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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흔들며 ‘1공영 다민영’ 체제 밀어붙이기

[2009 언론 정책 전망] 방송가, 격랑 불가피 김세옥 기자l승인2009.01.06 10: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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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 2년째를 맞는 2009년 새해, 방송을 중심으로 한 언론은 그 어느 해보다 극심한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있다. 재벌과 신문에게 방송 소유를 허용하려는 한나라당의 법 개정 움직임에 반발하며 세밑을 총파업으로 장식한 방송·언론인들의 저항은 새해가 밝은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미디어 산업 발전’ 주장을 앞세우며 언론 환경 변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편집자주>

결국 ‘1공영 다(多)민영’ 밀어붙이기

새해 언론환경 변화 중 가장 분명한 것은 공영 중심의 방송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정권의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구랍 3일과 24일 방송법을 포함한 7개 언론법 개정안과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한나라당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방송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은 신문·방송 겸영 허용, 재벌과 신문의 지상파 방송(20%)과 종합편성(30%)·보도전문(49%) 채널의 지분 또는 주식 소유 등을 허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또 외국자본에 대해서도 전체 지분의 20%까지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에 출자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자본의 유입을 통해 침체에 빠진 방송·언론 시장의 활력을 되찾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탄생을 도모하면서 이를 통해 산업 성장을 꾀해 일자리를 창출,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구랍 26일 여당의 언론관계법 개정안을 그대로 수용한 새해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방송·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최우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를 미디어산업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매체 간 겸영을 허용하고 소유규제를 완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한나라당 미디어산업발전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구랍 3일 방송법 등 7개의 언론관계법 개정안 발표에 앞서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부 여당에서 마련한 언론관계법이 그대로 입법된다 해도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의 탄생 여부는 불확실하다. 일부 보수진영과 조·중·동을 제외한 언론 관계자들은 오히려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대기업이 종합편성 채널 진출을 검토하다가 초기에 수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경기불황인 지금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계획을 모두 접었다”며 회의적인 전망을 전했다.

그렇다면 여권이 재벌과 함께 지상파와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에 대한 진입을 허용해주려 하는 신문의 상황은 어떨까. 당장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적극적으로 방송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방송사업과 관련해 “이제 실험을 끝내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라고 밝혔으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도 “올해가 새로운 종류의 미디어에 진출하기 위한 기회이자 위기”라며 방송 진출 의지를 강조했다.

현재 중앙은 자회사인 중앙방송을 통해 Q채널과 히스토리채널, J골프, 카툰네트워크 채널 등 4개의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외국계 미디어 사업자인 터너브로드캐스팅과 파트너십도 맺었다. 중앙과 비교할 때 한 걸음 뒤처지긴 했지만 조선도 방송진출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선은 지난 2007년 4월 <디지털조선일보>를 통해 케이블에 비즈니스엔 채널을 만들었다. <동아일보>는 법과 제도의 변화에 발 맞춰 가능한 모든 방향에서의 방송진출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채수현 전국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조·중·동이 방송에 진출할 경우 종합편성 채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면서 “사실상 지상파와 같은 종합편성의 경우 전국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별도의 송신소나 송출 인력은 필요 없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 또 종편을 선택할 경우 지상파와 똑같이 9시 뉴스를 내보낼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MBC ‘민영화’ 격랑 불가피

여권은 공영방송법 제정도 서두르고 있다. 기존 방송법의 KBS 관련 조항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대체하는 공영방송법은 지난 2006년 박형준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국가기간방송법의 맥을 잇는 방향으로 제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가기간방송법은 공영방송의 범주 안에 KBS와 EBS만을 넣고 있어 사실상 MBC 민영화를 위한 법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한나라당 미디어산업발전특별위원회(이하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병국 의원도 지난 2007년 12월 26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다(多)공영 1민영’의 현재의 방송 구도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얘기하면서 “MBC가 이제는 자기 입장 정리를 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KBS가 국가기간방송으로서의 위상 정립이 돼야 하고, 그에 따라 MBC는 공영방송을 지속할 의향이 있으면 그 체계로 들어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영화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병국 의원은 현재 공영방송법과 MBC 민영화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특위 소속으로 공영방송법 제정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안형환 의원은 지난 2일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MBC 민영화 문제는 공영방송법이 통과되면 그때 결정될 문제로, MBC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은 부인하고 있지만 대선이 끝나자마자 MBC 민영화를 거론한 것 역시 한나라당이고, 그들이 오보라고 주장하는 MBC 보도가 아닌 조·중·동의 보도를 봐도 민영화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사실상 지상파와 같은 종합편성을 조·중·동에게 허용하고 MBC까지 민영화시켜 공영 중심의 방송구조를 뒤흔들고자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채수현 실장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해 9월 국회 업무보고 당시 ‘민영방송이 다루기 쉽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미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면서 여권의 방송구조 개편의 의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박성제 MBC노조위원장 역시 “범여권 관계자들로부터 정부 여당의 방송법 개정(1월), 공영방송법 제정(2월), 방송문화진흥회법폐지(3~4월)로 이어지는 MBC사영화 계획을 확인했다. 지체없이 MBC를 장악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고경쟁 격화…전국·지역 지상파 모두 ‘위기’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가 주도하고 있는 언론계 총파업엔 지역MBC와 CBS 등 지역·종교방송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이하 코바코) 독점 체제에 대해 지난해 가을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정부와 여당이 올해 말까지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코바코 등이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민영 미디어렙 전면 도입 시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의 광고는 현재보다 각각 20~30%, 80~90%씩 줄어들 전망이다. 지역방송 등은 인원을 감축하고 회사 차원의 담당 팀을 꾸려 대응방안을 찾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정부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사하고 말 것이란 위기감이 크다.

김석창 한국지역방송협회 사무총장(진주MBC PD)은 “수년째 방송광고 시장이 2조 4000억 원대에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 여당이 종합편성 채널을 도입하려 하고 있는데, 여기에 민영 미디어렙까지 도입하게 되면 결국 지역방송은 살아남기 위해 면허권을 모두 반납하고 수도권에서 종합편성 채널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재벌과 신문의 방송 진출 허용은 광고시장의 경쟁을 지나칠 정도로 과열시킬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과 1년 사이 방송사 광고 매출이 2100억 원 이상 감소하는 등 지상파 방송들도 본격적인 위기를 체감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경쟁이 강화되면 방송 프로그램은 불가피하게 광고 유치를 위한 상업화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IPTV, 경제회생 견인차 역할

지난해 12월 지상파 방송의 실시간 재전송 문제가 해결되면서 올해 본격 IPTV 시대가 열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9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IPTV 도입으로 향후 5년간 생산유발 효과 4조 5000억 원, 3만 6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IPTV 채널수는 기존 케이블 TV 채널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오는 3월까지 채널 60개 확보라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의 약속이 이행될지 여부 역시 미지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IPTV로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교육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여전히 채널 확보에 문제가 있고, 이제 막 상용화를 시작한 것에 비춰볼 때 지나친 낙관론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KT와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 3사는 채널 확보와 함께 가입자 유치를 위해 초고속인터넷 시장과의 결합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컨버전스 전장에서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의 자원을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출혈경쟁의 우려 역시 배제하기 힘들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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