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바깥테나]방송 선정·폭력성, 그리고 시청률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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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얼마전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방송의 선정·폭력성이 지나치다고 "발언"하자 방송3사는 물의를 일으킨 몇몇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자체 심의 기준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연예인들의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도 규제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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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박 장관의 발언이 있은 뒤 신문은 온통 "저질 방송"을 규탄하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시민단체와 학계 등도 방송사와 제작 당사자인 pd들의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 일색이다. 이처럼 최근 방송계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현 정부 실세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에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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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요즘 들어 일부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성 출연자의 의도적인 과다 노출과 성 표현이 지나치는 경우가 있음을 인정한다. 더구나 드라마 등에서 폭력 장면도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수위가 높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방송 현업인을 포함한 많은 방송관련 인사들은 우리 방송의 선정성과 폭력성 등 고질적인 병폐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 겸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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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일선 pd들이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각종 충고는 물론 입에 쓴 약이다. 그러나 방송 프로그램의 선정·폭력성 문제의 책임이 전적으로 pd들에게 있다며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우리 방송의 열악한 제작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는 일종의 "마녀 사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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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우리 방송에서 시청률은 절대적이다. 핑계가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방송사 사장들은 해마다 연초가 되면 방송의 공영성 확보가 올해의 최고 화두라고 말한다. 경영진을 포함한 간부급들은 겉으로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고 좋은 작품을 만들라고 하지만 결국 pd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시청률"뿐이다. 심하게 말하면 pd는 "시청률의 노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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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이 방송된 다음날 아침 담당 pd의 책상에는 흔히 "성적표"라 불리는 시청률표가 전달된다. 아무리 작품성이 있어도 시청률이 낮으면 능력 없는 pd가 되고 해당 프로는 막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방송의 현실이다.
|contsmark16|사실 자사 프로의 시청률을 높이는 것이 방송사의 최고 목표가 된지 오래다. 더구나 지난 4월부터는 시청률을 광고료와 연계하는 탄력요금제가 도입돼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은 전쟁에까지 비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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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9|박 장관 발언 뒤에 보인 방송사 사장들의 "자성의 목소리"는 뒷북에 불과하며 자신들의 책임을 힘없는 pd에게 전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언제 프로그램의 사회적 기여도를 평가 기준으로 삼은 적이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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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2|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보지 않으면 막을 내려야 하는 시청률 경쟁에 내몰린 상태에서 pd들의 운신은 그리 자유롭지 않다. "방송의 선정성 문제는 규제만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시청률 경쟁을 부추기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pd들의 목소리는 그래서 타당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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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pd들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밖에 없는 우리 방송의 구조적인 문제를 함께 거론해야 한다. pd에 대한 비난만으로는 방송의 선정·폭력성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우리 방송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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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8|그러나 선정·폭력성 문제 해결의 열쇠가 제작 일선 pd들에게 우선적으로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렇다면 pd들이 시청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contsmark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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