 〈미디어 비평〉의 존속 등을 뼈대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종률 보도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KBS가 지향하는 정체성과 공영성에 어긋남이 없다면 제작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며 “팀장이 아이템 방향을 정하지 않고, 데스크를 통하는 등 방법적인 면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김 본부장은 〈미디어포커스〉가 폐지된 대신 신설된 〈미디어비평〉에 대해 “지상파 중에서 유일하게 미디어 감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은 회사에도 보탬이 된다”며 “잘 되면 오히려 봄 개편 때는 더욱 발전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