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명예회복, 권력으로부터 독립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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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칼럼]

|contsmark0|올해 들어 우리 사회에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언론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자 권력집단의 언론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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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지난 달 초에는 서울지검 검사들이 잘못된 기사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한겨레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기사의 일부 허위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3000만원의 배상판결이 내려졌다. 이달 초에는 지난해 mbc가 보도한 대전 법조비리와 관련해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22명이 mb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은 방송사측에 검사 한 명당 1000만원씩 모두 2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contsmark4|12일에는 또 군법무관 5명이 경향신문과 문화일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들 신문이 사실확인 절차 없이 병역비리사범 재판을 담당했던 군법무관의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했다"며 2500만원을 배상하고 정정보도하라는 판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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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이들 검사나 군법무관은 소송에 앞서 한결같이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실추된 자신들의 명예를 법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 소송을 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언론현업인은 물론 사회 각계에서 보는 이들 소송의 결과는 "무자비한 언론에 대한 의로운 항거"보다는 오히려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권력집단이 공권력을 이용해 언론을 길들이는 것이자 명백한 언론침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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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이들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의 목적은 무엇인가? 바로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자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온 검사와 군 등 고위공직자 내지 공권력 집단 내에서 제기되어온 "의혹"을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보도한 것이다.
|contsmark11|국가의 각종 "사정"을 담당하는 이들은 부정과 부패로부터 누구보다 깨끗해야 하고 또한 투명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이들 집단 내에서 꼬리를 물고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파헤치는데 있어서 언론이 아니면 그 누가 할 수 있다는 말인가.
|contsmark12|언론의 존재이유는 사회와 권력, 기득권층에 대한 비판기능이다. 이들 권력집단 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는 우리 사회를 더욱 투명하게 만드는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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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검사들은 이번 소송 결과를 두고 정확한 사실인지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보도를 일삼은 언론이 각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만약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사실"만을 말해야 한다면 고위공직자 등 기득권층 내부의 일은 그들의 지위만큼이나 높은 벽 때문에 언론조차 쉽게 접근하기 힘들어 이들에 대한 언론의 비판 기능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정확한 사실만을 보도하라는 것은 집단 내부에서 양심선언이 없을 바에야 국민들은 이들 집단의 각종 의혹과 부정부패를 알기는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기에 언론의 끊임없는 비판과 감시는 정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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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물론 언론의 보도는 어떠한 경우에도 신중해야 한다. 언론의 보도로 인해 생기는 개인 또는 집단의 피해는 언론 보도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매우 심각한 것이며 과거 이러한 피해를 입은 경우도 종종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검사와 같은 고위 공직자들은 다르다. 이들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공권력"으로 누구보다 깨끗하고 투명함을 무기로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당사자들이고 이 때문에 언제나 국민들과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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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사실 검사들의 명예가 떨어지긴 떨어졌다. 그러나 언론의 왜곡 과장 보도가 이들의 명예를 떨어뜨리기보다는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다.
|contsmark22|이 땅의 검사들이 언제 어느 때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민이 준 공권력을 국민을 위해 올바르게 행사한 적이 있는가. 항상 우리 사회의 안녕과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도 과거 검사들의 행적을 보면 사실 정권의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분노로 들끓게 만들었던 "옷로비사건"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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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검찰의 명예는 언론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자신들의 명예가 떨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것은 과거 자신들의 공정하지 못했던 행적들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검사들이 뼈를 깎는 반성을 통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민만을 바라보고 공직을 수행할 때 그들이 말하는 명예는 그들에게 되돌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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